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by 해헌 서재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로코까지” 中


강 일 송


오늘은 “로쟈”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이현우작가의 러시아문학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비교시학”(2004)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합니다.


인터넷에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러시아

문학, 세계문학, 인문학에 대한 강의를 대학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 “그래도 책읽기는 계속된다.”,

“책을 읽을 자유”,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등등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는 엄청난 독서량으로 얻어진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블로그를

통해서 혹은 강연이나 저술을 통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데

오늘은 2017년 4월 25일 초판이 나온 최신간인 이 책을 한번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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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혁명을 만나다.


20세기 러시아의 문학은 사회주의 러시아, 즉 소비에트 러시아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1917년 제정 러시아는 종말을 고하고, 10월 혁명과

함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합니다.

1917년부터 1991년까지인데, 이 시대를 통상 ‘소련’이라고 불렀죠.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약칭이었습니다.

소련이 해체된 후의 시기를 ‘포스트소비에트’라고 부릅니다.

‘사회주의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러시아’로 바뀌었고, 정치 지도자

로 구분하면 옐친 시대와 푸틴 시대입니다.


러시아 문학에서 리얼리즘의 시대는 1880년경 마무리됩니다.

투프게네프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시대였습니다.

작품을 기준으로 하면 투르게네프의 “루딘”이 발표된 1856년부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발표된 1880년까지입니다.


이후 1905년 정도까지가 과도기인데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가

안톤 체호프입니다. 그는 러시아의 리얼리즘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19세기 문학의 막을 내리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그는 ‘가을의 작가’ 혹은 ‘황혼의 작가’라고도 불립니다.


★ 밑바닥부터 수용소까지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붐은 중요한 단절 혹은 전환이 일어난

해를 기준으로 시대를 구분하여, 19세기는 프랑스 대혁명이 발생한

1789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까지 길게 잡습니다.

그래서 ‘장기 19세기’라고 부릅니다.

반면 20세기는 1914년부터 소련이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한 1991년

까지로 잡아요. 그렇게 짧게 잡기에 ‘단기 20세기’라고 부릅니다.


같은 식으로 ‘20세기 러시아문학’도 규정해보자면, 작가 기준으로는

고리키부터, 그리고 작품으로는 1902년에 출간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뒤 1973년에 출간된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를 소비에트 사회

주의의 파산 선고로 본다면 대략 70년의 역사지요.

그래서 저는 곧잘 소비에트 문학을 ‘밑바닥에서 수용소까지’로

정리합니다.


“러시아 문학은 오직 1917년의 시점에서만 파악할 수 있다.”

헝가리의 문예 이론가이자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죄르지 루카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은 러시아 문학사를 바라보는 시점을 하나

더 제공하는데

하나는 1917년 시점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1991년 시점

에서 재평가하는 것입니다.


★ 격동기에 쏟아져 나온 천재들


20세기 초반의 러시아 문학은 ‘은세기 문학’으로 불립니다.

19세기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시대가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

였고, 그에 견주어 ‘은세기’라는 말을 쓰지요.


하지만 1917년 혁명 이후에는 이러한 흐름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특히 스탈린을 중심으로 한 권력구조가 안정되기 시작하는

20년대 후반부터는 사회주의 이념이 창작에도 강요되기 시작

합니다.


막심 고리키(1868-1936)은 러시아 문학을 열어젖힌 작가로서

어릴 때 독학으로 글을 익히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이 대부분 귀족 출신이거나 사제, 의사 혹은 상인

의 아들 등인데 반해 고리키는 그야말로 ‘룸펜 프롤레타리아’

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노동자 소설이고,

사회주의리얼리즘의 효시가 되는 작품입니다. 정부와 당의

혁명적 강령을 작품에 충실하게 담은 작품으로 초기 소비에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섭니다.


이후 1953년 스탈린이 죽고 흐루쇼프가 집권하면서 스탈린을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는데, 이것을 계기로 ‘해빙’이라고 하는

시기가 도래합니다. 이 시기에 창작에서 사회주의리얼리즘에

대한 강제가 완화됩니다.

이때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는 단연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

비치의 하루”였습니다. 스탈린시대였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데 구소련식 사회주의 체제를 ‘수용소 사회’로 폭로한

작품이었으니까요.

솔제니친은 1974년에 강제 추방되기까지 가장 문제적 작가

로 활동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작가로 보통 솔제니친과

파스테르나크를 꼽는데, 이 두 작가가 ‘반공 작가’로 소개되

고 수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구소련에서는 공식 출간될 수 없었던 작품입니다.

1980년대 중반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에야 러시

아에서 출간됩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20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

하는 작가로 불가코프와 플라토노프도 있습니다.


오늘 20세기의 러시아 작가들에 이야기하지만 러시아 근대

문학의 출발이 된 푸슈킨의 “예브리게니 오네긴”의

마지막 대목을 저대로 고쳐 읽고 마무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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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운명은 얼마나 많은 것을 우리에게서 데려갔던가!


가득 찬 인생의 술잔을 다 비우지 못한 채


인생의 축제를 일찌감치 떠나간 사람은 행복하여라


인생의 소설을 다 읽기도 전에


흔쾌히 작별을 고할 수 있었던 사람은 진정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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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러시아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필자인 로쟈는 인문학자로 이름난 분입니다.

저는 그의 "로쟈의 인문학 서재"란 책을 이전에 구해서 보았었고

이번에는 신간인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문학은 타 예술과 마찬가지로 그 시점의 시대상황, 문화적 배경

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19세기의 러시아 문학은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의 위대한 문학가들에 의해 절정을 이루었고, 안톤 체호프라는

뛰어난 작가를 거쳐, 20세기로 넘어 옵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을 계기로 사회주의리얼리즘이라는 이념적

틀이 형성되고 예술가들도 그 틀에 맞추어 작품활동을 하게

되는데, 문학에서의 그 효시는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라는

소설이 됩니다.


19세기 문학 작가들이 귀족이나 상인들이었음에 반해 고리키는

철저한 노동자층이고 힘든 삶을 영위합니다.

이러한 바탕이 그를 사회주의리얼리즘에 더욱 충실하게 만든

요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스탈린 사후 이러한 작품에 대한 검열이 약화되면서 솔제니친과

파스테르나크 같은 사회주의리얼리즘에 반하는 작가들이 등장

하고 문학의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한테 잘 알려진 솔제니친과 파스테르나크가

반공의 기치를 든 시기에 반공 작가로서 등장하였다는 것이고

역으로 80년대 운동권에서는 사회주의 체제에 부응했던 고리키

의 작품 "어머니"가 필독서였다는 점입니다.


역시 문학의 다른 예술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현실과

사상의 흐름 등에 필연적으로 부합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을 몇 편 본 적이 있는데

그의 글들에 매료가 되더군요. 다음 기회에 한번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용한 푸슈킨의 글이 아주 시적으로 가슴에 다가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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