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단호한 표정과 충격적인 말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해 그 환경의 조정과 성격과 행동의 교정에 관한 보호처분을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인 소년법을 전문으로 하는 소년 법정의 판사와 사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년범은 정신발육이 미숙하므로 성인범에 비해 교화 가능성이 높으며, 원대한 장래가 있고 범죄의 습성도 깊지 않기에 소년법은 기본적으로 교화와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소년법의 보호 처분 중 최고형은 10호 처분 즉, 2년 이내의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이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사례에서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이 상상치 못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후 형사책임능력이 없음을 이유로 처벌받지 않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년법 폐지와 촉법소년이라 하더라도 범죄의 수법이 악랄하고 그 수준이 잔인할 때는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런 현실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소년범을 혐오하고 소년범은 범죄자이며 법이 처음부터 제대로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믿는 우배석 판사 심은석(김혜수). 그녀와는 완전한 대척점의 경험과 생각으로 소년들에게는 교화와 갱생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소년들이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 좌배석 판사 차태주(김무열).
소년범죄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여기고, 그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부장판사 강원중(이성민). 소년사건은 속도전이라며 쌓여만 가는 사건들을 지지부진하게 파헤치기보다 최단시간 내에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또 다른 부장판사 나근희(이정은)까지.
소년심판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Y구의 초등생 살인사건, 반복되는 가정폭력에 내몰린 아이들, 청소년 가출팸 등을 다루고 있다. 폭력을 피해 가정에서 도망쳤는데 쉼터에서 하룻밤이라도 자려면 부모에게 연락해야 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하룻밤 잘 곳이 없어 성매매에 내몰리는 아이들, 그런 소년들의 성을 사고파는 성인들, 부모의 방임에 방치된 소년들, 아파트 벽돌 투척 사건, N번방 사건을 연상시키는 일들, 같은 소년들의 성을 포주로 사고파는 소년 등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투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대사 중에 아버지로부터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당한 아이가 "피해를 당한 건 난데 왜 내가 다른 데로 가야 하냐고요."라고 했던 말이 너무 기억에 남았다. 정말 그렇다. 폭력을 저지른 사람을 그 장소에서 격리해야 하는데 오히려 폭력을 당한 아이가, 보호받아야 할 사람을 격리하니 아이가 낯설고 아는 사람도 없는 장소들을 전전해야 한다는 건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악랄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말은 그만큼 방치되고 돌봄 받지 못하고 따뜻한 보살핌 없이 자라는 소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닌가를 다시 한번 심각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아이를 방치하고 망쳐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두렵고 무섭고 미안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죄를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소년범죄를 야기하는 가정의 문제와 시스템을 날카롭게 지적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소년들을 보호할 울타리가 얼마나 낡고 비루한지, 가정에서 돌봄도 보호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오히려 폭력과 생존의 위협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또한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바깥으로 내몰린 아이들이 얼마나 더 큰 범죄와 생명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소년들이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게 하는 정서적, 신체적 폭력이 만연한 가정과 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어도 안전망이 전혀 없는 사회를 방치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이 두 지점의 변화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망가진 역기능 가정을 제도적으로 케어하고, 사회의 안전망 시스템을 제대로 보완하여 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최소한의 생존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년심판은 묵직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 사회에 소년들을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을 마련하라는 진정한 변화와 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