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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Feb 20. 2024

나의 여행메이트

단거리든 장거리든 여행을 떠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즐거운 여행을 위해 각자가 필수로 챙기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게도 그런 아이템이 있는데 미처 챙기지 못하고 빠뜨리면 여행기간 내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나의 여행에 꼭 있어야 할 필수템은 바로 무선이어폰이다. 


   일단 이어폰이 있으면 주변의 원치 않는 소음이 차단된다. 게다가,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보며 긴 이동시간을 비교적 덜 지루하게 보낼 수 있다. 고속버스를 타야 할 때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멀미도 훨씬 덜 난다. 그래서인지 여러 날 동안 장거리 여행을 가게 되면 무선이어폰 충전기를 반드시 챙긴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방전을 대비한 여분의 유선이어폰까지도 챙겨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연결해서 하나 더 마련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여행용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국내여행에서는 뮤직앱에 담긴 리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뮤직앱의 리스트에는 발라드, 7080 댄스, 최신 아이돌 곡, 좋아하는 아티스트별 앨범 등이 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는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음원을 다운로드해 두어 나만의 여행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한다.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은 대략 2종류로 나누어진다. 출발할 때 들으면 잔뜩 설레게 하는 여행에 관한 노래들이 한 묶음을 차지한다. 두 번째 묶음은 여행지를 구경할 때 풍경을 더 빛내주는 미디엄 템포의 곡들이다.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잔잔함은 필수다. 때로 가끔 너무 신나서 흥을 주체할 수 없을 때는 빠른 댄스곡들을 선곡한다. 그리고는 밖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 즐거운 내적 댄스를 즐기기도 한다. 


   특히, 혼자 여행을 떠날 때 이어폰은 내게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여행메이트다. 함께 여행 가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도 꼭 챙기려고 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사용을 덜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장거리 이동에 이어폰이 없으면 약간의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일도 있으니 꽤나 애정하는 건 틀림없다.


   그래서인지 쿠팡플레이에서 방송된 SNL 4기의 MZ 오피스에서 김아영이 연기한 맑눈광의 짤들을 보면서 엄청 웃었다. 아영이가 이어폰을 끼는 마음도, 이어폰 끼는 아영을 꼴 보기 싫어하는 선배 주현영의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되어서다. 어쩌면 지금의 청소년과 청년 세대에게 무선이어폰은 더 이상 product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신체와 같은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12월 말부터 5년 간 사용하던 무선이어폰이 더 이상 충전도 안 되고 계속 오류가 나서 한 달 정도 몹시 불편해졌었다. 그때부터 짝꿍에게 다음 생일선물로는 새로운 무선이어폰을 사 달라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짝꿍은 필요하면 미리 주문하라고 생일이 되기도 전에 센스 있게 통장을 가득 채워주었다. 


   덕분에 새 무선이어폰을 장만하고 귀여운 미니언즈 케이스까지 장착할 수 있었다. 오늘도 나의 소중한 여행메이트인 무선이어폰과 함께 짧은 여행을 훌쩍 떠난다. 심지어 이어폰도 케이스도 신상이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의 무료함을 채워주는 이 작은 친구가 너무도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의 무선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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