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실패하지 않는다

에필로그

by Pearl K

꽤 오랫동안 십 대들과 연관된 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에 십 대들과 인연을 맺은 건, 나의 십 대 때였다.


좋아하는 것도 많지만 왜 그렇게 가리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많은지. 나는 항상 주변인이었고 아웃사이더였다. 거대한 또래집단 바깥에서 혼자만 자그마한 원을 빙글빙글 그리며 도는 아이였다.

십 대를 혹독하게 지나며 처음에도 자그마하던 원은 점점 더 점으로 변해갔다. 이 세상에 내가 있을 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쯤.

세상이 나를 거부하고 밀어내면 그까짓 세상쯤은 내가 먼저 포기해주겠다고 생각했다. 끔찍했던 동굴에서 주저앉아 있는 동안 나에겐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사방은 온통 깜깜했다.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생각은 자라지 못한 채 몸과 사회적 나이만 흘러갔다. 나이에 맞게 자라지 못한 생각은 항상 모든 것과 충돌했다. 애꿎은 내 몸에 모든 화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십 대의 나, 진짜 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때서야 비로소 나는 땅 아래 제대로 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잎을 피우기 시작했다.

각종 회오리바람과 폭설 등의 고비가 가득한 겨울 속에서 새싹 움트는 봄으로 나의 계절을 옮겨준 것은 "사랑"이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랑. 절대 실패하지 않는 그 지속적이고도 꾸준한 사랑의 기다림과 속삭임.

나는 이제까지 십 대들을 삶의 모든 순간에서 만나고 싶었고, 만나왔고, 계속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만남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

누군가에 의해 포기당해야 했던 마음들, 그들의 마음을 듣고 기다리고, 함께 울고 웃고, 곁에 있어주고 싶다. 펑퍼짐한 엉덩이가 내 필승 무기다.

지금 당장은 내 인생이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세상이 우리를 말도 안 되는 다차원 세계에 던져 넣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을 때 그곳이 어디든, 무엇을 하고 있든, 누구를 만나든 진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진짜 "삶"과 진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랑하자. 포기하지 말고 사랑해 보자. 나를 또 너를 포기하지 않은 그 사랑을 기억하자.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해 사랑해보자.

사랑은 절대 실패하는 법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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