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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05. 2017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생물 이야기” (1)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인간과 누구보다도 더 밀접하게 붙어살지만 진작 우리는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는 훌륭한 책을 한 권 보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지, 이코노미스트지 등에서 인정받았고 빌 게이츠와 빌 브라이슨이 추천

하고 있는 이 책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저자는 에드 용(Ed Yong, 1981~)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과학 저널리

스트라고 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자연과학 학사, 분자생물학, 동물행동학으로 석사,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생화학 연구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영국 과학 저술가 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과학 저술가상’(2014)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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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 우리는 모두 일종의 동물원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현미경으로 보면 풍부한 미생물 군집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미생물 군집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한다. 이들은 체표면, 체내, 때로는

세포 안에서도 산다. 그들 중 대다수는 세균이지만 다른 미생물들도 있는데, 진균(예를 들면

효모)과 고세균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바이러스 집단도

존재하는데, 그들을 통틀어 바이롬(Virome)이라고 한다.


수백만 마리씩 무리를 지어 사는 개미의 경우, 그중 한 마리를 들여다보면 미생물의 군집을

보유하고 있고, 북극의 얼음 위를 걷는 북금곰도 그러하다. 얼음밖에 없는 곳에서 지내는

데도 그의 몸은 마이크로바이옴에 완전히 점령되어 있다.


즉 우리는 공생자로 존재하며, 공생(Symbiosis)이란 ‘상이한 생물들이 함께 사는 것’을 가리

키는 놀라운 용어다. 우리는 미생물의 면전에서 평생을 살며, 우리가 음식물을 먹을 땐

미생물도 함께 먹는다. 우리는 일종의 동물원이다. 우리는 하나의 몸으로 둘러싸인 거주지

이자 여러 종(種)으로 구성된 집합체이며 하나의 세계다.

인간을 비롯한 한 개체의 동물 안에도 다양한 생태계가 있는데, 피부나 입, 소화관, 성기,

그밖에 외부와 연결되는 모든 장기들이 그렇다.


모든 동물학은 생태학이다. ‘동물의 몸에 사는 미생물’과 ‘동물과 미생물의 공생’을 이해

하지 못하면, 우리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인간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동물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모든 개체의 몸에 존재

하는 ‘숨은 생태계’를 미시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놀라운 우주’


진핵생물(eukaryote)에는 모든 동물, 모든 식물과 진균, 그리고 조류(藻類)가 포함된다.

모든 진핵생물은 똑같은 기본 구조를 공유하는 세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은 중심부에

있는 세포핵 속에 거의 모든 DNA를 가득 채워 넣었으며, 이들의 이름에 진핵(眞核)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바로 이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는 콩모양의

발전소로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는 모든 진핵생물이 20억년 전 단일 조상에서 출발했음을 의미한다.


진핵 세포들은 서로 협동하여 군집을 이루기 시작했고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다세포생물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너무 커져서 스스로의 몸속에 세균과 기타 미생물의 거대한 집단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흔히 말하기를 “사람은 세포 하나당 평균 열 개의 미생물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역사에서 나타났던 병원균들은 인간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기에, 아직도 인간은

미생물을 세균으로 간주하며 기필코 피해야 할 전염병을 가져다 주는 불청객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불공평한 고정관념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병원균이 아니며

우리를 병들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균 가운데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종은 100가지

미만인 데 반해, 위장관에 서식하는 수천 가지 종은 대부분 무해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어떤 신체 부위들보다 훨씬 다재다능하다. 우리의 세포들은 2만 개에서

2만 5000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우리 몸속에 있는 미생물들은 그보다 약 500배나

많은 유전자를 갖는다. 이런 유전적 풍요로움은 미생물을 생화학계의 거장으로 만든다.

