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아버지가 자신을 데려갔던 그 재즈바의 연주자처럼,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현실은 그저 엉망진창인 중학생 밴드를 가르치는 기간제 강사일 뿐이다.
교장샘이 수업 중 복도로 나를 불러냈다. 정규직 교사로 채용하겠다고. 기뻐야 하는데 왠지 이걸로 내가 꿈꾸던 길이 끝날 것만 같아 불안하다. 어머니는 안정적인 일이니 수락하라고 하시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전화를 받았다. 오래전 내가 가르쳤던 제자다. 그는 지금 재즈클럽에서 유명한 색소포니스트와 함께 드러머로 일하고 있다. 뭐? 재즈 피아니스트가 필요하다고? 오예!!! 드디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피유우웅~ 여긴.. 어디지? 아니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내게 드디어 기회가 왔는데, 난 다시 돌아가야 해. 난 오늘밤에 재즈클럽에서 연주해야 한다고.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태어나길 원하지 않는 영혼 넘버 22, 시니컬의 끝판왕 넘버 22를 설득해서 지구로 돌아가야만 한다. 다사다난한 과정 끝에 그는 영혼 넘버 22와 함께 지구로 떨어지는데..
삶에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목적 없이 방황하거나, 의미있는 걸 이루어내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삶은 아름답고 가치있고 소중하다. 머리칼을 스치는 바람, 땅으로 팔랑팔랑 떨어지는 낙엽들, 흘러가는 구름, 눈이 부시게 빛나는 햇살. 그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
보이지 않는 목적만 쫓다가 진짜 소중한 걸 잃어버리지 않기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고 소중한 일임을 기억하기를. 하루하루를 놓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