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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09. 2017

<하루하루의 물리학> (1)

<하루하루의 물리학> (1)

“사소한 일상이 물리가 되는 즐거움”


                                       강 일 송


오늘은 우리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물리학”을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일들과 연관지어 쉽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는 친절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이기진(1960~)교수로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입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낭만적인 물리학자로, 프랑스, 일본, 아르메니아공화국, 러시아 등에서 유학 생활을 하였

다 합니다. 저서로는 <박치기 깍까>, <제대로 노는 물리법칙>, <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MT 물리학>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흥미로운 에너지와 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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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물질은 그 자체로 응축된 에너지다. -- 아인슈타인


물리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에너지”다.

사실 우리가 사는 지구와 지구를 포함하는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가 합쳐진 세계다.

물질은 보이는 세상의 실체이고 에너지는 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원천이다.

물질은 우리가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실체이며 크기와 부피를 갖고 공간을 차지한다. 반면에

에너지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냄새도 맛도 없으며 직접 보거나 느낄 수도 없다.


사람이든 건물이든 물체는 모두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에너지 형태의 전환을

통해서만 그것을 느낄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전해진 에너지는 전자기파로 전달되지만

우리는 열에너지로 전환된 에너지를 느낀다.

식물의 경우 광합성을 통해 태양에너지를 변환하고 흡수해서 세포를 증식시키고, 분자를

만들고, 물질을 만든다. 우리는 이 식물을 섭취해서 소화한 후 에너지를 만들어 일을 한다.


“물질 자체가 응축된 에너지”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이 에너지의 특성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가끔 왜 사는지 모르겠다 라는 푸념을 내뱉는데, 이 말에 물리적으로 답한다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에너지를 먹는 일로부터 얻는다.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 하지만 사실 배고픔은 그저 느낌일 뿐이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고 만다. 체온을 유지할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37도지만 대기의 평균 온도는 23도다. 따라서 우리 몸은 지속적으로 대기 중에 열에너지를

빼앗기게 되는데, 이 에너지를 어디서 보충하겠는가? 그래서 먹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 추위를 막아주는 오리털파카의 비밀


추위를 피하려면 어떤 옷을 입는 것이 좋을까? 열전도가 잘 안 되고 단열이 잘 되는 옷을

입어야 춥지 않다. 겨울에는 모나 오리털, 모피로 된 옷들을 주로 걸친다. 이런 옷감의

조직 사이에는 공기를 포함하는 공간이 많아 단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공기는 열전도가 매우 나쁜 특성이 있는데, 그렇다고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공기를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고의 단열 효과를 내는 옷은 역시 오리털로 만든 파카이다. 오리털은 추운 북유럽 지방

에서 이불 속 재료로 사용하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기 파일럿들이 고공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입기 시작했다. 지금은 최고급 스키복이나 등산복으로 발전했다.

오리털은 인간이 발견해낸 단열재 중에서 무게 대비 최고의 단열 성능을 지녔다.


오리털은 주로 오리고기를 즐겨 먹는 중국에서 많이 생산되지만, 최고의 오리털은 북유럽

등지에 사는 아이더 오리털의 앞가슴 철이다. 특히 아이더 오리의 둥지는 최고 중에 최고로

손꼽힌다. 아이더 오리는 해변 가까이에 둥지를 트는데, 이때 암컷이 자기 가슴에서 털을

뽑아 둥지를 만든다고 한다. 알과 새끼를 따스하게 보호하려는 본능에서 최고로 좋은

털만을 뽑았으므로 그 품질이 가장 좋다.


북극곰이 눈 속에서 잠을 자는 것도 단열 효과 때문이다. 혹시 추위에 얼어 죽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북극곰은 열전도가 나쁜 얼음이나 눈을 이용해 주변에 벽을

만들어서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렇게 자신의 최저 체온을 유지하면서

겨울잠을 잔다.


여기서 중요한 물리적 포인트는 우리가 따뜻한 옷을 입는 이유가 찬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한다. 밖의 온도가 영하인데 우리 몸의 온도는 37도

이니 당연히 몸의 열이 빠져나간다. 그러고 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몸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 물리적으로 바깥의 추위는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옷도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100% 막지는 못한다. 그럴 때는 음식물을

섭취해서 열에너지로 바꾸고 몸의 열을 유지해야 한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사람이 따뜻한

오리털 파카와 열량 많은 초콜릿으로 체온을 유지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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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가 자주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에서 물리학적인 법칙

을 발견하고 이를 이해하기 쉬게 설명해주는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물리학교수지만 청바지를 즐겨입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두 딸에게

창작동화를 써서 읽힐 정도로 아주 독특한 캐릭터의 교수님입니다.

그는 물리적인 현상을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능력이 있습니다.


먼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는데, 우리가 아는 세상은 에너지의 변환된

모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체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이 우주는

가득차 있는데, 지구에서는 특히 태양에너지를 변환해서 식물이 자라고 또한

동물이 생존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 몸의 온도인 37도와 평균 대기 온도인 23도 사이의 온도차는 필연적으로

열에너지의 이동을 일으키고, 이는 인체의 온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빚습니다.

결국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생존을 위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행위이지요.


두 번째 이야기는 오리털 파카를 통한 열전도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전국이 롱패딩 열풍으로 난리입니다.  너도 나도 이걸 입어야만 시대에 떨어

지지 않는다는 듯 청소년들도 롱패딩을 입고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으로 다닙니다.

이러한 심리적, 사회학적 현상은 차치하고, 오늘은 물리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롱패딩에 들어있는 오리털 등의 단열효과에 대해 저자는 자세한 설명을 해줍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단열재 중 무게 대비 가장 효율이 높은 것이 오리털이라고

합니다.  특히 북유럽의 아이더 오리의 털이 최고라 하네요.  북극곰이 겨울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에스키모인들이 얼음집을 짓고 사는 것도 물리적 성질인

단열 효과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냉기가 들어온다 라고 흔히 표현하듯이 추위가 안으로 파고든다고

생각하는데, 과학적으로는 열을 빼앗기지 않음으로써 보온을 하는 것이군요.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져나가는 열을

막고, 열전도에 의해서 빼앗긴 열에너지를 음식을 통해서 보충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학에서는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의 유지라고 일컫습니다.  비단 체온 뿐 아니라

신체의 모든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여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렵기만 한 물리학이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오니 흥미로운 학문이 됨을 오늘

이 책을 통해 알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에 2편을 한번 더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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