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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20. 2016

<파리를 떠난 마카롱>

기욤 에르네

<파리를 떠난 마카롱>, 기욤 에르네


                    강  일  송


오늘 한번 살펴볼 책은 “파리를 떠난 마카롱”인데, 세계의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트렌드>에 대한 고찰이 실려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올리브유가 어떻게 세계인의 주방에 자리 잡았고, 현대인은

어떻게 유기농이라는 값비싼 트렌드를 쫓을까?

또한 제목에서처럼 프랑스 고급과자인 마카롱이 어떻게 파리를 벗어나

뉴욕, 도쿄, 홍콩, 서울 등 전세계로 인기몰이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을 전개합니다.


인간은 자기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욕망에 빠져 들고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수용을 합니다.   왜 어느 순간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집단적으로 하나의 취향에 빠져드는 것일까요?


저자는, 유행과 트렌드는 우리의 욕망과 사회적 시스템, 문화적 취향,

비즈니스와 권력의 집합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트렌드 사회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지평이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문사회학에서 유행과 트렌드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고 하는데, 겉으로는 구름처럼 가볍고 파도처럼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 집단의 욕망과 위기, 기회의 신호가 숨어 있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트렌드는 대체로 상업적인 것과 연관이 많지만 모두 상업적인 것이 아닌데

유행어가 그렇다고 합니다. 또한 아기 이름짓기 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한국의 경우도, 과거에는 영, 미, 숙, 순 등의 글자가 많이 쓰이다가 최근엔

예, 빈, 서 등의 글자가 들어간 이름이 많다합니다.

진료실에서 특히 소아과의사들은 아주 쉽게 관찰을 하는 현상입니다.


또한 트렌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는데 , 특히 패션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레깅스”가 그러한데, 한때 촌티의

대명사였던 레깅스가 화려하게 부활을 합니다.


트렌드의 확산에는 “모방”이라는 현상이 필수적인데, 인간에게는 거울신경

세포가 있어서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게 됩니다.

사회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1857-1929)에 따르면 20세기 초 자본주의에

매료된 동시대인을 관찰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물건에 사로잡히는 것은

욕구나 유용성만이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정신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고 밝힙니다.

“아무리 찢어지게 가난하여도 한번도 과시적 소비를 하지 않는 사회계층은

없다“라고 말하지요.


즉 사회는 개개인이 자신의 소유물을 통해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애쓰는 경쟁의 터전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 모방적 경쟁이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의 출현을 야기한다고 하고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것은 결국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갈구인 것입니다.

“베블런 효과”라고 불리기도 하는 베블런의 주장은,  어떤 물건의 가치가

경제적 의미 뿐 아니라 사회적 의미도 갖는다는 것이고, 어떤 물건에 대해

느끼는 호감이 다른 소비자들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설명합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라는 학자는 증권시장 투자자들의 행태를

설명하기 위해서 “미인대회에서 1등을 뽑는 방법”을 비유로 사용했는데

뽑는 심사위원은 자기의 개인 기준이 아니라 가장 많이 선택받을 것 같은

얼굴을 뽑는다 합니다. 즉, 다수의 취향을 예상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주식시장에서는 노련한 투자자나 초보 투자자나 다 똑같은데, 아는게

거의 없든 많든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 합니다.

좋은 주식투자 방법이란 투자자 자신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의 생각을

어떻게 그려내느냐라는 것이지요.  이 게임의 승자는 대중의 행동을

미리 예상해서 맞히는 사람이라 합니다.


오늘 살펴 본 책은, 제목은 상당히 가벼워 보이는데, 실상 내용은 아주

폭넗고 다양하게 사회를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에서 두드러진 “다수의 욕망”이라는 새로운 권력을 접하게 됩니다.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시대의 큰 물결과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고, 다수의 욕망 이라는 대중의 트렌드와 취향에 대한 촉각이 예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조급증도 생깁니다.


하지만 결국은,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서 초심을 잃지않고 본분을 다하면서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는 양면의, 이중의 전략이 어떤 사업이든

그 뿌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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