OO꽃을 든 남자

신박한 착각

by Pearl K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기 시작한 지 300일째 되던 날이었다.


꽃 선물을 해달라는 내 말에 결혼식을 4일 앞둔 예비 신랑은 내 눈앞에 화려한 꽃다발을 내밀었다.


"우와~~ 너무 이쁘다."

"역 앞에서 샀어."


"고마워. 나 배고파. 일단 밥 먹으러 가자"

"그래."


같이 저녁을 먹고 나서 그제야 받았던 꽃을 자세히 살펴보니 어라? 뭔가 좀 이상하다. 일반 꽃과는 다른 생경한 느낌에 의아했다.


"근데 이거.. 조화 아니야?"

"응? 조화라고?"


"어, 조화 같은데.. 이거 봐봐 느낌이 달라"

"꽃집 아저씨가 그런 말 안 하셨는데?"


더 자세히 살펴보니 심지어 조화도 아니었다. 꽃을 그다지 사 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던 구 남친(현 남편)은 아저씨가 주는 꽃을 그대로 받아 들고 온 것 같았다.


"풉.. 이거 조화도 아니고 비누꽃이네."

"비누꽃? 그런 게 있어?"


"나 잘 좀 씻으라고 비누꽃으로 디스하는 거야?"

"아니 나 진짜 몰랐어. 아저씨가 나쁘네. 말도 안 해주고."


"비누꽃을 생화라고 사다주는 남자네. 하하하"

"진짜 몰랐어."


비누꽃을 받아 들고 한참 웃었다. 안 그래도 신혼집을 꾸미면서 테이블 센터피스를 뭘로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다.


"테이블 센터피스 이걸로 하면 되겠다."

"그게 뭐야?"


"식탁 가운데 장식해 두는거야. 장식해 놓고 꽃잎 한 장씩 뜯어서 손 씻을 때도 쓰고 하면 되겠네. 딱 맞게 비누꽃으로 잘 사 왔네."

"아하~! 하하하"

그 후로 우리 둘은 한참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겨우 4일 앞으로 다가온 결혼식이 떨리고 긴장될 법도 했을 텐데, 구 남친(현 남편)의 귀여운 실수가 긴장된 마음을 한껏 풀어주었다.


여전히 실수도 많고 엄벙덤벙하게 하는 일도 많지만, 내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는 내 남자가 있어 참 다행이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잘 웃겨줘. 부탁해!


#결기주간 #비누꽃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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