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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Dec 29. 2023

마무리하는 마음

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오늘은 2023년의 마지막 근무일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 근무하면 크리스마스 전에 대부분 겨울방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2월 봄방학이 사라지면서 요즘은 해를 넘겨 1월이 되어서야 종업식과 졸업식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방학이 되어 새해를 맞이하는 게 아니라 학기가 끝나기 전에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연말연시도 왠지 조금 그 의미가 퇴색된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행히도 올해는 크리스마스와 1월 1일이 모두 월요일이다 보니, 평소보다는 해가 넘어가는 느낌이 좀 더 나는 편이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정말 숨차게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새로워졌던 한 해이기도 했다. 몸에 커다란 무리를 가져오던 시험관 시술을 관두고 나서 맞는 첫 해였고,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직종을 퇴사하고 새로운 신분으로 업무를 시작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본의 아니게 몸이 아프고 마음도 힘들면서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졌었는데,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업무들을 경험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사랑도 많이 받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많이 건강해질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물론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전문가의 코칭도 받고 나도 많이 애쓰고 노력했다. 감사한 건 노력한 만큼의 성과도 있었다는 거다.


   몇 년간 너무 힘든 상태에서 불평과 불만이 가득했는데, 무엇보다 올해는 감사를 고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내적으로도 한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북극성 1기와 북극성 3기, 하반기의 100일 글쓰기를 하면서 글이 내게 주는 의미에 관해서도 많이 곱씹어 보았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세상 가장 귀여운 생명체인 첫 조카가 태어난 것도 올해 있었던 최고의 일이다. 2월 7일에 태어난 조카는 태어난지 오늘도 딱 326일째를 맞이했다. 벌써 그 귀여운 얼굴이 자꾸만 보고 싶다. 2024년에는 특히 연초부터 여러 가지 가족행사가 있을 예정인데 먼저, 2월 초에 조카의 돌잔치가 예정되어 있다. 가족끼리만 모여 간단히 식사하는 것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두 번째로는 시아버님의 칠순을 앞두고 있다. 명절 전날이 생신이셔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여러 가지 변화된 상황들이 있어서 아마 간단히 국내 여행으로 대체되거나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정도로 정리될 것 같다. 또 북극성 4기에서 새로운 글과 목차를 쓰려고 한다. 열심히 쓰는 만큼 좋은 계기나 기회가 생겨서 모쪼록 출판까지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근무했던 곳에서는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될 것 같다. 어디나 그렇지만 좋은 부분도 있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니까. 하나님이 옮기시는 것으로 알고 순종하려고 한다. 어차피 내 마음대로 이동했던 적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없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한 만큼 후회도 미련도 없다.


   정말 새 마음으로 2024년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한 치 앞도 모르고 모든 것이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어떤 상황이 오든 감사를 잊지 않고 매일을 충실하게 뚝심있게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 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 주고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로 반응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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