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도 심상한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하나님이 은혜를 부어주시는 날이 있다. 평소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는데 자기 전 묵상한 말씀 한 구절에서, 우연히 흥얼거리게 되는 찬양 속에서 깊이 있게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만날 때, 벅차오르거나 사랑스럽거나 혹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이 난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매일 묵상하는 햇살콩 365 묵상집을 보는데, 적혀있는 문구와 말씀을 읽는 순간 그 말씀이 마음속으로 들어와 뿌리를 내렸다. 말씀이 진심으로 믿어졌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마가복음 9장 23절)”
도저히 못 참겠다 포기하고 놓아버리고 싶을 때마다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시는 주님, 이러면 안 되는데 가끔은 얄미운 마음도 든다. 계속해서 희망은 주시면서 성취되는 데까지 기다리라고 하시니 인내심은 쉽사리 바닥나고 저 깊은 절망의 구덩이로 자꾸만 들어가는 스스로를 보게 된다. 그러면 또 사랑과 은혜를 부어주신다.
여전히 쉽지 않지만 믿는 자에게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하신 말씀을 약속으로 붙잡고 오랫동안 기다린 일이 성취되든 아니든 허락하신 삶을 살아낼 희망을 또 한 번 얻었으니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분의 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불완전한 나 대신 완전하신 주님을 신뢰하고 의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