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신랑 전용 벨소리로 남편이 귀가할 때마다 내 핸드폰에서 울리던 곡이 있다. 이 곡이 드라마 ost로 한참 유명할 때는 자취방에 TV가 없어서 드라마를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에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노래를 처음 듣게 되었다. 노래를 듣는 내내 마음이 뭉클하고 먹먹해졌다. 나의 당시 감정과 마음을 너무 그대로 담은 가사 때문이었다.
그 후로 이 노래는 내가 특별히 애정 하는 곡이 되었다. 열심히 연습해서 전화통화 중에 또 노래방에서 구 남친(현 남편)에게 불러준 적도 있다. 결혼 후 한참 동안을 남편 전용 벨소리로 등록해 두었더니, 이 벨소리만 울리면 우리 집 강아지가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마중을 나가기도 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글을 쓰고 있자니 후렴 부분에 갑자기 강아지가 나를 쳐다보며 같이 마중을 나가자고 조르고 있다.
며칠 전 싱어게인 2를 보다가 이 곡을 부른 가수가 오디션에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10년이 넘게 지난 노래인데도 목소리가 놀랍도록 단단하고 예전과 다름없이 짱짱했다.
특히 이 노래가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연애하는 설렘과 기쁨, 그 가운데서 이 관계가 달라지거나 깨어질까 봐 불안해하는 양가감정을 놀랍도록 가사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음악은 나를 연애시절로 대려다 주었다. 둘 다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 시작한 연애였지만 조건이나 상황보다는 순수하게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 이제 서로가 서로에게 더 편안해지고 익숙해진 만큼, 오히려 배려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도 생긴다. 마음으로는 고마운데 소리 내어 잘 표현하지 못하고, 내 마음을 알겠지 하고 그냥 넘길 때가 종종 있다. 반대의 상황이 되면 몹시 서운해하면서도 말이다.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면서 곁에 있는 남편에게 그리고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좀 더 내 마음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때는 불안함과 두려움이었던 감정들을 편안함과 안정감으로 함께 바꾸어 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같이 만들어가는 한 해가 다시 저물어 간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하는 삶에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저 지금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며 마음을 표현하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들을 항상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