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김태리 배우를 참 좋아한다. 영화 '아가씨'에서부터 흥미롭게 여겼지만, 진짜 좋아하게 된 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본 이후였다. 그 후로 그녀가 연기한 모든 작품을 다 챙겨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극장에서 기대감에 가득 차 외계+인 1부를 보고 의아했다. 평소 최동훈 감독님의 스타일은 속도감과 빠른 액션, 센스와 재치 등에 있는데, 아예 새로운 배경을 창조하다 보니 꽤 난해하고 어렵다는 감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깔아 둔 떡밥과 복선은 너무 많은데 재밌어질 법한 타이밍에 계속 무언가 끼어들어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2부가 따로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숨겨놓았다 보니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힌트가 부족했달까. 그 어느 것도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To be continued를 외치니 관객이 뜨악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7월 20일에 개봉했던 외계+인 1부에 이어 최동훈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김태리, 김우빈, 류준열, 염정아, 조우진 등이 1년 6개월여 만에 2024년 1월 10일 드디어 외계+인 2부로 돌아왔다. 1부에서 미진한 채로 끝났던 모든 떡밥들은 2부에서 제대로 완벽히 회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마 예상치 못한 반전은 있었다. 그리고 그 반전은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장치가 되었다.
영화는 미처 1부를 보지 못했어도, 1부를 보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다 잊었을지라도 관계없이 2부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처음 보는 관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었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1부의 흥행 실패를 거울삼아 2부는 편집하면서 가능한 한 많이 재검토했다고 하니 믿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이제까지의 영화 배역 중 가장 멋있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은파 역의 진선규 배우와 카메오 출연 같지만 엄연한 배역이 있는 이하늬 배우를 비롯,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잔뜩 등장하여 더욱 즐겁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김우빈 배우가 맡은 썬더 배역을 눈여겨보길.
1부가 워낙 혹평을 받았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2부를 보러 갔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감독이 지난번의 부진을 딛고 또 한 번 클래스를 입증한 작품인 것 같다. 무륵과 이안의 다음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디에서든 그들이 행복을 찾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