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더 깊고 풍부해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더 깊고 풍부해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해 헌 (海軒)
오늘은 <개미>, <타나토노트>, <뇌>, <나무>, <파피용> 등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뛰어난 작품들을 써온 베르나르 베르베르(1961~)의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툴루즈 제1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이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사에서 과학부 기자로 활동하였으며, 대표작으로는
<개미>, <타나토노트> 등이 있습니다.
그가 스스로 떠올린 영감들, 이야기, 사건들을 통해 그만의 백과사전을 만들었는데
그의 빛나는 아이디어들을 함께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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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의 창조적 작업
타자의 문제에 관한 심오한 성찰로 프랑스 철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에미뉘엘
레비나스에 따르면 예술가의 창조적인 작업은 다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받아들이기
둘째, 예찬하기
셋째, 전달하기
★ 인간의 정의
사지가 온전히 발육한 6개월 된 태아는 이미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3개월이 된 태아도 사람인가? 갓 수정을 끝낸 난자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6개월 전부터 혼수 상태에 빠진 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환자,
그렇지만 여전히 심장이 뛰고 허파로 숨을 들이쉬고 있는 식물인간도 여전히 사람
인가? 인간의 사고 작용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사람을 취급할 수 있을까?
사람과 똑같은 겉모습에 사람의 뇌와 비슷한 뇌를 가진 로봇은 사람인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 낸 복제인간은 사람인가?
그 어떤 물음에도 분명하게 답하기가 쉽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의 뜻매김도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물론이고 중세까지도 여자와 오랑캐와 노예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입법자들에겐 무엇이 사람이고 무엇이 사람이 아닌지를
가려낼 의무가 있다. 그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는 생물학자, 철학자, 정보 공학자,
유전 공학자, 종교인, 시인, 물리학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리라.
<사람>이라는 말을 정의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열 가지는 다음과 같다. (1990년 프랑스인 1천 명을 대상
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임.)
1. 뱀
2. 현기증
3. 거미
4. 쥐
5. 말벌
6. 지하 주차장
7. 불
8. 피
9. 어둠
10. 군중
★ 개미
인간이 지구에 나타난 것은 기껏해야 3백만 년 전의 일이지만, 개미들은 1억 년
전부터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도시들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서 수천만
마리의 개체를 수용하는 거대한 돔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그런데 개미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을 살펴보면, 어떤 것들은 인간 문명의 현재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아주 이상하게 느껴진다. 우선 개미들은 대부분 암수의
구별이 없다. 생식을 담당하는 암개미와 수개미는 사회 전체 구성원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수개미들은 결혼 비행을 하면서 암개미에게
정자를 나누어 주고 나면 모두 죽어 버리고, 정자를 받은 암개미는 여왕개미가
된다. 그 뒤 여왕개미 혼자서 알을 계속 낳는데,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개체들을
양과 질의 측면에서 정확하게 제공한다. 따라서 각각의 개체들은 역할이 미리
정해진 채로 태어난다. 개미 사회에서는 실업이나 가난, 사유 재산, 경찰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개미 사회는 아이디어 공화국이다. 발상이 좋고 정보가
정확하다면 어느 구성원이 내놓은 의견이든 온 공동체가 그것을 따른다.
개미들은 농사를 짓는다. 개미집 안에 마련되어 있는 버섯 재배실이 그것을 말해
준다. 어떤 개미들은 장미 나무에서 진딧물을 방목한다. 개미들의 세계에도 목축
이라는 개념이 있는 셈이다. 어떤 개미들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뭇잎 두
장을 꿰매어 천막을 치는 개미들의 경우에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개미들에게는 화학이라는 개념도 있다. 항생 작용을 하는 침을 이용해서 애벌레
들을 보살피고 개미산으로 적을 공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건축 분야를 보자면, 개미들은 도시를 건설할 때 알을 보관하는 햇빛 방이나 먹이를
저장하는 창고, 여왕개미의 거처, 버섯재배실 등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둔다.
개미들은 자기네 도시 주위의 사냥감이 고갈되었다 싶으면, 모든 시민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가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그럼으로써 개미들의 도시와 자연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진다. 개미들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땅속에 공기가 통하게 하고
꽃가루가 널리 퍼져 나가게 하는 데 기여한다.
