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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20. 2016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


                          강 일 송


오늘 한번 언급할 책은 “유목민”을 주인공으로 하여 역사를

되짚어 본 책입니다.   저자는 “스기야마 마사아키”(1952~)로 현재

교토대학 교수인데, 일본내에서 몽골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합니다.


개인적으로 몽골, 흉노, 훈족 등의 유목문명에 대해 관심이 많은터라

금새 서점에서 보는 순간 손이 가더군요.


역사를 “정주 농경문화”와 “유목 기마문화”로 편의적으로 나눌 수 있

는데, 유목문화는 일반적으로 문자를 소유하지 않아서 자기 역사를

후대로 제대로 남기지 못하였고, 적대적 관계의 농경 정주민들이 기록

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 무릇 역사가 그러하듯이, 승자가 기록한

역사나 적국의 기록은 편견과 오해를 포함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늘 지니고 있다하겠습니다.


인류학자인 C.레비스트로스 에 의하면 유목사회는 역사를 갖지 못한

“차가운 사회(Cold Society)" 에 속하는데,  유목사회에 대한 편견은

마치 서양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합니다.

예전 서양에서는 동양을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이중적 시각을 가졌

는데, 동양은 금과 은이 넘쳐나는 풍요롭고 신비로운 땅이라는 이미지

와 미개하고 전근대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사는 땅이라는 시각이

바로 그러합니다.


유목민에 대해서도 “고결한 야만인”이라는 루소의 말처럼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측면과, 약탈과 파괴를 일삼는 폭력적인 이미지가 공존한

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인류학과 역사학 연구를 거듭할수록 유목사회

또한 정주사회처럼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사회구조와

사고를 변화시켜 왔으며, 유목민의 폭력성은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드러났다고 합니다.


유목적 사고의 특징 중 네트워크와 관련해서 꼽는다면, “면(面)의 사고”

가 그것인데, 농경사회에서는 “점(點)의 사고”가 중심인 것과 대조

된다 합니다.    

물론 “점의 사고”의 농경문화가 인간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인류의

사유를 확장하고 여러 학문들이 발전하는 토대가 되었다 하고,

“면의 사고”는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 전체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정교한 정보력 등인데,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덕목이기도 하여, 현대에서는 유목적 사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유목민이 문헌 속에서 가장 최초로 등장한 것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등장하는 “스키타이”입니다.

스키타이는 당대 최고를 자랑하던 페르시아의 대군와 알렉산더대왕

의 북방원장권을 차례로 격파하며 역사에 등장하였고 이후 사라지

는데, 아마 그들의 기마기술은 동쪽으로 전해져 중국 전국시대에

최초로 기마기술을 받아들인 서쪽의 “조”와 “진”이 바로 그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 유목국가 또는 유목제국은 동쪽에서 세워져 그들의

파도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밀려갑니다.

흉노의 서진과 함께, 훈족으로 인해서 게르만 대이동이 일어나고

로마의 멸망이 연결되었으며, 훈족이 두려워 피한 사람들이 바다에

도시를 세운 “베네치아”등 역사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이후 몽골이 등장하면서 다시 세계사는 요동을 치는데, 대제국을

형성한 몽골은 유목과 정주, 해양이 복합된 교류시스템이 갖추어

지고, 동서 교류의 통로가 늘 되어 왔습니다.


저자는 다시 현대사회와 유목문명과의 연관을 이야기 하는데

현대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유목의 속성인 “모바일”입니다.

이성 중심의 근대가 진지하고 엄숙한 시대였다면,

현대는 끊임없이 이동과 변화 속에서 가치를 해석하는 시대라

규정합니다.

즉, 고정된 가치체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그래서 “점의 사고”보다 “면의 사고”가

우선되어 나타난다고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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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와 같이, 역사는 끊임없이, 정주 농경문화와 유목문화간에

서로의 교류(interaction)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흉노와 한족과의 끊임 없는 경쟁과 교류, 몽골과 서방세계와의

조우, 한민족과 북방 유목민과의 교류, 특히 신라에서는 독특한

이력이 있는데, 주위 문명에서 볼 수 없는, 화려한 “금세공

문화”, “적석목곽분” 인공적으로 두개골을 변형한 “편두(偏頭)

문화”등이 스키타이에서 비롯한 중앙아시아 유목문명의 영향

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무릇 역사는 흥미롭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 나갑니다.

오늘날 새롭게 부상하는 현대의 “노마드족”이 2000년을 이어온

유목문화를 계승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또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항상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여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진출하는 그들의 DNA가 더 절실한 시대가

되고 있음을 오늘 한번 생각하여 보고,


향후 엄청난 변화의 시대가 예상되는 의료계에서도 생존하고

적합한 역할모델로 남아서 발전하려면 유목문명의 DNA가

필수적이지 않을까 고민하는 하루를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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