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곤
<리더의 그릇> 여곤, 나카지마 다카시
강 일 송
오늘 볼 책은 명나라의 여곤(呂坤, 1536-1618)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사상을 신음하듯이 토해내며 정리한 걸작을 저자가 정리를 한 책입니다.
“신음어(呻吟語)”는 이처럼 여곤이 자기 삶의 신음을 기록한 것인데,
1,976개의 문장이 수록되어 있고, 다른 사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관되게 펼쳐져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인물론, 인간학에 대한 책이지요.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더 나은 인간상에 다가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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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는 하나의 근원에서 비롯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있지만 하늘이 네 개로 갈라진 건 아니다.
동서남북 네 방향이 있으나 이것 역시 네 개의 지역으로 나뉜 건 아니다.
희로애락의 네 가지 감정이 있으나 이 또한 사람이 네 가지 얼굴로 따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여곤의 철학이 잘 표현되어 있는 문장이다. 이 모든 변화는 이
우주가 창조한 것이지만, 그것들을 일일이 구별하는 것은 인간의 지혜다.
“강에는 많은 물줄기가 생기지만 원류는 하나다. 나무에는 많은 잎이
있지만 하나의 가지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갖가지 감정을 표현하지만
하나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작은 문제들은 으레 중대한 문제에서 나오므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법이다. 모든 것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 그릇이 큰 인물은 상대의 미숙함마저 포용한다.
“말과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상대방의 사람됨을 판단하는 길이다.
발언에 귀를 기울이되 상대방의 인물됨을 따지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길이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스스로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
그 사람의 가르침이 훌륭하다면 배우면 된다. 상대방의 사람됨이 어떠한 가는
사사로운 문제다. 지나치게 혼자 잘난 척하는 것은 유치한 일이다.
진짜 어른은 상대방의 미숙함조차도 받아들인다.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그릇이
크기 때문이다.
너무 스스로를 청렴결백하다고 생각하고 산다면, 깨끗한 물에 고기가 살지 않는
법처럼 주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이다.
◉ 안락한 삶일수록 변화가 필요하다.
“불행은 대체로 안락한 생활에서 비롯되며,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피할 수 있다. 사치스러운 생활에서 비롯되고, 검소한 생활을 통해 피할 수 있다.
욕심을 채우려는 행위에서 비롯되고, 분수를 앎으로써 피할 수 있다.“
안락함과 여유로움은 다르다. 여유는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지만 안락함은 마음을
산만하게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
면서 몸과 마음이 긴장감에서 해방되어 있는 상태야말로 진정한 여유로움이라
할 수 있다. 언뜻 어려워 보이지만 습관을 들이면 쉽다.
안락한 생활은 이것저것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생활이다. 아무런 목적 없는 생활
이다. 안락함에 빠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이것에서 빠져나오려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유능한 경영자는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화행사에 참여하거나 여러
가지 체육활동을 하면서 삶에 변화를 준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경영자의
인간적인 성장이 꼭 필요하다.
◉ 이익은 독차지하지 말고 반드시 주위와 나누어라.
덕을 가진 삶, 덕이 넘치는 인생은 생활을 풍요롭게 하며 그 어떤 약보다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덕에 대하여 여곤은 이렇게 언급한다.
“명예나 이익을 혼자서 독차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위 사람에게도
나누어 주라. 자기 몫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섭섭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이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다.
따라서 훌륭한 인물은 덕을 쌓되 명예를 양보하며 이익은 나누어 준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늘 행복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무엇이든 혼자서 다 차지하지 말고 주위에 나누어주라고 여곤은 강조한다.
혼자서 다 차지하면 시기와 질투를 사게 된다.
남모르게 베푸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살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바람직한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
남에게 베푸는 행위가 최고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을 때, 이미 덕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리라.
덕이란 한마디로 표현하면 “얼마나 많이 버릴 수 있는가”이다
덕을 가진 사람은 욕심과 명예과 이익을 과감히 버린다. 단순히 버리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윗사람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족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가장이 될 수 있다.
사원 전체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은 경영자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행복을 위할 수 있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오늘날의 정치가들은 과연 몇 사람이나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그릇을
지녔을까
◉ 사람의 각기 다른 매력을 살리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말(馬)은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있지만, 개미는 한 톨을 나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말이든 개미든 최선을 다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끼리는 많은 물을
마시지만, 쥐는 겨우 한 모금을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코끼리든 쥐든
배가 부르기는 마찬가지다.
훌륭한 리더가 사람을 기용할 때는 똑같은 실적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할 뿐이다.“
열이면 열, 각자 개성이 다르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색깔을 지닌다.
외향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향적인 사람이 있다.
자기 나름의 색깔이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적성’이다. 훌륭한 리더는
바로 이 적성을 꿰뚫어 보고 인재를 기용한다.
여곤은 이렇게 말한다.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은 평온한 시대에 훌륭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반대로 난세나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는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기용하라. 야생마와 같은 사람이라도 다스릴 줄만 안다면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평상시에 활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사시에 활약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의 경우이든 중요한 것은 리더가 어떻게 기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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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명나라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여곤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의 책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종이가 닳도록 반복해서 읽는다고 합니다.
이 책을 쓰기까지 긴 시간 병마에 시달렸고 30년에 걸쳐서 완성을
했는데, 말 그대로 신음 중에 지혜를 얻어서 쓴 글들입니다.
오늘 글은 지도가(리더)가 되려면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꼭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키면 좋을 말들이지요.
그릇이 큰 인물은 자기와 맞는 사람뿐 아니라, 미숙하고 부족하며 자기
와 맞지 않는 상대조차도 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도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들을 최적의 조화로서 만들
어야 합니다.
그 각각의 개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적시에 기용할 수 있는 혜안과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요.
각자의 소리가 잘 나게 하고 그 소리들이 음의 조화로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 지휘자의 임무입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이익이 생겼을 때 그 이익을 나누는 것을 잘
하여야 합니다.
전쟁에 이겼을 때 그 공을 논하고 상을 주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익에 민감하고 그 배분에 엄청난 관심
을 가지기 때문이지요.
지도자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예부터 사람을 그릇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만성이 대표적인
성어지요.
우리 주위의 정치가를 비롯한 수많은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시민들을,
사원들을,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 줄 덕과 아량의 그릇을 가졌을까요?
그런 넓은 그릇의 지도자들이 우리 주위에 그득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