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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심리학>

by 해헌 서재

<음식의 심리학>

-- “식탁 위에서 펼쳐지는 심리학 만찬”


강 일 송


오늘은 심리학을 통해서 본 음식의 비밀과 우리도 모르는

음식과 관련된 우리의 본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멜라니 뮐(Melanie Muhl)과 디아나 폰 코프(Diana von

Kopp)인데, 멜라니는 대학에서 문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통>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으며, 디아나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온라인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합니다.


우리가 음식 때문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은 매일 200번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때의 선택은 주로 잠재의식이 맡는데

그 배후에는 우리가 모르는 많은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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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성격

-- 칠리 캐릭터


당신이 다른 사람과 만나서 식사를 한다고 하자.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상대방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건 대체 뭘까?


철학자 루드비히 포이어바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먹고 마시는 음식은 그 자체로, 제2의 자아, 내 존재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음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매운 칠리 고추를 잘 먹는 사람은 모험가다. 칠리 소비는 멕시코

에서 강함, 과감함, 남성적 특징으로 통한다.

칠리를 좋아하는 미국 대학생은 과속운전, 낙하산 다이빙, 차가운

얼음물에 뛰어들기처럼 모험이 따르는 활동을 좋아한다.

“예측 가능한 위험은 매운 칠 리가 주는 무척 자극적인 경험과

같다.”


매운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과 같은 미각에

속하지 않는다. 매운 맛은 통각이다. 그래서 매운 맛은 통증을

뜻한다.

매운 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이 혀에 있는 통각 수용체에 닿는

순간, 통증 반응이 나타난다.

이러한 통증 반응은 마치 공포 영화를 볼 때, 공포는 느끼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인간의 이성은 경고신호가 주는 제한 범위를 무시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른바 안전한 범위에서 벗어난 잠재본능의 승리를

기뻐한다. 그 대가로 뇌의 보상중추에서 분출하는 엔돌핀의

형태로 생화학 물질을 얻는다.”

의사 하로 알브레히가 그의 책 <고통, 해방의 역사>에서 쓴

말이다. 마라톤 선수들이 고통 후 느끼는 지극한 쾌감,

이른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도 같은 경우다.


그러면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성격이

숨어 있을까?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남을 도와주기를

매우 좋아하며 사회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통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곤경에 처한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는

자세는 짠맛 크래커가 아니라 초콜릿을 집는 사람들에게

유난히 두드러진다고 한다.


그밖에 단 음식은 칠리를 먹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

하기도 하는데, 특히 파나코타, 마스카포네 치즈, 생크림

디저트 같은 유제품은 함유된 지방이 캡사이신과 결합한다.

물은 캡사이신을 퍼뜨리는 역할만 해서 속이 타는 느낌을

더 강하게 만든다.


★ 태아도 좋아하는 맛이 있을까? -- 맛의 기억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일인칭 화자는 보리수 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 맛이 유년기

의 추억을 강렬하게 불러일으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마들렌이 섞인 차가 혀를 건드리자마자 나는 몸을 떨었다.

마치 특이한 뭔가에 사로잡힌 듯 전율을 느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들어본 적이 없는 행복감이 저절로

생겨나면서 온 몸에 퍼졌다.”


기억을 연구하는 학문에서는 이를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 기억형성에는 대뇌 측두엽의 해마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의 편도핵도 감정이 섞인 기억저장에

관여한다. 뇌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아른아른한 기억이

활성화하면 우리는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에 꼼짝없이

사로잡힌다.

즉흥적으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자극은

바로 냄새라고 한다.


맛의 기억은 예상보다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각은 엄마 뱃속에서 이미 각인된다.

태아는 양수를 통해 엄마가 가진 몇몇 식습관과 선호음식

을 향료 성분 형태로 받아들인다. 즉 사람은 보고 듣기

전에 먼저 맛을 느끼고 후각체험을 한다.


임신 2개월 말쯤이면 혀의 미뢰가 형성되고, 12주째부터

태아는 들이마시는 행동을 시작한다. 임신 말기에 이르면

태아는 그 맛에 적응을 한다. 이때 태아는 매일 양수를

0.5리터가량을 마시는데, 양수가 달콤하면 더 자주 마시

고 양수가 쓰면 그 빈도가 줄어든다.


사람이 동굴에서 살던 시대에는 이 유전적 프로그램이

생존을 보장했다. 단맛은 바로 에너지를 주는 먹거리

였던 반면 독이 든 것은 쓴맛이 나는 게 많았다.


아기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아기는 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좋아하고, 그것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임신한 여성과 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건강

에 좋은 음식을 다양하게 먹을수록 아기도 음식물에

더 열린 자세가(까다롭지 않게) 된다.

모유를 통해 얻는 강렬한 맛은, 당근, 바닐라, 마늘,

감초 맛이 나는 아니스, 푸른곰팡이 치즈, 박하 등이다.


이렇게 어릴 때 좋아하는 음식으로 인생사의 기억 속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면, 평생 좋아하는 음식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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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식에 관련된 심리학 내용을 한번 보았습니다.

음식은 인간에 있어서 가장 관심이 있는 대상이고 생명을

보존하는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요.


오늘은 그중 맛의 비밀과 맛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는데,

특히 가장 강렬한 맛인 매운맛에 대한 상세한 비밀을

알게되었습니다.

예상한대로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험을 즐기고 도전을

좋아하는 등 남성적인 성향을 띠는데,

"안전한 범위를 벗어난 잠재본능의 승리"란 말이 아주 인상이

깊고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엔돌핀의 제공으로 다시 반복

적인 행동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흥미롭게도 곤경에

빠진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고 사회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네요.

매운 맛을 중화하기 위해서 달콤한 유제품을 먹으면 효과가

좋고 물은 오히려 캡사이신을 확산시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흔히 매운 맛을 특징으로 하는 음식점은 잘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매운 쭈꾸미집 , 매운 떡볶이집은 성시를

이루고, 매운 음식 뒤에는 요즘 잘 마시지 않는 쿨피스를 주어

매운맛을 중화시키더군요.


두번째는 맛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무려 뱃속의 태아시절

까지 거슬러가는군요.

이미 뱃속에서 양수를 통해 들어온 엄마가 먹은 음식의 성분을

기억하고 호, 불호가 정해집니다.

'프루스트 현상'이 이것을 잘 대변해주는군요. 마들렌을 먹으며

문득 떠오른 감동의 전율, 이것은 다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세월을 더 거슬러 가면, 맛은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틈만 나면 단 사탕이나 초콜릿

을 누구나 선호하는 것을 본다면, 이는 아주 아주 오랜 세월 이전

부터 인간에게 단 맛을 주는 음식이 큰 유익을 주어왔음을

유추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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