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이자 작가인 정철 님이 쓴 '선생님 365'라는 책이 있다. 세상 모든 것에서 우리는 배울 수 있다는 작가의 철학이 담긴 책으로 각종 사물부터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아서 정리해주고 있다.
이 책처럼 우리는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다. 나보다 어린아이들부터 인생의 경험으로 인한 지혜가 쌓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부터 저 먼 아프리카의 코끼리에게서까지. 거대한 자연의 풍광과 조그마한 꽃 한 송이, 벌레 한 마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새로운 지혜들을 배울 수 있는 대상이다.
그럼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지식만으로 충분하다고 혹은 내가 배우고 경험하여 알고 있는 것들이 옳고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고 주저앉아 버린다면 우리는 아무로부터도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다.
결국 배움이란 누군가가 나에게 일방적인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배우고자 하는 열린 마음을 가졌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최고의 스승이 온다 해도 내 마음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닫혀 있다면 최고의 스승이 하는 그 어떤 말도 내게 와닿거나 나의 지식이 되지 못할 것이다.
본래 지식이란 누군가 가르친다고 해서 자동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르친 내용을 내가 나의 상황과 감정, 이제껏 살아온 배경지식 일명 스키마를 이용해서 곱씹어 받아들일 때 그 가르침은 비로소 니의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
같은 이유로 내 안에서 온전하게 곱씹어지거나 소화되지 못한 배움은 그저 흘러가는 것일 뿐, 내 인생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배움이 되기 어렵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배움이 좋은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상관없다. 오히려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더 좋은 배움의 기회일 수도 있겠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 사물들, 자연과의 만남을 지속하며 살아가는 생에서 우리는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 충분히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배움으로 받아들일 자세를 가졌는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점검하고 배우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