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가요

by Pearl K

6년 전 오늘. 그가 내게 프러포즈했다.


평소에 안 가던 루프탑 가게에 잔뜩 긴장한 그의 떨림까지 다 보였지만, 나는 애써 모른 척했다. 받고 싶은 프러포즈는 진심이 담긴 손편지를 받는 거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가 조심스레 건넨 편지의 봉투가 너무 작아서 코웃음이 났다. 봉투를 열 때만 해도 짧은 메모지에 한 줄만 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편지지가 세로로 길었다. 심지어 2장이었다.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손글씨로 적힌 그의 편지를 읽으며 내가 그에게 선물 같은 사람이라고 글씨로 고백해 준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터져버렸다. 정작 예상하지 못했던 건 그다음이었다.


그를 보았더니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함께 울고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왜 우냐고 물으면서도 우리는 같이 계속 울었다. 한참 울고 있던 그가 주머니에서 반지가 담긴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정말 편지만 기대했기에 깜짝 놀라 이게 뭐냐고 물어봤다.


그는 여전히 울면서 반대쪽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그건 보증서였다. 결혼반지를 맞추었던 가게에서 그가 나 몰래 따로 주문했던 프러포즈링의 아주 아주 작게 박힌 다이아에 관한 보증서. 함께 울던 우리는 그 상황이 또 너무 웃겨 울다가 웃다가 다시 울기를 반복했다.



SNS에서 과거의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그때의 사진과 기록들을 지금의 내 눈앞에 다시 보여주었다. 처음 만났던 7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곁애 있어주어 참 고마운 사람. 지난 시간들이 쉽지 않고 힘들었지만 그가 있어 하루하루를 버텨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같이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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