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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un 19. 2017

<호기심 격차의 시대>

<호기심 격차의 시대> 명견만리 中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능력을 보호하라”


                                 강 일 송


오늘은 KBS에서 진행하고 있는 <명견만리,明見萬里>의 세 번째

책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징인 “호기심”에 관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KBS의 명견만리 프로그램은 애초 ‘우리 사회의 절박한 미래

이슈를 다루겠다.’는 포부하에 진행을 하였고, 책으로도 발간되어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세 번째 책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미래가 예상되는 지금, 이를 멀리 내다

보는 시야를 가지게 해주는 주제와 해설로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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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 호기심


미국 조지아 주립대 언어연구소에 있는 수컷 보노보 칸지는

천재 유인원으로 불린다. 생후 9개월 때부터 언어를 배웠고,

렉시그램이라는 소통 도구로 200개 이상의 단어를 익혀 600

가지가 넘는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칸지가 보여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왜?”라고 질문하는 능력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

이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능력에 집중하는 시대"다. 호기심의 차이가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호기심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미래가 우리 앞에 와 있다.

많은 미래학자들 역시 앞으로 인류 역사를 바꿀 혁명적 변화

들이 호기심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 단기 성과위주 한국, 지원하되 간섭않는 독일


한국은 OECD 35개국 중 GDP 대비 가장 많은 연구비를 연구

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의 연구자들은 전혀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왜 이럴까?


한국은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정한 주제의 연구에 비용을 지원하는

“자유공모 연구”에 지원된 예산이 전체의 5.8퍼센트에 지나지 않고

주제와 목표가 정해진 연구인 ‘기획과제 연구’에 대부분 지원이 된다.

그러다보니 과학자들은 연구비를 받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연구가

아닌 주어진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부의 R&D 투자는 트렌드와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본디 기초연구는 사용처를 생각하지 않고 궁극적인 호기심으로 하는

연구다. 이것의 무서운 점은 언젠가 쓸모가 있다는 점이다.

이러하니,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 연구는 점점 위축되는 ‘풍요 속 빈곤’의 상황이

지속된다.


반면,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이자

과학자들에게 꿈의 연구소로 통한다. 독일 전역에서 83개의 연구소

를 운영하며 총 2만 2000명의 과학자들이 기초과학 연구에 매진

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장점은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에 지원

을 아끼지 않고 특히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구한다.

연구에 대해서는 완전한 자유가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독일에서 한 해 발표하는 우수 과학 논문의 절반 이상이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나오고 있고 역대 독일 노벨상 수상자

3분의 1에 해당하는 33명이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배출되었다.


★ 우리 안의 호기심을 끄집어 낼 때


일본 에도시대에 크게 유행한 ‘산가쿠(算額)’라는 것이 있다.

수학문제를 나무판에 새겨 신사에 걸어놓은 것이다. 누군가가

문제를 내면 누구든 문제 풀이에 도전할 수 있는데, 문제를 풀면

관세음보살에게 알리고 감사를 전하기 위해 나무판에 새겨

사찰에 걸어놓는 식이었다 한다.

시간이 갈수록 산가쿠의 수준은 점점 높아졌고, 결국 일본의 독자

적인 수학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금은 일본 사람들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산가쿠를 즐기고 있다.


독일 역시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 즐기는 ‘일상의 과학’을 추구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학생을 위한 실험실’인데,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과학을 만날 수 있게

한 것이다. 독일 전역에 330여 개가 활발히 운영 중이며

70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사실 호기심하면 한국인을 빼놓을 수 없다. 개화기에 한국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기록을 보면 한국인들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호기심이 빠지는 법이 없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달려온 방향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호기심을 짓누르는 쪽으로 와서, 정해진 목표까지만 힘껏

달리고 그만 멈추어 서버리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때다.


한 사회의 성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어느 순간 정점에

이르고, 정점을 찍은 다음에는 성장세를 유지하거나 도태하는

S자형 곡선을 그린다.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또 다른 성장

사이클인 ‘넥스트 에스커브(Next S curve)'가 필요하다.


넥스트 에스커브를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새로운 분야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혁신을 이끌어낸다.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나라는 계속해서 넥스트 에스커브를

만들어 낼 것이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얼마 못 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격차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만날 ‘호기심 격차시대’다.

호기심을 존중하고 투자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한 나라의 성패가 좌우되는, 중요한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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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명견만리 3번째 책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동안 이전의

2권도 이미 소개한 바가 있는데, KBS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만큼 내용도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늘 주제는 호기심이었는데, 호기심은 단순한 지능이나 수행

능력과는 다른 인간만의 두뇌활동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인간이 인간

으로서 가질 수 있는 능력에 집중하는 시대'라고 명쾌하게

정의합니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 역할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꼭

필요한 능력이겠고, 이는 호기심을 키우는 데서 비롯됩니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의 현실은 많은 투자금액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 이는 당장 눈앞에 실적이나 응용을

할 수 있는 기획분야에만 투자하기 때문이라 하지요.

진정한 기초학문의 발전은, 연구자들이 순수한 자기만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연구를 하도록 할 때 비로소 성과를

이룰 수 있음을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예를 들어 알게

됩니다.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여러 번 소개한 카이스트의 뇌과학자

'김대식'교수가 나온 연구소입니다.   그를 보아도 알 듯이 2만

명이 넘는 뛰어난 과학자가 자기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연구를

마음껏 간섭없이 할 수 있는 토양, 그 배경이 진정 부럽습니다.

그러한 호기심의 연구에서 역사에 남을만한 과학적 결실이

나올 것이고, 넥스트 에스커브를 이루어낼 동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찬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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