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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06. 2021

<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

“미묘한 차이를 아는 것이 실력이다”

<애매한 걸 정리해주는 사전>
“미묘한 차이를 아는 것이 실력이다”

                                      해 헌(海軒)

오늘은 명료함을 좋아하고 애매모호한 것을 싫어하는 저자가 독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여러 용어들을 정리해주고 있는 흥미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한근태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
에서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하며 경영 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후 다시 유학길에
올라 헬싱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리더십센터 소장을 역임
했고, 수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성공 노하우를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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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과 권위

권력과 권위는 다르다. 권력이 있다고 권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권력은 위에서
행사하지만 권위는 아래로부터 부여된다. 권력은 직책에서 나오지만 권위는 능력에서
나온다. 권력은 복종을 이끌어내지만 권위는 자발적 참여를 끌어낸다.
권력은 재수가 좋으면 가질 수 있지만 권위는 그렇지 않다. 내가 한 행동과 태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주는 선물이 권위다. 엄청난 권력을 가졌지만 경멸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있다.

권력은 말 그대로 파워다. 권위는 파워보다는 카리스마, 아우라, 존재감의 의미가
강하다. 권력과 권위는 별개의 것이다. 권력을 가졌다고 권위가 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권력자는 권력만 있고 권위는 없다. 정치인들 대부분이 그렇다.
반대로 권력은 없어도 권위는 가질 수 있다.

인도의 지도자 간디는 아무런 권력이 없었지만 대단한 권위를 가진 사람이다.
권력은 돈과 자리에서 나온다. 돈이 사라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면 권력 또한 사라진다.
권위는 다르다. 권위는 그 사람의 인품과 학식과 헌신에 사람들이 보내는 명예로운
선물이다. 권력은 단기적으로 쉽게 얻는 대신 쉽게 사라진다.
권위는 어렵게 얻는 대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위를 가지게 되면 사회는 밝아지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이
조롱거리가 되면 사회는 어두워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힘든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 나가는 것과 물러나는 것

소인은 앞으로 잘 나서지만 물러나는 일을 못한다. 대인은 앞에 나서는 일은
신중하지만 물러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잘 물러난다.

★ 도덕과 윤리

둘 다 선(good)을 추구한다. 도덕은 개인 차원의 추구이고 윤리는 사회
차원의 추구이다.

★ 똑똑한 것과 지혜로운 것

똑똑한 건 상대가 뭘 잘못했는지를 귀신같이 찾아내 콕콕 짚어내고 사사건건
따지고 드는 것이다. 그래서 똑똑한 건 이미지가 별로다. 뭔가 피곤함이 연상된다.
지혜는 다르다. 상대의 잘못을 알지만 늘 지적하진 않는다. 아는 척할 때와
모른 척할 때를 구분해 행동한다.

★ 뜨는 것과 나는 것

나는 건 내 힘으로 하는 것이고 뜨는 건 남의 힘 혹은 외부 도움을 받아 하는
것이다. 남의 힘으로 난다는 건 그 힘이 사라지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뜨는 건 추락의 위험이 있다. 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계획과 계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진리 중 진리다.
계획보다는 우연한 사건 혹은 계기를 통해 그쪽으로 변화하게 된다. 공학박사인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사실은 회사를 나온 후 리더십 센터라는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새로운 기회에 눈을 뜬 덕분이다.

김난도 교수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인생은 계획이 아닌 계기다.”라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그가 이런 일을 하게 된 건 어느 날 서울대 소비자학과에서 소비자
행태를 전공한 사람을 뽑는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뜻하지 않게
나타나는 기회나 계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별게 아닌 걸로 보이지만 별거 아닌 그 사건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작은 사건, 작은 인연을 중요시해야 하는 이유다.

