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돌보는 사람

by Pearl K

요즘 나의 조식은 구운란 한 개와 하루 견과 한 봉지다. 지난 3월에 이미지코칭을 받은 뒤로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기로 한 후 꾸준히 지키고 있는 아침 식단이다. 얼마 전까지는 그릭 요거트도 그 식단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6개월 정도 먹다 보니 질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유통기한이 촉박해서 관리가 쉽지 않아 지난주부터 제외하기로 했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심해 스테로이드 치료를 계속 받았었다. 과도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주기적인 폭식을 불러왔고 원래도 밥순이였던 내게는 탄수화물 중독을 유발하였다. 언젠가 교회에서 청년부 예배 후에 또래모임을 하는 날이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식사를 하러 가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에 무슨 음식을 좋아하냐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왔다.


퀴즈처럼 다른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서로 맞추었는데, 대부분은 다 잘 맞추더니 친구들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도무지 맞추지를 못하는 거다. 고기도 돈까스도 별로라고 했더니 도대체 무얼 좋아하는 거냐고 친구들은 정답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웃으며 “잔치국수”라고 대답했다. 친구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직설적인 한 친구가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그러면 대체 왜 살이 찐 거야?” 모두 빵 터져서 웃었다. 아마 그 친구들 생각에는 고기도 안 좋아하는데 통통한 게 이해가 안 되었나 보다. 근데 사람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우리가 살이 찌는 대부분의 진짜 이유는 탄수화물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의 경우 탄수화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고, 한국인의 경우 기준치의 3배에 달하는 탄수화물을 매일 섭취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적당량을 섭취하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남는 양이 모두 당으로 변환되어 몸에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이렇게 과도하게 축적된 체지방은 몸에서 염증성 질환을 일으키거나 비만을 촉진시키는 연료가 된다.


한국인의 주식 대부분은 탄수화물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쌀, 고구마, 감자, 옥수수, 면류, 빵, 튀김, 어묵 하다못해 도토리묵까지도 탄수화물이다. 한국인답게 먹었을 뿐인데 자기 관리를 전혀 못 하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 것 같아 때로는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원인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감정이 폭식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의 맨 앞부분에 매일 아침 식단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것만으로 죄책감을 약간 덜고 있을 뿐이다. 상황과 스트레스에 따라 감정에 따라 점심과 저녁은 여전히 관리를 못 하고 마음대로 먹고 있다. 이제는 정말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될 때라는 생각을 매일 하면서도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꽤 많이 감량했다가 요요로 돌아오는 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점점 생애 최고 몸무게를 또 새롭게 갱신하고 있어서 더 큰 문제다.


학교에서 일하면서 사춘기 학생들이 먹는 식단을 먹다 보니 고열량에 고에너지 식이 너무 많아 아주 적은 양만 먹는데도 속이 부대낀다. 하는 일의 특성상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무거운 책을 들고 날라야 하는 일도 많으니 모든 것이 극과 극이어서 체력소모 정도도 매일 다르다. 건강하지 못한 다이어트 말고 나를 아끼는 건강한 다이어트,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 자기 관리를 하고 싶은데 혼자서 하는 건 정말 너무 힘이 든다.


지금 내게 진짜 필요한 것은 결심한 것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꾸준히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줄 누군가다. 다행히 이런 분야에 아주 탁월한 전문가가 계시니 그분께 조만간 제대로 된 도움을 요청해 보고, 진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겠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용기를 가지고 노력해 보기로 결심한다. 결국 나를 가장 잘 알고, 제대로 돌봐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가 아닌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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