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지난 한 해는 정말 숱한 마음의 위기와 건강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해였다. 평온한 삶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살 수만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울부짖던 상반기를 보냈다. 봄이 와도 점점 더 깊어진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나를 갉아먹는 듯했다.
작년 연말, 소중한 사람들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으면서 심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혔던 문제들을 진정으로 나 자신을 위해 직면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덕분에 마음 졸이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게다가 몇 년간 이루어지지 않아 애태웠던 소망들에 대한 마음을 전문 상담을 통해 풀어볼 기회가 찾아왔다. 10회 동안 상담을 받으며 마침내 모든 조급함과 힘든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내려놓을 실질적인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마음이 너무 괴로워 나쁜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여름 즈음 갑작스럽게 남편이 크게 아프면서 정말 막막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 더 이상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신 차려야 한다!'는 마음도 들었다. 처음 들었던 무서운 병명에 깜짝 놀랐지만, 2주간의 입원 생활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와 따뜻한 손길로 도와주었다.
...꾸준한 치료와 약 복용 덕분에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주 조금이나마 회복과 차도가 있었다. 물론 이미 경색된 부분이 완벽하게 돌아오지는 못하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 시간을 통해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함께 새로운 습관들을 만들어가며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험난한 계절을 겪는 중에도 참 감사하게도, 일을 시작한 이후 올해만큼 힘들지 않았던 해는 처음인 것 같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면서 다정한 동료 선생님들, 좋은 관리자, 그리고 착한 아이들까지, 세 가지 축복을 모두 받은 해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개인적인 힘듦으로 가득했던 시간을 버티기 정말 어려웠을 텐데, 덕분에 든든하게 견뎌낼 수 있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뮤지컬 두 편을 S.A.M에서 올리면서 좋은 동생들도 많이 만났다. 그중 한 작품은 내가 평생소원으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다고 꼽았던 공연이라 더 행복했다. 그리고 몇 달간 워십밴드 활동으로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다시 열어갈 기회가 생겨, 찬양을 통해 내 입술로 은혜를 고백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북극성 10기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한동안 놓았던 글쓰기와 삶의 기록을 다시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이었다.
남편과 만난 지 10주년, 봉봉이와 함께 산 지도 벌써 10주년이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자꾸 멀어가는 강아지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 아픈 일도 있었지만, 서로가 차츰 적응해 가며 세 식구가 더 깊은 신뢰와 애정을 나눌 수 있었던 2025년이었다.
올해의 마지막 근무날인 오전에 연초에 또래 상담부에서 진행했던 행사 결과로 내가 3월에 한 해를 기대하며 적었던 엽서를 받아보았다. 그때 적은 다섯 가지 소망 중에 실제로 이루어진 건 두 개뿐이었지만, 생각을 바꿔 '겨우' 두 개가 아니라 '두 개나' 이루어져서 감사하다고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2~3시간 정도는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예배로 보낼 것 같다.
2026년에는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수 있기만을 바란다. 올해 겪은 수많은 위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삶을 점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신 만큼, 내년에는 이 소중한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새로 얻어진 삶을 더욱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해 송구영신 예배 말씀인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2:11, 13)"처럼 하나님 앞에 회복된 삶을 살고 싶다.
모두 올 한 해도 고생과 수고 많으셨어요. 2026년에는 모두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감사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2025굿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