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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Dec 10. 2023

산책의 유익

내일부터 종일 비가 쏟아진다고 해서 조금 전에 산책을 다녀왔다. 깨끗하게 강아지 목욕도 마쳤다. 피곤했는지 강아지는 금세 쿨쿨 잠들어 버렸다. 


   날이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야외 산책을 하는 것이 번거로워진다. 인간에게도 그렇고 동물에게는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미국 타프츠 수의과대학(TACC)의 연구를 기반으로 미국 반려동물 보험사 펫플랜이 제시한 겨울철 강아지 산책의 적정 온도 가이드가 있다.


   이 표에 따르면 산책의 적정온도는 총 다섯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는 영상 10~15도 사이로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 모두에게 위험성이 없는 안전한 산책 온도다.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 2단계는 영상 7도~영상 4도인데 마찬가지로 위험할 가능성은 없는 온도라고 한다. 다만 밖에서 신나게 놀되 약간의 주의가 필요한 상태다. 


   다음 단계는 영상 4도에서 영하 1도까지 내려가는 3단계인데, 이때부터는 견종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산책할 때 항상 강아지들의 상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강아지 산책의 적정 온도 가이드에 따른 4단계의 기준온도는 영하 4도~영하 9도까지다. 


   만일 기온이 영하 4도보다 더 아래로 떨어진다면 소형견을 데리고 야외 산책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영하 6도부터는 소형견의 신체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가 필요한 온도이므로 중형견과 대형견이라고 하더라도 산책은 가볍게 끝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마지막 단계인 5단계는 소형견 기준으로 영하 6도~영하 17도까지의 범위다. 날씨가 이 정도까지 추워지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때는 따뜻한 옷을 입히는 것이 도움이 되고,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물론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시베리안 허스키, 알래스카 말라뮤트 등 추위에 강한 견종이나 털이 두꺼운 경우에는 –2도 정도 더 내려간 기준으로 생각해도 된다. 하지만 반대로 추운 날 비까지 온다면 온도 기준을 +2도 정도로 높여주어야 한다. 


   날이 조금만 추워져도 산책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한번 그렇게 쉬기 시작하면 막상 산책을 하고 싶을 때도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날씨가 어떻든 꼭 산책을 짧게나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일단 점심식사 후에는 꼭! 한 바퀴는 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쨍하게 차갑지만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묘한 쾌감이 있다. 조금 춥더라도 빠르게 걸어 교정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느새 땀이 살짝 맺힌다. 저녁에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은 보통 퇴근 후 바로 귀가한다. 


   지나치게 어두워지기 전에 우리 집 강아지와의 산책 시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온 누나를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반기는 강아지와 회포를 풀고 나면, 본격적으로 산책을 나갈 채비를 한다. 겨울에는 두꺼운 패딩이나 털옷을 입힌 후에 목줄이나 하네스(가슴줄)를 채운다.


   산책 코스는 그날마다 다른데, 요즘은 주로 자주 가는 코스를 걷는다. 눈이 나빠지고 있는 강아지가 나중에 시력을 잃어도 냄새와 위치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다. 자주 다니는 곳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같은 코스를 걷는데, 밤에는 갑자기 나타나는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휴대폰에 탑재된 플래시만으로는 야간 산책길을 비추기에 역부족이어서 며칠 전 좀 더 환할 것 같은 캠핑용 랜턴을 주문했다. 다행히 효과가 아주 좋아서 밤산책에도 주변을 아주 환하게 밝혀 준다. 덕분에 야간 산책이 조금은 덜 두려워졌다. 강아지가 주변 구조물에 부딪치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날씨가 허락하는 한 매일 꾸준히 낮이든 밤이든 산책을 할 예정이다. 낮에는 식후에 한 바퀴, 저녁에는 강아지와 함께 매일 걸으며 산책의 유익을 마음껏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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