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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Aug 07. 2020

<유럽의 고대 문명과 문자의 역사>

“인문학 명강 – 서양고전” 中

<유럽의 고대 문명과 문자의 역사>
“인문학 명강 – 서양고전” 中

                                            해 헌 (海 軒)

오늘은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들이 들려주는 인문학 명강의 – 서양고전 편을 한 번
보려고 합니다.
2만 명이 열광한 서양고전 최고의 강의로 플라톤아카데미의 ‘서양고전’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오늘 저자인 강대진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동대학원(서양고전학 전공)을 졸업
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낸 적 있고 현재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저서로는 <잔혹한 책읽기>, <신화와 영화>,
<신화의 세계>, <비극의 비밀>, <그리스 로마 서사시> 등 다수가 있습니다.

오늘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그 기본 지식으로 유럽의
고대 문명과 문자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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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문명의 시작

페니키아 문자가 들어오기 이전, 그리스 세계에 400년 가까이 글자가 없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때를 암흑기라고 하는데, 그 이전에 두 단계의 청동기
문명이 있었지요. 사실 오늘날 유럽의 서북쪽을 마치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것처럼 말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쪽은 캄캄한 암흑 속에 있었습니다.
반대로 오늘날 어려움에 빠져 어두컴컴한 유럽 동남부 지역이 오히려 더 발전된
문명을 가지고 있었지요. 오리엔트의 빛을 받은 동방에서 문명이 먼저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문명은 동방과 근접해 그 영향을 손쉽게 받을 수 있었던 동남쪽
크레타(Creta)에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발생한 문명을 전설적인 왕
미노스의 이름을 따 미노아(Minoan) 문명이라고 합니다. (BC 2000년경)
미노스왕의 아버지는 그리스 신화의 최고의 신인 제우스이고 어머니는 페니키아의
공주였던 에우로파(Europa)인데, 유럽이라는 단어가 바로 그의 어머니 이름에서
나온 것입니다.
크레타 문명은 해상 문명으로서, 배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하여 동쪽의 메소포타미아와 남쪽의 이집트 및 동북쪽의 소아시아(현재 터키)와
교류하여 일찍부터 다양한 선진 문명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기원전 1500년경에 그리스 본토 사람들이 크레타를 지배하게 되는데,
그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지배를 받는 크레타에게서 영향을 받아 그리스
본토에도 문명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미케네(Mycenae) 문명이라고
합니다.

★ 유럽 문명의 문자

그렇다면 미노아 문명과 미케네 문명에서는 어떤 글자를 사용했을까요?
크레타 섬에서 발견된 최초의 문자는 돌에 새긴 인장 명판에 적힌 문자였습니다.
이 크레타 상형문자는 신체, 동물, 식물, 도구, 무기, 배 등 실제 사물을 본뜬
96개의 문자로서, 기원전 2100년경부터 기원전 1700년경까지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크레타 문명을 처음 발견한 영국의 고고학자 에반스(1851-1941)는 크노소스
궁전을 발견함으로써 크레타 멸망 후 약 3천여 년 동안 완전히 잊혔던
크레타 문명을 되살렸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문자가 적힌 점토판을 발견하고
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졌기에 먼저 발견된 것을 선형문자A, 더 최근의 것을
선형문자B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암호 해독 기술이 발전하면서 선형문자B도 해독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최종적으로 고대 그리스어를 기록한 음절 문자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원전 13세기 말 무렵, 그리스 지역의 모든 문명 중심지가 소멸하면서
이 문자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북쪽으로부터 도리스인(Dorians)이라고
하는 조금 다른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내려오고, 한편에서는 지중해
지역의 해양 민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휩쓸고 다니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해양 민족이라 일컫는 이들의 후예가 정착한 곳이 오늘날의 팔레스타인
지역이며, 구약성서에서 블레셋(Philistines)이라고 기록된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궁정들이 문을 닫고 문명 중심지가 소멸되면서 이 어려운 글자를 알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자 그리스 전체에 약 400년에 걸쳐 글자 없는 시대가
지속됩니다. 그러다가 동방에서 페니키아 문자가 들어오면서 다시 문명이
꽃을 피우게 되는 것입니다.

