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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9. 2016

<처 신 (處 身)> 이남훈

포지셔닝(positioning), 나의 진가를 드러내는 힘


<처 신 (處 身)> 이남훈
-- 포지셔닝(positioning), 나의 진가를 드러내는 힘

                                             강 일 송

오늘은 ‘처신’에 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는 저널리스트
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저자는 15년간 기업의 경영 현장과 비즈니스의 전장을 발로 뛰며 얻은
경험을 집대성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처신은 말 그대로 ‘몸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말입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을 정확하게 알고 그 곳에 위치함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나아가 자신의 발전
을 도모한다는 것이지요.

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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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바둑돌은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천변만화(千變萬化)
시킨다. 때로는 강력한 공격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방어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또 때로는 수세에 놓인 아군을 구하는 희생자가 되기도 한다.
동일한 모양, 동일한 색깔의 돌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은
‘어디에 놓이느냐’ 즉 ‘포지셔닝(positioning)’의 문제다.

사람이라는 존재 역시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에 따라서 수많은 모습으로 변화
한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사회생활에서 이러한 포지
셔닝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는 회사 내에서는 생존과 승진을 결정하고 인간
관계에서는 존경과 무시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특정한 시기’라는 전체적인 판에다 ‘특정한 말과 행동’이라는 씨줄과
날줄을 잘 엮어 포석을 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훨씬 잘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난세에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며 성공을 쟁취한 수많은 영웅들의 모습을 재해석
해볼 때 그들이 ‘탁월한 포지셔닝의 전문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일단 주어진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파악했고, 그다음에 자신의
능력과 커리어에 맞는 말솜씨와 행동으로 가장 적절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최적의 포지셔닝을 이루어 낸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고초려’를 포지셔닝의 관점에서 보자면, 삼고초려는 단순히
뛰어난 부하를 얻기 위해서 윗사람도 수고로움을 마다해서는 안된다. 라는 의미
를 넘어선다. 당시 유비의 태도는 당장은 물론이고 먼 미래까지도 좌우하는
전략적인 포지셔닝이었다. 유비는 세 번이나 공명을 찾아가서 ‘나는 당신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것이며, 또한 앞으로도 늘 당신에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 함께 천하를 도모해 나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
세 번이나 이어진 그 결연한 포지셔닝은 메시지의 의미를 강화했고 결국
제갈공명의 ‘결심’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반대로 이러한 포지셔닝에 실패해 죽음에 이른 사람이 바로 조조의 부하 양수
였다. 유비를 토벌하기 위해 출정을 했지만 진퇴양난에 빠진 조조는 저녁으로
나온 닭갈비 국을 본 후 자신의 심정을 대변해 그날의 암구호를 ‘계륵’이라
정했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의미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조조의 마음을 알아챈 똑똑한(?) 양수가
부하들에게 ‘짐을 싸라’고 명령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조조는 기강을
해이하게 했다는 이유로 단칼로 양수의 목을 베어 버렸다.
물론 조조는 다음 날 아침에 태연하게 철수 명령을 내리고 돌아가 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양수는 조조의 깊은 마음까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했지만 문제는
그의 포지셔닝이었다. 상사의 말을 기다리고 그의 결단이 서기까지 부하들을
다독이고 있어야만 하는 자신의 포지셔닝에서 벗어나 버렸던 것이다.

직장생활, 심지어 가족관계와 개인적인 인맥에서도 이러한 포지셔닝은 상당수
의 문제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을 때’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했을 때’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친구사이와 부모 자식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갈등의 본질적인 구조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서로간의
의견 충돌은 필연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처신(處身)을 직역하면 ‘몸을 두는 곳’이다. 이는 공간적인 개념이 뚜렷하게
각인된 말이며, 곧 ‘나를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처신이라는 말은 처세라는 말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처세가 유동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유리함, 혹은 생존을 꾀하는 임기응변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한다면, 처신은 자신이 정확하게 있어야 할 곳을 알고 그곳에 위치해 있음
으로 해서 더 나은 발전을 꾀하는 전략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처신은 이렇듯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강화함으로써 단순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다음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훌륭한 발판이
되어 주기도 한다.

결국 삶이란 ‘롤플레잉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 주어진 각자의 롤(role)에 맞춰 얼마나 합당한 플레잉을 하느냐
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제 이를 지혜롭게
수행할 수 있는 처신의 방법론이 필요하다.
매 시기 자신의 몸을 어디에 둘 것인가,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만 알아도 훨씬 지혜롭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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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처신은 몸을 제대로 있어야
할 곳에 둔다는 의미입니다. 영어로는 포지셔닝(positioning)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처세와 처신의 차이를 저자는 유동적이고 임기응변적인 것을 처세라 하고
좀 더 고정적이고 멀리 내다보는 전략적인 것을 처신이라고 하였습니다.
저자가 서두에서 예를 들었듯이, 바둑돌은 아주 단순합니다. 색도 두 가지
밖에 없고 모양은 하나입니다. 가로와 세로의 교차로에서 어떤 상황에
어떤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날카로운 칼이 되기도 하고 든든한 방패가
되기도 합니다. 엄청난 폭발력의 폭탄이 되기도 하고, 작은 총알의 역할
을 하기도 하지요.

우리네 인생이라는 바둑판에서 각 개인도 이와 유사할 것입니다.
어떤 적당한 시기에 어떤 적절한 위치에 있을 때, 생사가 갈리기도 하고
대단한 성패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조조의 부하 양수는 똑똑했지만 주공
의 뜻을 거스리고 앞선 행동을 했다가 목숨을 잃습니다.
유비는 삼고초려를 하여, 천하의 재사 제갈공명을 얻습니다.

처신은 비단 직장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장 친한 사이인 부모
자식 사이, 부부 사이, 형제 사이에도 올바른 처신은 그 관계를 더욱 더
돈독하게 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갈라서기도 합니다.

인생은 롤플레잉 게임, 즉 연극과도 같다는 비유를 많이 합니다.
자신의 역할을 지혜롭게 행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현명하게 있으면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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