★ 공감과 동감

공감은 상대의 말을 듣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가 슬퍼할 때 슬퍼하고 기뻐할 때 기뻐
하는 것이다. 남의 감정을 내 감정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
동감은 다르다. 동감은 상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공감은 그와 의견은 다르지만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공감의 반대는 마비다. 느끼는 능력이 사라진 것이다.

공감과 동감을 헷갈리면 안 된다. 자기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건 공감하는
것이다. 그의 생각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공감한다고 반드시
동감하는 것은 아니다.

★ 결정과 결단

지식과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리는 건 결정이고 그 결정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건 결단이다. 실무자가 하는 건 결정이고 실무자 의견을
기초로 최종적인 결심을 하는 건 결단이다. 리더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결단하는
사람이다. 결단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결단해야 할 때 결단하지 않으면 결딴나는 수 있다.

★ 관광과 여행

요즘 사람들에게 뭐가 제일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들이 원하는 건 엄밀한 의미에서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다. 여행과 관광은 다르다. 만나는 대상이 다르다.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관광은 경치를 만나는 것이다. 관광의 영어가 사이트시잉(sightseeing)이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난 제대로 된 여행은 해본 적이 없다. 그동안 여행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은 관광이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여행을 해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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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애매한 용어를 명확하게 정리해주고 그 수준을 넘어 지적 감동까지 전해
주는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먼저 권력과 권위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권력은 돈과 자리에서 나오고
쉽게 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권위는 그 사람의 인품, 학식, 헌신 등에
대해서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파워입니다.  따라서 쉽게 얻기도 어렵지만 쉽게
사라지지도 않다고 합니다.  현대의 많은 사회적 문제가 우리 사회에
진정한 권위가 많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소인과 대인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짧지만 그 여운은 깁니다.
소인은 잘 나서지만 물러날 줄을 모르고, 대인은 신중하게 나서지만 물러나야 할
때를 잘 알고 아름답게 물러날 줄 안다고 하지요.

세 번째는 도덕과 윤리에 대한 정리였는데, 둘 다 선(good)에 대한 내용이지만
하나는 개인적은 추구이고 하나는 사회적인 차원의 추구라고 명확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똑똑한 것과 지혜로움의 차이에 대한 내용인데, 똑똑함은 타인의 잘못
을 정확하게 분석 파악해서 지적을 하기에 맞는 이야기라도 늘 피곤함을 동반하여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알아도 모른 척 할 수 있는
관대함과 여유가 있기에 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뜨는 것과 나는 것의 차이였는데, 뜨는 것은 타인의 힘이 반드시 들어
가게 되고, 나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날게 되는 것이었지요.  뜬다는 것은 언제
든지 타인의 의지나 상황에 따라 추락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기에 뜨는 것보다는
스스로 나는 법을 익히라고 합니다.

여섯 번째는 계획과 계기에 대한 지혜로움이 담긴 말이었습니다. 인생은 흔히 계획
하지만 실제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음이 진리입니다. 오히려 계획보다는
우연한 계기가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지요.
따라서 작은 인연, 사소한 사건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행위일 것입니다.

일곱 번째는 공감과 동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함께 느끼는 것이었고, 동감은 그 사람과 똑같이 느끼는 것이
었지요. 따라서 공감할 수는 있지만 동감까지 한다고는 하기 어려운 것이 세상사
일이 아닐까 합니다.

여덟 번째는 결정과 결단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결정은 실무적인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지만, 결단은 리더가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리더는 늘 이러하기에
외롭고 고독합니다.   모든 결단은 큰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고 그 결과는 오롯이
리더가 다 안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이를 회피하여 결단을 미루면
결딴이 난다고 하는 저자의 위트와 지혜가 돋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과 관광의 차이였는데, 관광은 말그대로 경치를 보러 가는 것이고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이 두 용어를 혼동해서 사용
하고 있지만 엄밀히 나누자면 이런 미묘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오늘 상당히 흥미롭고 지혜가 넘치는 내용이 가득 담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다음에 다른 내용으로 한번 더 찾아오겠습니다.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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