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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Oct 24. 2023

에이쓰 합평회

100일의 글쓰기를 함께 달리고 있는 선수들은 정해진 구간마다 짝을 바꾸며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골인 지점을 향해 가고 있다. 누군가의 뒤처짐과 낙오를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글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좋아요와 댓글로 반응하며, 글의 분량과 난이도를 조절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그들이 진정 글 쓸 줄 아는 챔피언일 것이다.


   1구간에서는 그래도 힘차게 달려왔던 그들은, 2구간부터 조금씩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때로는 환절기로 인한 각종 건강 이슈가, 한 번에 쏟아진 일거리들이, 몸과 마음이 소리치는 이상 증상이, 오히려 독이 되는 사건 사고들이, 마음껏 뱉어낼 수 없는 부자유한 계정이 글 달리기의 방해 요소가 되기도 했다. 추워지는 날씨와 복잡하던 마음에 지쳐 가던 그들을 다독여 주기 위해 2구간이 마감되기 직전의 어느 날, 캄캄한 우주 속의 별빛 한 줄기와도 같은 에이쓰 합평회가 열렸다.


   역사적 사적과 유물, 장소 등을 아이와 함께 체험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 주시는 주연 님, 매번 글을 쓰려면 보게 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신 혜똥 님, 나의 이상적인 하루에 직장은 없다며 퇴사 후의 편안한 삶을 꿈꾸는 천세곡 님, 다이어트에는 음식 관리보다 스스로의 정서적 허기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몸 건강뿐만 아니라 글 다이어트의 진수까지 보여주시는 음감님까지 합평장의 열기는 대단했다.


   일단 쓰고 뱉어 보자는 마음으로 달려온 지난 25일, 또는 50일간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유의미한 어떤 것을 찾았을까. 이제 긴 레이스의 절반이 지났다. 남은 글 달리기도 모두 같이 무사히 완주하길 기대하면서 오늘도 나 자신에게 외쳐본다. “에이! 그냥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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