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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인문학>

-- “인류와 함께 한 시간에 관한 모든 것”

by 해헌 서재

<시간 인문학>
-- “인류와 함께 한 시간에 관한 모든 것”

강 일 송

오늘은 시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책은 시간에 관한
인류의 모든 기록과 역사가 녹아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리즈 에버스(Liz Evers)로서 영국의 그리니치에 살면서 이
책을 썼고, 이 세상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정보를 모으고 책을
편집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작으로 “셰익스피어의 400년 전통유산”이란 책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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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개념이 없는 아몬다와족

최근에 바깥 세상에 알려진 브라질의 아몬다와족은 1986년 그 존재
가 드러났는데, 이 부족 사람들에게는 추상적인 시간 개념이 없다.
시간을 가리키는 단어나, 한 달 일 년 같은 시간을 구분하는 말도
없다. 이들은 나이를 말하는 대신 인생의 각 단계를 가리키는 이름
을 쓰거나 그 공동체 안에서 저마다의 지위를 나타내는 이름을 쓴다.
이들에게는 ‘시간 테크놀로지’, 즉 시계나 달력이 없고, 이들이
사용하는 수 체계도 매우 한정되어 있다.

★ 지구의 나이

1654년 북아일랜드 아마의 영국국교회 주교 제임스 어셔는 세상이
기원전 4004년 10월 22일 저녁 6시에 창조되었다고 선언했다.
몇십 년 동안 성서와 세계사를 연구한 끝에 마침내 이런 최종 결론
에 이르렀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와 지질학 연구가 이루어지자 지구가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늘날은 지구의 나이가 45억 4,000만 살이라는 것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약간 복잡한 수학과 ‘방사성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서 얻어
낸 것이다.

지구상의 물질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것은 서부 오스트레일
리아에서 발견된 지르콘 수정이다. 이 수정은 44억여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가장 오래된 운석은 45억 6,700만
년 전의 것이다. 학자들은 우리 태양계의 나이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아직도 현재 진행중인 빙하기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아직 빙하기에 살고 있다. 사실 빙하기의
맨 끄트러미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 빙하기는 260만 년 전에 시작
되었고 가장 추운 시기는 약 1만 2,500년 전에 지나갔지만 아직도
빙하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지구의 역사에는 다섯 번의 빙하기가 있었다. 첫 번째 빙하기는
휴런 빙하기로 24억 년 전부터 21억 년 전까지 계속되었다.
그 다음 찾아온 것은 크리오게니아 빙하기로 8억 5,000만 년 전
부터 6억 3,500만 년 전까지 이어졌다.
비교적 짧은 안데스-사하라 빙하기가 4억 6,000만 년 전부터 4억
3,000만 년 전까지 있었고, 그 다음 카루 빙하기는 3억 6,000만 년
전부터 2억 6,000만 년 전까지 이어졌다.
현재의 빙하기는 258만 년 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상대적으로 안정된 ‘간빙기’를 지나고 있는데, 간빙기의
기후 조건 덕분에 우리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다.
다음 빙하기의 시작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수준에 달려있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갑자기 떨어지면 당겨질 것인데, 대체로 현재의
간빙기는 앞으로 5만 년 또는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 일주일의 등장

7개의 하루를 묶어 일주일로 만드는 것은 고대 바빌로니아인들과
초기 유대 문명에서 시작되어 로마를 거치면서 내려온 또 하나의
유산이다. 일주일의 각 하루의 이름은 7개의 고전시대 행성에서
따온 것이다.

한편 고대 중국인들과 이집트인들, 페루인들은 10일짜리 일주일
을 세었다. 마야인들과 아스텍인들에게는 일주일이 13일이었다.
시대를 거치면서 7일짜리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1929년부터 1940년까지 소련은 5일짜리 일주일을 채택한 적이
있고 1793년 혁명기 프랑스에서는 10진법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달력 체계가 잠시 도입된 적이 있었다.

★ 12진법과 60진법

시간을 나누는 방법은 기원전 3000년 무렵의 고대 메소포타미아
에서 시작되어 바빌로니아인들을 거쳐 온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일반적인 계산을 할 때에 10과 10의 배수를 사용
하는 십진법이 쓰이지만, 시간을 잴 때는 물론이고 각도를 잴 때,
지리적 좌표를 측정할 때에는 60을 중심 수로 사용하는 60진법이
쓰인다.

동서양 모두에서 길이와 단위 등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12
진법은 시간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여전히 유용성을 발휘한다.
12진법은 고대 이집트, 수메르, 인도, 중국 등 초기 문명에서
널리 사용되던 방법이었다.

★ 주관적 시간

우리 몸은 나름의 내부 시계가 있어서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계속 가고 있다. 우리 모두는 각각의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르게
시간을 경험한다.

“어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와 한 시간 정도 앉아 있다면 그 시간
이 일 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그를 뜨거운 화덕 위에
몇 분 앉혀놓으면 어떤 시간보다 길게 느낄 것이다. 그것이
상대성이다.” 앨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은 그렇게 말했다.

이처럼 시간에 관한 우리의 경험은 매우 주관적이다.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우리 삶의 경험과 기대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으로 느낀다.
이것은 우리의 경험 중 많은 부분이 익숙하고 반복되기 때문
이다.
또한 북반구에서 삶의 속도는 대체로 남반구에서 삶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간다. 그리고 스위스와 독일은 삶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꼽힌다.

★ 지금이라는 시간

우리는 사람마다 주로 생활 속도와 관련해 시간을 주관적으로
경험한다는 사실을 보았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우리가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과거성’이라는 감각이
필요하며, 우리의 정체성은 대체로 과거의 기억과 감각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현대의 영적 지도자인 에크하르트 톨레(1948~)는 “삶에서 존재
하는 것은 언제나 지금뿐이다.”라고 말한다. 매우 타당한 소리
같지만 사실 ‘지금’의 본질을 붙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사물을 직접 경험하거나 인지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일어난 직후에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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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살펴 보는 시간
을 가졌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구의 시작부터 인류의 발전 과정, 그리고
빙하기 이야기, 시간의 측정, 시간의 철학적 개념까지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시간은 쏜살같다 든지, 한번 흘러가면 되돌아 오지
않는다 든지, 시간이 보배다 라는 등의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시간의 "상대성"이란 개념이 개인적으로
는 가장 인상적인데요, 멀리 가는 여행을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라는 말도
같은 맥락의 말일 것입니다.

또한 삶의 속도에서 남반구보다 북반구에서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는 말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이 될텐데요, 북반구가 남반구
보다 공업화, 도시화가 더 되어 있음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다시 생각을 해본다면, 도시화 공업화로 개인
의 경제적 수준이나 국가의 경제 수준이 높아도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다면 저개발 국가보다 오히려 더 낮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
서, 실제로 우리가 지금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시차를 가지기 때문에
"지금"보다 약간 지난 지점의 인식이라는 것도 이야기합니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다는 원시부족 아이몬다족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그들이 결코 현대인보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불편하고 불행하였을까 하고 질문을 가정해본다면,
이에 대한 답은 제 생각에는 "결코 불편하고 불행하지 않다"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늘의 화두인 "시간"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나름의 "시간"을 가져
보는 주말이 되고자 합니다.

다들 완연한 봄을 충분히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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