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와 중상주의"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1)
-- "제국주의와 중상주의"
강 일 송
오늘은 세계사를 한번 보려고 하는데, 사건 중심이나 연대기
중심의 세계사가 아닌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게 해주는
방식의 책입니다.
오늘은 그중 "제국주의와 중상주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저자인 사토 마사루(1960~)는 도시샤(同志社)대학교에서 신학
연구과를 마치고 외무상에 근무하다가 지금은 집필활동에 전념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서로 “국가의 덫”, “자멸하는 제국”, “국가론”, “종교개혁이야기”
등의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
★ 세계사를 아날로지(Analogy)적으로 읽기
오늘날 세계는 사람과 물자와 자본이 국경을 넘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에서는 국제적인 감각이 필요
한데, 이는 외국어를 익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떠한 역사가 축적되어 현재의 국제정세가 성립되었는지를 정확
하게 인식하고 상황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아날로지(Analogy)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읽고, 현재 벌어
지고 있는 일들을 살피는 감각이 필요하다.
아날로지, Analogy란, 비슷한 사물을 연관해 사고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아날로지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을 체득하고
있다면 미지의 사건과 마주했을 때도 이 상황은 과거에 경험했던
그때 그 상황과 유사하다는 판단과 함께 대상을 냉정하게 분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쟁의 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1914년에 시작된 전쟁의 시대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세계대전
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련이 붕괴하고 이듬해인 1992년, 미국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민주주의와 자유경제주의의
최종 승리를 드높이 선언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련이 붕괴하였지만, 2001년 9.11 테러가 미국
에서 일어나고, 2003년 이라크전쟁, 시리아 내전, IS의 위협 등
현재 국제정세를 보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고, 그 직관은
옳다.
★ 제국주의 시대
세계사에서 제국주의 시대는 1870년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를 이른다.
이 시기는 구미 열강이 군비를 확장하고 세계 각지를 식민지나 세력권으로
삼아 지배하던 때였다.
영국은 1870년대에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매수하고 인도제국을 세웠다.
프랑스 또한 1880년대에 식민지 확대 정책을 취하고 아프리카와 인도차이
나 반도를 하나씩 식민지로 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1870년대부터 제국주의 시대로 돌입했던 것인가?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상주의”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이해할 필요
가 있다.
★ 중상주의(重商主義)란 무엇인가
16세기 이후 자본주의는 “중상주의->자유주의->제국주의(독점자본주의)
->국가독점자본주의->신자유주의” 형태로 변천을 거듭했다.
중상주의란 16세기에 형성된 절대왕정이 실행한 경제정책으로 국가가
상공업을 육성하고 무역을 진흥하는 것을 말한다.
초기의 중상주의는 다른 국가의 광산을 개발해 금은을 직접 수탈하는
중금주의, 이어서 무역 흑자에 따른 화폐 획득을 중시하는 무역차액
주의, 그리고 국내 수출산업을 보호육성하는 산업보호주의의 단계로
옮겨왔다.
중금주의(重金主義)의 대표 주자는 스페인이었다.
16세기 전반 아스테카 왕국과
잉카제국을 멸망시키고 광산을 경영하며 금은을 직접 거두었다.
하지만 스페인 왕실은 전쟁비용과 낭비 때문에 파산했고 결과적으로
중금주의는 쇠퇴했다.
17세기가 되자 외국무역이 중상주의의 중심이 되었다. 국가가 수출
입을 규제하고 이익을 가로채는 것을 무역차액주의라고 한다.
17세기 초, 1600에 영국을 시작으로 1602년에 네덜란드, 1604년에
프랑스가 잇달아 동인도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국가가 발부한
특허장을 바탕으로 무역을 독점적으로 행하는 회사를 말한다.
무역이 활발해지자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산업보호주의가 부상했다.
★ 영국 패권의 시대
중상주의를 최초로 폐기한 국가는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영국
이었다. 산업혁명을 통해 강력한 힘을 얻은 산업자본가들은 국가의
규제가 거추장스러워지기 시작했고, 그들은 자유주의적인 개혁을
요구한다.
영국은 압도적인 힘으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에 일방적으
로 자유무역을 강요하는 한편 식민지화를 진행했다.
그러나 1870년대에 접어들며 영국의 힘도 기울기 시작했다.
영국은 섬유공업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중화학공업으로 전환은 늦었다.
중화학공업에서는 독일이 눈부신 발전을 하였고, 나아가 19세기
말에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공업국가로 거듭났다.
영국의 존재감은 이 시기부터 약화되었고, 이와 궤를 같이해 영국
주도의 자유주의 시대는 끝을 고하고 제국주의 시대가 찾아왔다.
=========================================
오늘은 역사를 보는 방식을 하나의 개별 사건이나 연대기적 나열이
아닌 전체의 흐름을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보는 책을 보았습니다.
특히 아날로지, Analogy 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과거의 역사적 사건과
체험을 현대의 일들과 연관지어 유추하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날로지는 <비례>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analogiā에서 유래하는
말로서 본래 수학용어였으나, 플라톤 이후에는 철학분야에서
이용되었으며, 유추, 유사성 등으로 번역된다 합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은 단 한 시도 우리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크게 보면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늘 목격하고 있습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1952~)는 "역사의 종말"에서 성급히 자유경제주의
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사실 인간이 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한 끊임없이 다툼과 분쟁은
지속될 것이고, 라인홀드 니버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은 그나마 도덕적이기가 쉽지만 집단으로
뭉치면 양보와 배려가 극도로 줄어들어 조율이 어려움을 알고 있습
니다.
그러므로 인류가 대항해를 통해 먼 지역을 이동할 수 있게 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중상주의를 실현하자, 필연적으로 힘의 차이에
의한 침략과 수탈이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남미와 아프리카의 식민 정책을 들 수 있겠지요.
이렇듯 중상주의로 시작한 정책은 제국주의로 이어졌고 이후 큰 전쟁
의 소용돌이에 세계는 빠져들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역사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어, 조선말에 수많은
강대국과의 분쟁에 휘말리고 서양의 제국주의를 본뜬 일본에 의해
강점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산업혁명을 주도하였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이 섬유산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의 전환이 늦어짐으로 독일과
미국에 패권을 넘겨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여기서 이 사실 하나만으로 패권의 이동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변화를 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지는
해가 된다는 사실을 배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여서,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가장 변화에 잘 적응한
사람이나 조직이 가장 강한 그들보다 더 오래 번성한다는 배움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