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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07. 2017

<과학 인문학으로의 초대>

<과학 인문학으로의 초대> -- 교양과학 입문서

--“근대 과학과 대학의 성립”


                                            강 일 송


오늘은 과학에 대한 다양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과학의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이 있고, 과학이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교양으로서의 훌륭한 역할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노에 게이치(1949~)로서 일본 철학회 전 회장이며 현재 일본 도호쿠대학교

총장특명교수라고 합니다. 전공은 과학기초론과 철학으로, 근대과학의 성립과 전개

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된 저서로는 <이야기의 철학>, <현상학사전>, <언어행위의

현상학>, <역사를 철학하다> 등이 있고 많은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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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과학과 대학의 성립


근대과학은 17세기 과학혁명을 통해 방법론이 확립됐으며 지적제도의 형태를 갖췄다.

이를 통해 획득한 과학 지식을 언어화하고 축적해 후세에 전하려면 이 지적 제도가 고등

교육기관, 도서관, 학회 등 사회제도 안에 편입되어 지원받을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19세기 중반 무렵부터 “과학의 제도화”가 시작됐으며, 특히 대학교, 즉

유니버시티(university)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 대학의 기원

고등교육기관의 일종인 대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가는데, 플라톤은 기원전

387년경에 아테네에 아카데메이아라는 학교를 설립했다. 오늘날에도 아카데미나 아카데믹

이라는 말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아카데미아의 입구에는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이데아를 인식하는 기반으로 삼기 위해 논증적

학문의 전형인 기하학 공부를 중시했다. 실제로 아카데미아에서 가르친 주된 과목은

산술, 기하학, 천문학, 음악 이론 등이었으며, 이들은 필수과목이라는 뜻인 ‘마테마타’라고

불렀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리케이온,Lykeion'이라는 학교를 설립했다. 그곳에서는

스승과 제자들이 회랑을 함께 소요(산책)하면서 학문에 관한 논의를 벌였고, 그래서 이들을

‘소요학파’라고도 부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에서 지식이 처음 발견된 곳은 사람들이 스콜레(schole, 여유)

를 가지고 생활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즉, 학문이 발달하려면 생활에 쫓기지 않아야 하며

시간적이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어스 ‘스콜레’는 중세 유럽에서 ‘스콜라,schola'라는 라틴어가 된다. 이것은 ’스콜라

철학‘이라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원래는 ’수도원 부속학교‘를 뜻하는 말이며 오늘날 학교를

뜻하는 ‘스쿨,school'의 어원이다.

다시 말해 학교의 어원을 찾다 보면 결국 여가와 여유라는 말에 이르게 된다. 학문은

사람이 세속적 관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발전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의 대학은 ‘아카데미’가 아니라 ‘유니버시티’라고 불린다. 유니버시티라는 이름의 고등

교육기관이 생겨난 것은 중세 후기인 12,13세기경이었다. 이 시기에는 아랍에서 유럽으로

과학 지식과 문물, 특히 그리스 과학의 문헌이 넘어왔으며 이를 번역하는 운동이 벌어진

시기였다. 이처럼 대학의 등장과 학문의 개혁 운동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대학이란 새로운 학문을 전달하고 축적하기 위한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이었던 것이다.


유니버시티는 오늘날 ‘종합대학’으로 번역되는데, 이 말의 어원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이 단어는 라틴어 우니벨시타스(univeritas)에서 유래한 말이며, 원래는 ‘조합,길드’라는

뜻이었다. 라틴어로 ‘하나’를 뜻하는 우눔(unum)과 ‘방향’을 뜻하는 베르토(verto)가 합쳐져

서 생긴 단어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를 뜻했다.

이윽고 우니벨시타스는 ‘학교와 교사의 공동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으며, 현재는 ‘대학’

을 뜻하게 됐다.


처음 대학은 수도원 한편을 빌리거나, 맑은 날에는 다리 옆에서 강의하는 방식이었다.

즉, 대학의 탄생시에는 오직 학생과 교사가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열정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 점은 대학의 원점을 생각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초에 걸쳐서 최초로 만들어진 대학은 볼로냐대학교와 파리대학교였

다고 한다. 볼로냐대학교는 학생조합이라는 형태로 시작됐다. 다시 말해 새로운 학문과

지식을 배우고 싶어하는 여러 학생이 모여서 조합을 만들고 교사를 고용하는 형태였으며,

학생조합이 교사의 임명권과 급여 결정권을 쥐고 있었다.

반면 파리대학교는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학교를 기반으로 한 교원조합으로 시작됐으며

교사가 모여서 학생을 모집해 수업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됐다.


중세 유럽의 대학은 보통 4학부제로, 하급 학부와 상급 학부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급 학부는 학예 학부나 철학부로 불렸으며, 자유학예(liberal arts)를 중심으로 한 기초

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었다. 오늘날 ‘교양학부’라는 이름이 그에 해당된다.


상급 학부는 신학부,법학부,의학부라는 세 학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신부, 재판관과

관료, 의사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자격과 관련 있는 학부였다. 이공계 학부는 19세기

말에 이르러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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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학의 역사와, 과학이라는 학문과 인문학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함께 보았습다.   그중에서 근대과학과 '대학'의 시작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어보았는데요,

17세기에 이르러 근대과학혁명이 있었고, 이때 얻어진 학문적 내용과 지식을

보유, 축적하고 후대에 전승시키는 역할을 '대학'이 맡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대학의 기원부터 현대의 대학까지를 살펴보았는데, 처음 대학의 원류는 역시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갑니다.  플라톤의 아카데미아가 학문의 전당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데, 사실 현대의 대학과 완전히 부합되는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니지요.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리케이온이라는 학문의 장이 있었고, 무엇보다

학문의 바탕은 스콜레, 즉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지혜로운 말을 하였습니다.


현대에 있어서도,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학문의 자유와, 진정한 학문추구

의 정신이 위태로울 수 있음을 우리는 알 수가 있습니다.

대학이라는 뜻의 유니버시티도 그 어원을 파고드니 학문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교사와 학생이 협력하는 공동체라는 의미가 있음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초기의 대학은 학교건물이나 기숙사, 식당 등도 없이 오직 배우려는 열정이

넘치는 선생과 학생들의 장이었다고 하지요.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는 볼로냐대학교와 파리대학교는 성격이 정반대임을 저자

의 글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볼로냐대학교는 시작이 학생이 중심이 된

학생조합이 주축이고, 파리대학교는 교사가 먼저 모여 학생을 모집한 교사조합이

주측인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학문은 너무 세속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칫

진정한 길을 잃기 쉬워, 여유 있음이 학문의 길을 감에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임

을 배웠고,

또 하나는, 대학이라는 곳은 시작때, 번듯한 건물이나 장소가 없이  오직 학문에

대한, 진리 탐구에 대한 열정이 교수나 학생 모두 가득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는 현대의 학문하는 학자들이나 대학의 교수, 또한 교사들에게 중요한 근본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일반인들도 공부나 학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귀감이 되는 내용이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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