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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Nov 16. 2022

편견, 비켜!!

누군가의 편견을 마주하는 일은 썩 유쾌하지 않다. 보통 그런 편견을 가지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막상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주눅 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슬픈 일이지만 모두에게 사랑받기는 어렵다는 것보다 먼저 모두가 나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먼저 배워야만 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너무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시간 속에 그저 버틸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질 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질 때가 꽤 많이 있다. 겉모습이나 표정, 분위기나 인상, 또 나와의 짧은 만남이나 부딪침으로 그 사람을 보는 시각이 결정된다. 그렇게 한번 편견이 생기면 잘 용서가 되지 않는 쪼잔함이 내게도 있다.


   편견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걸 알게 되면, 물론 기분이 몹시 나빠진다. 하지만 계속 관계를 맺어야 할 사이가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둘 줄 아는 무심함을 가지게 되었다. 양희은 선생님처럼 “그러라 그래!” 혹은 “그러든가 말든가” 전법이다. 반대로 계속해서 만나거나 부딪쳐야 하는 사이라면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노력은 한다.


   다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되지 않으면 포기하고 그 편견을 깨려는 내 마음도 접어버린다. 특히 개인적인 관계가 아니라 업무에서 만난 관계 안에서 내게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굳이  힘들게 사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할 필요 없이 일로만 만나면 된다.


   대신 내가 해야 할 일을 다른 말을 못 꺼내게 끝장나게 잘 해낸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일들을 오차 없이 잘 해내고, 문제가 생겼을 땐 조율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며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게 오히려 일하는 사이에서는 편견을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억울하게도 직업상 한가하고 여유로워 보인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처음에는 기분만 안 좋았는데, 오래 일을 하니 노하우가 쌓여 은근히 티를 내면서 업무가 많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지혜롭게 표현할 줄 아는 방법은 그래서 중요한 것 같다. 때로 오해와 편견을 깰 수 있는 큰 무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오해하는 사람은 생길 수 있다. 그런 것들 때문에 나 답게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고 움츠리고 머물러 있고 싶진 않다. 사실 이미 그렇게 해 보았지만 내게 독이 될 뿐이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나는 나답게 계속 살아갈 거다. 그러니까 편견,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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