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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Nov 09. 2023

괜찮다 다 괜찮다

자꾸만 마음이 아래로

아래로 줄을 타고 내려간다.


줄 끝에 뭐가 있는지는

컴컴해서 잘 보이지도 않아

괜스레 겁이 난다.


바닥 깊은 심연에 내가 모르는

거대한 괴물이 아가리를 잔뜩 벌리고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애매한 위치에 딱 걸려

대롱대롱 매달린 기분이 든다.


이 위태로운 줄타기는

언제쯤에나 끝이 나는 걸까.


정해진 것을 모두가 당연히 지키고

최소한의 질서와 예의를

서로 지켜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이리저리 감정에 휘둘리는 것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도

이제 그만하고 싶다.


단단하게 바닥을 딛고 서서

내 역할을 잘 해내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면 좋겠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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