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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Apr 08. 2017

<미각의 비밀>

-- “미각은 어떻게 인간을 결정해 왔는가?”

<미각의 비밀>
-- “미각은 어떻게 인간을 결정해 왔는가?”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인간의 감각 중 “미각, Tasty"에 대한 흥미진진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존 매퀘이드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워싱턴포스트, 포브스닷컴 등 다양한 매체로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파괴경로, 뉴올리언스의 파괴와 초폭풍시대>가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미각의 과학적 현상에 머물지 않고, 먼 인류의
조상부터 시작해 고고학까지 파고들어 맛의 비밀을 찾아나갑
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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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 지도의 오류

에드윈 가리규스 보링은 심리학자로 코넬대학원생이던 1914년부터
다양한 실험들을 했는데, 드디어 1942년,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등 향미를 이루는 네 가지 기본적인 맛을 붓에 찍어 자원자들의
혀에 묻히고는 그 상대적인 맛의 강도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장소에 따라 각각의 맛을 감지하는 데 필요한 역치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이렇게 만들어진 도표가 유명한 혀 다이어그램의 바탕이 되었
는데, 각각의 맛을 느끼는 지역을 따로 구분했다.

하지만 계속된 연구에 의해 혀 지도는 단순히 과정이나 잘못된
해석에 불과한 게 아니라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973년, 피츠버그 대학교의 버지니아 콜링스가 원래 했던 실험을
다시 했고, 2000년대에는 더 진전된 실험을 통해 네 가지 맛
외에 2001년에는 ‘감칠 맛’이 다섯 번째 맛으로 공인되었다.
그리고 모든 맛이 혀 전체 지역에서 감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모든 맛봉오리에는 다섯 가지 수용기 단백질이 분포하고 있다.

★ 맛의 철학적 의미

수천 년 동안 과학자와 철학자 들은 맛과 향미를 연구할 가치가 없는
분야로 간주해 왔다. 고대 그리스인은 맛을 감각 중에서 가장 낮고
저속한 것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맛은 유혹의 하나로 마음을 흐리게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플라톤은 대화 편에서 미각은 혀의 미소한 정맥으로 들어와 심장으로
전달되어 생기는데 심장은 저속한 신체 감각이 모이고, 사고와 이성은
뇌의 ‘회의실’을 차지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편견은 2000년 동안 감각에 대한 사고에서 하나의 고정관념
이 되었다. 18세기의 칸트도 맛은 너무나도 기이하여 연구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썼다. 칸트가 보기에는 맛에는 빛의 행동을 지배
하는 보편적인 원리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이 이렇게 인색한 평가를 한 것은, 어떤 심리적 불안을
반영한 결과인데, 맛은 동물로 살아가는 삶에 포함된 기본적인
‘야만성’을 상징한다. 동물은 살기 위해 다른 동식물을 먹어야
하고, 여기에는 맛이 강력한 유인제로 작용한다. 맛은 생명을
유지케 하는 아주 오래되고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의 의식적 표현
이었던 것이다.

★ 미각의 생성

맛 지각은 DNA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유전 형질로, 수백만 년 이상
전달돼 오면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다른 감각 즉,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은 대체로 사람들마다
조금씩의 차이밖에 없이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미각은 입속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화학적으로 테스트
하는 일종의 파수꾼이며, 오랜 세월 우리 조상들이 먹고 마신
모든 것을 통해 형성이 되었다. 미각은 단일 감각 세계를 차지한
적이 전혀 없었으며, 항상 많은 감각 체계를 차지했다.

쓴맛을 예로 들어 본다면, 몸에 독소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한
생물학적 경보 시스템으로 쓴맛은 시작되었다.
해파리와 초파리, 그리고 심지어 세균도 쓴맛이 나는 화합물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 사실은 이 기본적인 혐오감의 기원이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식물은 감염성 미생물을 죽이거나 자신이 잡아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독소를 사용하는 호신책을 발전시켰다.
혀에 쓴맛 물질이 닿으면 뇌에 전기화학적 연쇄 반응이 일어
나면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쓴맛은 다른 향미와 결합할 때 훌륭한 맛이 나기도 한다.
만약 쓴맛이 사라지면 음식의 활기도 사라진다.
초콜릿을 보자면, 500년 동안 카카오콩의 쓴맛을 설탕과 우유로
완화시키는 실험을 해왔고, 맥주와 피클, 그리고 커피도 어느
정도 쓴맛이 필수적이다.
커피 맛을 좋게 하려면 먼저 누그러뜨릴 수 없는 쓴맛의 힘을
불러 온 뒤에 그것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쓴다.

★ 현대에서 맛의 탐구

맛은 과학적 탐구가 불가능하다는 과거 철학자들의 주장은 이제 무의
미한 것이 되었다. 맛의 과학은 20세기에 큰 발전이 일어났고
21세기에는 놀랄 만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다섯 가지 기본적인 맛의 수용기가 모두 발견되었고, 여섯 번 째
맛으로 지방 맛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마음의 뇌와 몸 사이의 연결 관계, 즉 나는 왜 저 치즈
버거가 먹고 싶거나 저 와인을 꼭 마셔야 한다고 생각할까? 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우리 몸과 음식물에 살아있는 이 오래된 신호의 정확한
의미를 해독하는 것은 인간 생물학에서 아주 험난한 문제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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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간의 감각 중 미각에 관한 탐구의 글을 보았습니다.
예로부터 미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평가 절하되고 무시되어
온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정신적 고결함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먹는 문화와 연관이 깊은 "미각"에 대한 반응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인간의 심리학이나 생리적인 상태 등을 보면 인간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생존, survival"과 닿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각도 마찬가지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에너지
를 얻기 위한 음식물 섭취를 해야하고 이때 음식에 대한
선호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미각이 되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충분한 열량을 공급하는 음식은 달게 느껴서 선호를
하게 만듭니다.  대신 독이 들거나 몸에 해가 되는 것은 쓴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상식처럼 생각해 온 혀의 맛지도가 과학적 근거
가 전혀 없다는 것은 저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중 상당수가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이것을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바탕에 쓴맛이 작용해서 음식의 생기를
돋우거나 진한 향미를 낸다는 것입니다.
초콜릿이 대표적인 것인데 쓴맛을 연화시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음식이 만들어진 것이네요.

현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인 커피도 누그러뜨릴 수 없는
쓴맛을 불러 온 뒤에 그것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쓴다는 말이
아주 새롭게 다가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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