개미들은 성공한 사회적 동물의 본보기를 제시한다. 개미들은 사막에서 북극까지
모든 생물학적 환경을 차지했다. 개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떨어졌을 때도 살아남았다. 개미들은 저희끼리 서로 방해하지 않고 지구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
★ 문자
기원전 3000년 무렵에 근동의 대문명들은 모두 문자를 가지고 있었다. 수메르인
들은 설형 문자, 말 그대로 <쐐기꼴> 문자 체계를 발전시켰다. 그들의 위대한
혁신 덕분에 존재와 사물을 그대로 본 뜬 회화 문자에서 훨씬 상징적인 선으로
이루어진 문자가 생겨난 것이다. 이 문자는 관념뿐만 아니라 소리도 나타낸다.
이 문자 체계는 가나안족과 바빌로니아인들과 후르리족에게 전파되었다.
기원전 2600년경에 수메르인들은 약 6백 개의 기호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50개는 묘사와 거리가 먼 추상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서사들은 이 기호들을 젖은 점토판에 새기고 점토판을 햇볕에 말리거나 화덕에
넣고 구워서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 문자는 교역과 외교에 사용되다가 곧
종교적인 글과 시를 적는 데 사용되었다. 이 문자로 쓰인 길가메시 왕의 서사시는
인류가 만들어 낸 최초의 서사 문학으로 간주된다.
그 뒤에 페니키아의 도시 비블로스에서 현대 알파벳의 원조인 고대 표음문자가
나타났다. 흔히 페니키아 문자라 부르는 이 문자는 오늘날의 히브리 문자와 상당히
비슷하다. 페니키아 문자는 교역과 탐험의 과정에서 지중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히브리 문자에서와 마찬가지로 페니키아 문자의 첫 글자는 <알레프>라 불린다.
이 글자는 원래 소의 머리 모양으로 되어 있었는데, 뿔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뒤집어짐으로써 우리가 사용하는 A가 되었다. 그런데 왜 소의 머리를 첫 글자로
삼았을까? 그건 아마도 당시에 소가 주된 에너지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기와 젖을 주고 수레와 쟁기를 끄는 소야말로 가장 소중한 동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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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사랑을 더 받고 있는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개미>라는 작품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알려졌고 전세계
200만 부 판매량 중 절반이 한국에서 팔렸다고 하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2위는 무라카미 하루키)
올드팝 중에서도 한국에서만 특히 인기있는 곡이 있듯이 아마 한국인의 감성을
건드린 작품이기 때문이겠지요.
첫 번째 내용은 예술가의 창조적 작업의 단계에 대한 글이었는데, 1단계가 받아
들이기, 2단계 예찬하기, 3단계가 전달하기 였습니다. 이는 창조성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적용이 될 수 있는데, 처음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임의 중요성
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세심한 관찰로 그 이치를 깨달아 감탄하고
예찬하는 과정이 있고, 마지막으로 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전달하는 방식은 그림일수도, 음악일수도, 한 편의 시일수도 있겠지요.
두 번째는 인간의 정의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 어디까
지가 과연 인간인가? 현대의 과학기술,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인간과 로봇,
인공지능 등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유전공학으로 인공 장기가 양산되
고, 두뇌는 따로 저장이 되며, 인간의 감성을 따라하는 인공지능까지 장착이 된다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나누기는 굉장히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 번째는 프랑스인들이 무서워하는 말을 열 가지 찾아보니, 결국 문화의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간의 안전과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야기하는
것이겠지요.
네 번째는 저자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분야이기도 한 "개미"에 대한 내용이 길게
이어졌는데요, 개미는 인간보다 먼저 사회를 이루고, 농업을 하였으며, 목축도
하였다고 하지요. 딱 역할에 맞는 개체수만 여왕개미가 낳기 때문에 직업이 없는
개미도 없고 직업의 차별도 없는 이상적인 사회처럼 저자는 묘사합니다.
또한 자기들 사회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게 하여 자연 파괴도 하지 않고, 사막부터
극지방까지 아우르고 있다고 하지요.
어찌보면 인간이 개미 사회에 배울 것이 참 많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문자에 대한 저자의 글이었는데,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는
수메르 문명에서 문자가 먼저 생긴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쐐기 문자를 사용하여
단순히 사물을 표현하는 회화문자를 넘어서 관념과 소리까지 나타낸 발달된
문자였네요. 그리하여 인류 최초의 문학이라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알파벳의 원조인 페니키아 문자가 등장하고 지중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이는 무역교류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였기에, 필요가 발명을
이끌어낸 케이스라고 하겠지요.
또한 알파벳의 첫 글자인 A가 소의 머리를 거꾸로 한 글자이고, 소를 모든 글자의
맨앞에 둔 것은 소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면서 도시화하고 문명화되었으며, 잉여 생산물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났다고 하지요. 이 농경에 있어서 뛰어난 노동력을 제공하고 고기와
젖을 제공하는 소는 가장 중요한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