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차에 타려다가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번 눈이 온 후로 세차를 할 여유가 없어 몇 주를 그냥 두었더니 차 아랫부분이 그야말로 새카매져 있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영하 13도의 추위에 세찬 바람까지 불었다. 하지만 이미 몇 번을 미뤘던 터라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퇴근길에 세차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퇴근 중 주유소에 들러 간편한 기계 세차에 몸을 맡기고 감성 터지는 프리스타일의 Y를 들으며 차창 가득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았다.
깨끗해진 차를 끌고 조금 나와 뒷마무리를 위해 세차 장소에 세웠다. 동전 500원짜리를 넣고 에어 건을 이용해서 남은 물기를 다 날려버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추운 날씨에 세차를 하고 에어건까지 사용했더니 남은 물기를 닦으려고 준비하는 동안 차에 남은 물방울이 차에 송골송골 맺힌 채로 다 얼어붙어 있었다.
단 몇 분밖에 안 지났는데 남은 물방울들이 얼어붙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수건으로 계속 닦아 봤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물방울들은 잘 닦이지 않았다. 결국 청소기의 스팀을 이용하여 차에 남은 물기를 녹인 후에 닦아야만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 마음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과 멀어져 내 마음이 차가운 상태에서는 작은 죄도 여기저기에 얼어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닦이지도 않는 게 아닐까.
우리는 아주 잠깐이라고, 이건 그렇게 큰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에 잘 녹지 않은 채로 얼어붙어서 죄가 자리 잡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렇게 녹지 않은 작은 얼음 알갱이 같은 죄들이 완전하게 녹으려면 뜨거운 스팀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야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뜨거운 성령의 열기 속에서 얼어붙은 죄들을 녹이고 다시 물로 만들어 우리 마음 밖으로 완전히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항상 하나님을 향한 시동이 우리의 마음에 켜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어붙었던 죄들도 시동이 켜지고 차가 따뜻해지면 녹아 흘러내리기 마련이다. 나의 목적지와 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하나님께 의지하고 한 걸음 햔 걸음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 마음의 시동을 언제나 켜고 있자. 따스한 스팀 같은 은혜의 바람을 맞으며 덕지덕지 얼어붙어 있는 죄들을 녹여 흘려보내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향대로 그분의 내비게이션을 쫓아 살아가는 삶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