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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의 인문학>

“다양한 인문학의 만찬”

by 해헌 서재

<잡담의 인문학> How to Sound Cultured

--“다양한 인문학의 만찬”


강 일 송


오늘은 “잡담의 인문학”이란 책을 볼텐데, 본래의 제목은 “How to Sonund Cultured"

입니다. 원제와는 상당히 다른 제목으로 번역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저자는 두 명인데, 토머스 W.호지킨스는 소설 “스토커의 회고록”의 저자로 영국의 시사

주간지 “스펙테이터”와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으면서, “위코”지의

편집자로 있습니다. 또 한명의 저자는 휴버트 반 덴 베르그로 “똑똑하게 보이는 법”의 저자

이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가디언”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오늘 이 책에서 인류의 역사에서 유명한 인물들에 대한 에피소드나 특성에 관한

이야기를 짧은 단락으로 엮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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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페르시아의 시집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 루미(1207-1273), 시인


놀랍게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시집은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작품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태어난 루미는 나중에 가족과 함께 터키의 삼냐

지방에 정착했다. 어른이 된 다음에는 이슬람 교사가 되었다가 타브리즈의 샴스라는 신비

주의자를 만난 후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승 샴스를 따라 신학적인 시를 쓰기 시작하

였고, 두 사람은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었다.


그가 읊은 시는 음보와 운이 완벽했고 영적 지혜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그의 시는 간결하고 인생의 행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루미를 시인으로 만든 것은 깊은 슬픔이었는데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자신만의 고통을 견디어라. 바로 그 고통이 당신을 신에게로 이끌지니.”

그의 글을 ‘신비주의의 바이블’, ‘페르시아어의 코란’이라 부르는 이유다.


★ 고통에서 예술적 영감이 나온다고?

-- 프리다 칼로(1907-1954),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고통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칼로는 열여덟 살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그녀가 탄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바람에 척추, 쇄골, 갈비뼈, 골반, 다리와 발이

골절되었고, 사고로 분리된 철제 난간이 자궁을 관통했다.

그녀는 몸이 좀 회복이 되자 화가가 되기로 하였고,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하는

병상에서 그녀를 멕시코에서 가장 성공한 화가의 반열에 올려 준 강렬한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멕시코 신화의 상징을 활용해서 그린 칼로의 그림들이 순진무구하면서도

몽환적이라는 점에서 그녀를 초현실주의자로 인정했다.

한편으로 칼로는 삶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대담하게 독립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페미니스트로 칭송받았다.

칼로는 자화상도 많이 그렸는데 대부분의 자화상에서 그녀는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을 굳이 미화하지도 않았다. 늘 눈썹이 미간을 가로질러 한 줄로 길게 연결되어

있고 윗입술에 콧수염이 부숭부숭 난 모습으로 자신을 묘사했다.


★ 날이 개면 나가는 게 어떨까요?

--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작가


인생의 본질을 마주하고자 숲속 오두막에 들어가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과격한 환경 운동가들의 지지를 얻었다.

‘근본으로 돌아가자’, ‘자연과 하나로 살자’는 표어에 그의 삶이 응축되어 있다.

그는 자연과 하나가 되자고 주장했고 1845-1847년에 매사추세츠주의 월든 호수 옆 숲에서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는데, 그때가 그의 일생 중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한다.


소로는 또 다른 대표작 “시민 불복종,1849”에서 정부가 비도덕적이라면 국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주장을 실천에 옮기는 인물이었던 소로는 당시 매사추세츠 주에서

노예제도를 허용하자 이에 반항하는 뜻으로 세금 납부를 거부했다.

그는 톨스토이,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에게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그는 친구였던

랄프 왈드 에머슨이 칭송했던 용기와 자립심의 미덕, 자연과 일체를 이룬다는 초월론을 구현

해낸 인물로, 미국인들의 영웅이다.

하지만 끈질긴 탐구심 때문에 결국 목숨을 잃었는데, 뇌우가 퍼붓는 밤에 그루터기의

나이테를 세러 갔다가 기관지염에 걸려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말았다.

어찌 보면 소로다운 결말이다.


★ 스탕달 신드롬 때문이에요.

-- 스탕달(1783-1842), 소설가


본명이 마리 앙리 베일인 19세기의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은 자신의 책이 1935년은 되어야

재평가 받으리라 전망했다. 그리고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그의 대표작인 “적과 흑”,1830

도 처음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나중에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적과 흑은 평민 출신 쥘리앵의 출세에 대한 욕망과 귀족들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심리적 통찰의 깊이와 세밀한 묘사가 호평을 받았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스탕달을 “프랑스의 마지막 위대한 심리학자”라고 하면서 이 분야

에서 스탕달을 넘어서는 소설가는 도스토옙스키 한 사람뿐이라고 말했다.


스탕달은 오늘날 두 종류의 심리적 증후군을 분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연애론,1882”

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일종의 ‘결정작용’인데, 결정화는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고 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사랑할 대상을 인식하고 경애하는 감탄의 과정이고, 그 다음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의 감정을 눈치채고 또 우리는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인정의 단계다. 이어서

상대를 향한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 단계, 마지막으로 상대를 아끼고

즐거워하는 기쁨의 단계로 이어진다고 했다.


또 다른 증후군은 더욱 구체적인 것으로, 스탕달 증후군으로 불린다. 위대한 예술작품을 접한

사람에게 갑자기 힘이 풀리거나 어지러움, 심장 맥박이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스탕달은 피렌체의 교회 주변을 걷다가 이런 증상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오페라를 볼 때 등에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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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문학에 다룬 책이지만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각종 지식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책이었습니다.


그중, 루미, 프리다 칼로, 소로, 스탕달 4명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보았습니다.

거꾸로 다시 본다면, 스탕달 신드롬은 원래 유명한데, 사랑의 4단계 결정작용은

이 책에서 처음 들은 내용이네요. 역시나 뛰어난 문학가가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사람인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데이비드 소로인데 그의 대표작 "월든"에 관한 소개도 했고,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1800년대 중반에 하버드를 나온 인재이면서도

자연에 묻혀 생활을 하고, 오두막에서 자급자족을 하였었지요. 그의 사상은 후

에 많은 영향을 끼쳐, 최초의 환경보호론자라는 평가를 받았고, 노예폐지 운동

그리고 시민 불복종 운동 등 시대를 앞서간 현인이었습니다.

톨스토이, 간디, 마틴루터 킹,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스님이 그를 무척 존경했다고

하지요.


세 번째는 프리다 칼로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2년 전쯤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다

칼로전을 했었었지요. 칼로는 대형 교통사고후 엄청난 부상을 입고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고통속에 지내게 되고, 이것을 그림을 통해 극복해 내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 교통사고의 몸의 상처와 함께

그에게는 온통 힘든 시간들이었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림으로

이 모든 것을 승화해 냅니다.


네 번째는 페르시아의 위대한 시인 루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유럽은 중세의

어둠에 묻혀 있을 때 페르시아는 문학, 철학, 과학, 천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중 루미는 문학에서 최고봉이라 할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 루미의 시 한편으로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여 인 숙


루 미(1207-1273)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과 같으니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슬픔

거기에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가구 하나 없이 휩쓸어 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 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든지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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