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마음이 아래로
아래로 줄을 타고 내려간다.
줄 끝에 뭐가 있는지는
컴컴해서 잘 보이지도 않아
괜스레 겁이 난다.
바닥 깊은 심연에 내가 모르는
거대한 괴물이 아가리를 잔뜩 벌리고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애매한 위치에 딱 걸려
대롱대롱 매달린 기분이 든다.
이 위태로운 줄타기는
언제쯤에나 끝이 나는 걸까.
정해진 것을 모두가 당연히 지키고
최소한의 질서와 예의를
서로 지켜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이리저리 감정에 휘둘리는 것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도
이제 그만하고 싶다.
단단하게 바닥을 딛고 서서
내 역할을 잘 해내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면 좋겠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