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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15. 2017

<지적 생활 습관>

<지적 생활 습관>

“몸은 늙어도 머리는 늙지 않는다”


                                강 일 송


오늘은 95세가 넘은 노학자가 아직도 활발한 학문활동과 저술을 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도야마 시게히코(1923~)는 지(知)의 거인으로 불리우는 일본 최고의 이론가인데

도쿄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교육대학 교수, 쇼와여자대학교수를 거쳐, 현재

오치노미즈여자대학 명예교수로 있다고 합니다.

전공인 영문학을 비롯하여 언어학, 수사학, 교육론, 의미론, 저널리즘 등에 많은 저술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무려 30년 동안이나 베스트셀러로 있는 <사고 정리학>을 비롯해 <망각의 힘>

, <왜 나는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는가>, <생각의 틀을 바꿔라.>,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등, 150권 이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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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를 쓴다


예로부터 일기를 쓰는 습관은 엘리트들이 많이 가졌다. 귀족이나 문인들 같은 지식인들이

일기를 썼는데, 때로는 지적인 허영심이 향상심으로 이어져 지적 성장을 이룬 경우도 많다.

내 일기의 시작도 처음에는 공책에 이런저런 생각을 장황하게 끄적이던 것이었고, 이후

67년 동안이나 단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일기를 써왔다.


일기의 효용은 기억하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잊어서 머리를 정리하는 데 있다. 일단

써두면 마음 어딘가에서 ‘이제 안심해도 돼. 써뒀잖아!’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일기를 써서 그날의 일을 잊을 수 있다면 활기찬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일기는 이렇게 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 사전을 읽는다


“우리는 이렇게 평생 사전을 펼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단 말인가!” 강의실에서 옆자리에

있던 급우 시미즈 히쓰히코가 중얼거리듯 말을 걸어왔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소리가

뚜렷하게 기억난다.


나는 도쿄사범학교 영어과에 다녔는데 별종들이 모였었고, 우린 제법 즐겁게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배움은 교수의 수업이나 교재가 아닌 사전에서 얻었다.

도쿄사범학교 선생님 중에 와타나베 선생님이 있었는데 매일 아침 4시부터 일어나 아침

식사 전까지 옥스퍼드 사전을 정독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학생들도 대부분 옥스퍼드

사전의 신봉자가 되었다. 지금도 대화를 하다가 말이 문제가 되면 바로 사전을 펼치는

습관이 있다.


★ 메모를 한다


영국인으로 메모광으로 토마스 흄(1883-1917)이라는 천재적인 문예평론가이자 사상가가

있는데 그를 알고 나도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글을 읽고 영어로 읽어도 이렇게 재미

있을 수 있구나 하고 느꼈는데, 그가 무슨 생각이 나면 즉시 메모하는 메모광이라는 말을

듣고 나도 메모광이 되었다.


엽서 크기 종이를 갖고 다니면서 하나를 메모하면 줄을 긋고 다음 메모를 한다. 이렇게

하면 한 페이지에 15-20개 항목이 들어간다. 십수 년을 메모를 하니 116권의 노트가

되었고, 그것을 바라보며 ‘참 멀리도 왔구나!’하고 감회에 젖기도 한다.


★ 전공이 다른 친구들과 만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재미를 못 느끼던 중 우연히 대학 동기인 스즈키 이치로군과 슈지군을

모아 공부회를 만들기로 했다. 이치로군이 일문학, 슈지군이 중국한문학, 내가 영문학으로

조화가 잘 맞았다. 한 명의 집에 모여 한 사람이 간단한 리포트, 연구, 화젯거리를

제시하며 도화선을 지핀다. 그것을 안주삼아 각자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한다.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예상 못한 곳으로 튀는 바람에 서로 놀라기도 하였고

지금껏 이렇게 재미있는 모임은 없었다.


20세기 들어 잡학클럽으로 성과를 올렸던 곳으로 하버드대학이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하버드대학의 평가가 지금처럼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 점을 안타깝게 여긴

당시의 로웰 총장이 노벨상 급의 학자를 배출시키고자 훗날 “하버드 펠로우”라 불리는

연구 담화회를 만들었다. 멤버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연구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하면

각각 전공이 다른 사람들이 듣고 질문하는 모임이었다. 그러던 중에 노벨상 급의

연구자가 등장하면서 대학의 이름을 높였다.


★ 생활을 소중히 한다.


기쿠치 칸(1888-1948, 소설가)이 한 말 중 “제1은 생활, 제2는 예술”이라는 것이 있다.

나는 이 말에 자극을 받았는데, 그전까지 나는 왠지 모르게 학문과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

하고 있었다. 생활을 생각하는 것은 뭔가 속된 일이라 여겼다.


하지만 기쿠치의 말처럼 인간은 생활이 있기에 인간이며 아무리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생활이 없는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낮다. 지식은 그 자체로는 무력하며 생활과

일 속에서 활용했을 때에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생활이야말로 지식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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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95세가 넘은 나이까지도 왕성한 지적 활동을 하고 있는 노학자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김형석(1920~)교수님이 백세가 가까운 연세에도 활발히 활동

하시는 분이 있긴 하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의 이러한 오랜 세월간의 지적활동을 유지하게 해준 생활습관을 몇 가지 보았는데

첫째가 일기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무려 67년 치의 일기가 있다고 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고 하니 엄청난 노력과 끈기, 열정의 삶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일기를 쓰면 삶이 정리가 되고 반성이 될 것이며, 문장력이 향상될 것임은 분명한데

저자는 일기가 잘 잊게 해줌으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전을 읽은 습관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지식을 습득할 때 사실

사전보다 더 정확하고 편리한 도구는 없습니다. 검색포탈사이트의 지식이 항상 바른

것이 아니고 틀리거나 부족한 지식인 경우가 많지만, 검증이 된 사전은 정확한 학문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메모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뇌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망각이라는 기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망각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스쳐지나가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메모하지 않으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들을 놓치기 쉽겠지요.

예로부터 뛰어난 학자나 발명가는 예외 없이 메모광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네 번째는 전공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말이었습니다. 자기 분야의

사람들과만 만난다면 공유하는 부분이 너무 커서, 새로운 자극을 받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지식인이나 전문가와 교류를 하다보면

현재 나의 분야의 풀리지 않던 해결책을 얻기도 합니다.


마지막은 지식이라는 것이 현재의 생활에서 활용되지 않으면 죽은 지식이라는 말이었습

니다. 지식을 지식으로만 쌓아놓고 있다면 아무런 가치를 발하지 못하겠지요.


역시 평생을 공부와 학문연구로 힘써온 노학자의 조언은 학문 수련, 지적 생활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이를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고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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