★ 지구상 대부분 문자의 어머니 페니키아 문자

페니키아는 지중해의 가장 동쪽인 현재 시리아, 레바논 등의 해변에 위치한
곳으로 비블로스라는 도시에서 발원하였다고 합니다. 현대 레바논 민족의 직계
조상이고 카르타고 등의 도시국가를 세운 해양 민족이었습니다.
페니키아는 기원전 3천 년 전부터 이집트와 교역을 하였고 이집트산 파피루스를
다른 지역에 팔아 부를 축적했고,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 등 동양의 문명을
서방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최초로 갤리선을 이용하여 해상 무역으로 번성한 민족이었는데
상업으로 살아가다보니 문자의 중요성이 가장 컸었고 이를 통해 기원전 12세기
부터 사용이 된 것이 페니키아 문자였습니다.

페니키아인들은 고대 이집트에서 이집트 상형문자를 배웠고 이것이 원시 시나이
문자를 거쳐 페니키아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본래는 이집트 상형문자처럼 상형
문자의 일종이었으나 점차 표음문자가 되어갔습니다.
표음문자는 굉장히 혁명적이었는데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 이집트의 성각문자,
및 중국의 한자 등은 기본적으로 표의문자이었기에 단어의 수만큼 문자가 필요
하므로 익히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표음문자를 사용하게 되면 한 언어의 말소리를 기록하는 데에 필요한
문자의 수가 대폭 줄어듭니다.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세계의 주요 표음문자들 대부분은 이
페니키아 문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수메르의 설형문자를 발전시켜 알파벳을 만들었는데, 그게
최초의 알파벳인 페니키아 알파벳입니다. 이후 그리스인들이 페니키아인들과
교류를 하면서 그리스 문자가 되었고, 이 그리스 문자가 라틴문자와 키릴 문자의
조상이 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중동 레반트에서 아람 문자로 발전했고
각각 유대인과 아랍인에게 전해지면서 히브리문자와 아랍 문자가 되었다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페니키아 문자는 중앙아시아에도 전해지면서 몽골문자, 더 깊게는
만주 문자의 조상이 되었고, 인도 반도에도 전해져 브라흐미 문자로 발전했고
데바나가리 문자 등 인도 각 지역의 문자와 티베트 문자, 태국 문자, 크메르 문자
등의 브라흐미계 문자들이 나와서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쓰이게 됩니다.

페니키아 문자가 기원이 아닌 주요 표음문자는 한자문화권 문자들(주음부호, 가나,
한글), 마야 문자 정도밖에 없고 기원은 아니지만 한글 창제에 세종 재위 당시
조선에 알려진 모든 문자들을 참고했기 때문에 몽골 문자나 데바나가리 문자
같은 것도 포함되었을 것을 감안한다면 한글 창제에도 조금이나마 영향이 남아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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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보기 전, 미리 그 배경 공부로 서양의 고대
문명과 고대 문자에 대한 내용을 함께 보았습니다.

지금은 서양이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지역이 세계의 중심이었지요.  그리고 이들의 번영을 상업적 매개를 통해 지중해
동쪽 지역에서 서양 문명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크레타 지역에서 크레타 문영,
즉 미노스 문명이 생겼고, 이후 미케네 문명으로 이어집니다.
그 다음이 그리스, 로마로 이어지게 되지요.

문화와 문명에는 꼭 문자가 동반이 되는데, 메소포타미아(수메르)의 설형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최초로 사용이 되었고, 이를 배우고 발전시킨 페니키아
문자가 사용이 됩니다.  이 페니키아 문자가 결국 그리스 문자를 거쳐 라틴 문자
가 되고 현재 서유럽의 알파벳의 원형이 되지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아랍
문자, 히브리 문자로도 전승이 되고, 의외인 것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몽골 문자,
만주 문자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이네요.
또한 표음문자가 표의문자에 비해서 장점이 많다는 것도 저자는 설명해주고
있고 우리 한글의 창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문화나 문명은 늘 무역, 상업의 발전 등과 연관이 깊고 무역이 가능하게 하려면
문자나 언어의 교류가 필요하지요.
오늘은 동양 오리엔트에서 시작된 문명이 서양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위와
문자의 발전에 관한 좋은 내용을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디세이아에 관한 내용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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