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기
< 예술로 만난 사회 >, 김호기
강 일 송
오늘은 <예술로 만난 사회>라는 책을 한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호기(1960~)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저자는 시, 소설, 음악, 회화, 건축, 만화,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담론을 펼쳐나갑니다.
이 중 유명한 회화작품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한 부분이
있어서 옮기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도대체 사회학자의 눈에 비친 고흐의 그림은 어떠하며 어떤 식으로
설을 풀어가는지 궁금하였거든요.
먼저 저자는 고흐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술작품과 예술가의 삶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 고흐만큼
이 둘이 극적으로 결합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별이 빛나는 밤>의 검푸른 하늘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달과 별이
검푸른 하늘같은 현대인의 곤난한 삶에서 포기할 수 없는 꿈과 희망을
달과 별이 표현한다고 한다면, 저자는 이렇게 연관지어서 이야기합니다.
“현대인의 물질적 생활은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인 빈곤은 더 늘어나
쓸쓸함, 외로움, 혼란스러움은 더 늘어났다.
사회학에서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낳은 “소외”를, 막스베버는 합리화
가 가져온 “쇠 우리(Iron cage)"를, 위르겐 하버마스는 체계의 과도한
발전에 따른 “생활세계의 식민화”를 이야기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정체성의 위기를 가져온 원인을 저자는
2가지로 설명하는데,
첫 번째는, 자본주의가 가하는 구조적 강제
두 번째는, 세계화와 정보사회가 주는 충격
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진단 후에 극복하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일단, 구조중심적인 시각에서 제도개혁이 필요하고, 개인중심적인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는 치료담론들이 현대에는 난무하는데
저자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해 이중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삶이란 낡은 사회제도를 개혁하려는 집합의지를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위안과 힘을 동시에 선물하는 용기를 갖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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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사회학자의 눈으로, 여러 예술 분야의 작품을
매개로 사회적인 현상을 분석하고 나름의 처방이나 방안을 소개
하는 형식의 책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한병철교수의 “피로사회”에서도 현대인의 고단함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요,
그때도 성과사회인 현대에서 “자기착취”로 인한 온 사회 구성원들의
피로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고, 김호기교수도 마찬가지로
사회제도의 개혁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위안과 안정,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흐의 삶은 자기인생을 한곳에 다 집중하고, 자기분야에 있어서는
최고를 이루었지만, 정작 삶의 풍요로움, 안정, 행복함은 잃어버린
현대인의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삶의 현장에서는 당연히 열정을 다하고, 그 사이사이에
고개를 들어 하늘 한번 쳐다 볼 여유, 홀로 피어있는 꽃 한송이를
지나치지 않고 쳐다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개인의 이중적인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