그들은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주고, 도저히 섭취할 수 없는 영양소를 배출하며, 우리의

식단에 결여된 비타민과 미네랄을 생성한다. 독소와 위험한 화학물질을 분해하며 항균

물질을 직접 분비하여 위험한 미생물을 쫓아내거나 죽임으로써 우리를 질병에서 보호해

준다. 그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고 우리는 많은 측면에서 그들에게

의지해왔다 그들은 신체의 형성을 안내하고, 장기의 성장을 조종하는 분자와 신호전달

물질을 분비한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할 수 있도록 면역계를 교육시키고, 신경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한꺼번에 사라진다면


만일 이런 일이 생긴다고 상상해본다면,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감염병이 모두 사라지고 많은

해충들은 동반자가 사라져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희소식은 딱 거기까지다.

소,양,영양,사슴과 같은 초식동물들은 굶어 죽고 말 것이다. 그들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장내 미생물이 사라져 초원에서 뜯어 먹은 식물의 질긴 섬유질을 분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프리카의 초원을 누비는 거대한 동물집단은 자취를 감춘다.

미생물들의 소화 서비스를 받는 흰개미도 마찬가지인데, 흰개미들이 사라지면 그들을 먹고

사는 동물(예컨대 개미핥기)은 물론 개미 언덕을 은신처로 사용하는 동물들도 줄줄이 사라

진다. 세균이 없으면 자신들의 결핍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없으므로 진딧물, 매미 등

식물의 즙을 빨아먹고 사는 곤충들도 모두 멸종하게 된다.

심해에 사는 벌레, 조개류, 그밖의 해양생물들도 세균을 통해 에너지를 조달한다.

따라서 어두운 심해의 먹이사슬도 붕괴하여 많은 생물들이 멸종하게 된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핏 보면 심각할 것 같지 않지만, 분해의 달인 미생물이 없어지니

쓰레기나 노폐물이 급속이 쌓일 것이고, 인간이 사육하는 가축이 사라지며, 질소를 공급할

미생물이 사라지므로 농작물도 사라진다. 지구는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경험할 것이다.


인간은 불과 1년 안에 완벽한 사회 붕괴를 경험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 상의 종은 대부분

멸종하고, 생존한 종의 개체군 규모 또한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미생물들을 우리는 지금껏 무시해왔다. 심지어 그들을 두려워하거나 미워했

지만, 이제는 그들을 제대로 평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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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인간과 가장 오랜 세월동안 함께 하였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도

그러할 최대 최고의 친구인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사실 미생물

만큼 그 중요도에 비해 인간이 그 존재를 늦게 인지한 것도 드물지요.


우리 몸의 세포수가 대략 60조에서 100조 정도 된다고 하고, 우리몸에 있는

미생물의 수가 연구에 따라 같거나 10배 정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어떤 이는 우리 몸의 주인이 오히려 미생물일수 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지극히 추운 남극 북극에도 존재하고, 뜨거운 사막에도 존재하며, 한없이 춥고

어두운 심해 수킬로 미터 아래에도 존재하고, 우리 피부, 위장관 속 등 어디든

존재하는 신비로운 것이 미생물입니다.


이러한 미생물이 다 사라진다면 무서운 현실이 다가오는데, 모든 초식동물들이

사라지고, 농작물이 시들며, 개미부터 심해의 조류까지 생태계가 한꺼번에

무너지게 됩니다.   인간도 덩달아 사회의 시스템이 붕괴되어 생존할 수가 없게

되지요.


다행이 이제는 미생물학의 발전이 눈부시게 되어 왔고, 이들과의 공생이 우리

인간에게도 필수적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빌게이츠도 이 책을 읽고 에드

용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미생물의 세계가 중요한 지 몰랐다고 저자에게

감사해 하더군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마지막으로 추진한 사업 중 하나가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NMI: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라고 하는 프로젝트인데

향후 2년간 1억 2,100만 달러가 소요되며, 여러 정부단체와 백악관 과학기술

정책실(White House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의 도움으로 진행

된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

다는 이야기이지요.


책의 내용이 방대해서 다음에 이어서 신비로운 미생물의 세계 2편을

한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운 날씨 건강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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