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가진 진짜 마법

감사함으로 받으면

by Pearl K

사실 좀 뻔했다. 다양한 마법능력이 있는 가족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아무 능력도 없는, 심지어 저주받았다고 여겨지는 존재.


결국 능력으로만 자신들을 보는 사람들 때문에, 또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할머니 때문에 지쳐버린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고 다시 일으켜 주는 사람. 그녀가 가진 진짜 마법능력은 서로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는 거였다.



영화가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대략의 줄거리와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고, 재능이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이 작품의 몹시 교훈적인 뉘앙스까지도 읽혀버렸다.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을 법했다. 그렇게 뻔해 보이는 스토리와 예상되는 결말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 눈에 예상치 못한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능력이 없는 자신을 자책하는 대신 가족들의 능력을 자랑스러워하던 모습.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돕고자 하는 태도. 심지어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큰 언니에게마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먼저 사과하고 화해하려는 노력까지. 이렇게 주인공에게는 단순한 착함을 넘어서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식 없이 사라진 외삼촌이 보았던 예언이 자신으로 인해 가족의 집이 무너지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이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이 저주받은 아이일까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족의 소중한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한다. 집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마법의 촛불을 지키려고 애쓰기도 한다.



이 작품에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무 능력도 없고, 오히려 방해꾼으로만 여겨지던 그녀가 가족을 지키려고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녀의 애씀과 노력은 그 어떤 마법능력보다도 집요하고 끈질기고 대단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는 동안 나는 뻔해 보이는 이 작품에 완전히 설득당하고 말았다.


조금만 마법능력이 떨어져도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좌절해 버리는 다른 가족과 그녀는 확실히 달랐다. 혹시 애초에 아무 능력도 없었기에 그녀는 오히려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줄 아는 힘과 용기를 기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노래, 연주, 춤, 민요, 아카펠라에 커플 매칭 프로그램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대단한 스펙과 외모들까지. 그런 방송들을 보면 세상은 재능을 타고난 사람으로 넘쳐나는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어떤 분야에서든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비교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나는 티끌보다도 한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느껴진다. 그럼 나는 쓸모없는 사람일까?


나에게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 그 재능은 무언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각 사람이 타고난 혹은 후천적으로 노력에 의해 가지게 된 다양한 장점들 혹은 단점들. 그것들은 모두 그 사람의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재능들이다.


디모데전서 4장 4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우리 삶에 주어진 장단점이나 재능, 어떠한 능력도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일하게 되기 전에 2년 동안 7개의 직장을 거쳤다. 너무 힘들었고 지쳐서 그 시간을 내 삶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더랬다. 하지만 첫 학교에서 일하며 깨달았다. 그 7군데 직장에서의 경험이 모두 현재의 내 삶과 일을 영위하는 데 커다란 도움과 자산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이 갖고 있으나 그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자산은 무엇인가. 어떠한 인생의 경험을 통해 당신도 모르게 얻게 된 자산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모두 모여 현재의 당신을 지탱하고 있다. 특출난 재능이 아니더라도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의 삶을 만들어냈다.

엔칸토를 보며 내가 가진 작은 것들에 충분히 감사하고 싶어졌다. 그 모든 것이 나의 자산이자 재능이라는 걸 배웠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런 소소한 인생의 경험들을 통해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작은 것 즉, 자산이자 재능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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