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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29. 2017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우리 안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양한 고찰”


                                  강 일 송


오늘은 치과의사이면서 역사학과를 다시 나와 인문학도가 된 특이한 이력의 저자의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배민 작가는 연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치의학 석사, 홍익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에서 석사과정 중이고

현재 숭의여자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하는 독특한 분입니다.


그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섭렵하여 그만의 시각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양한 고찰을

하고 있으며, 인간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인간에 내재되어 있는 개인주의

와 집단주의에 대한 깊은 사고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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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삶이란


서머싯 몸(W.Somerset Maugham,1874-1965)의 <인간의 굴레>에는 동방의 어느 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왕에게 학자들은 인간의 일생은 요약하고 요약하면 결국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고 했다.


이를 분자 세포학적으로 설명하면 결국 우리 몸의 모든 세포들은 끝없이 분해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겪는데, 매 순간 정상적인 대사과정을 이행하느라 쉴 새 없이 바쁘고 대사과정에서

과산화수소 같은 독성물질들이 계속 발생함에 따라 이들을 세포 밖으로 끊임없이 배출하고

변성된 단백질을 처리하고 세포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복구 작업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현기증 나는 이런 생활을 계속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끝날 지점이 다가오면 자체 내의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뇌신경학적으로 설명하면 인간의 뇌는 결국 DNA의 설계도면에 따라 형성된 수많은 뉴런

(neuron)들이 그들 사이의 시냅스를 무궁히 만들어가면서, 외부와 내부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일으키는 화학적 반응인 정신적

기쁨이나 괴로움 등을 감지하다가, 심장에서 오는 혈액의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뇌세포의

죽음과 동시에 모든 정신활동은 정지되고 체내에 저장된 기억은 영원히 소멸된다.


인간은 결국 육체의 생존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정신적 기쁨을 최대한 추구해 나가면서

가능한 효율적으로 고생(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한 전략을 끊임없이 손질해나가는 존재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의식과 진화적으로 발달해온 마음은 개인에게 그리고 집단에게

‘나’, 그리고 ‘우리’라는 관념을 형성시켜주었으며 자신과 주변 환경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때로는 개인주의적이고 때로는 집단주의적이다.


★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단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전략을 유리한 데로 취해서

쓰는 것이다. 자신의 유전 인자와 그로 인해 형성된 자신의 신체적 조건 및 성향을

바탕으로 해서 말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보면 각 사회 집단은, 각 국가는

자신이 처해 있는 경제적 사정에 따라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될 뿐이다.


집단이 어떤 선택을 할 때, 집단주의의 표출은 때로는 부도덕한 모습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음을 세계사는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20세기 전후의 일본 국민의 경우인데

경제적 조건에서 중상주의적 국가 선택을 한 경우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행하는 데 있어 일반적으로 제3자를 고려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집단주의가

표출되면 자신의 집단 외에는 안중에도 없는 행동을 보여준다.


사실 이는 국가와 같은 큰 집단이 아닌 작은 규모의 집단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학교내의 따돌림과 같은 폭력적인 모습을 보면, 내적인 자립이 성숙되지

못한 미성숙한 학생들 사이에 권력을 가진, 즉 동맹을 많이 확보한 학생이 선동하여

자신의 적을 정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일반적인 학생들은 도덕적인 중립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하지만, 자신과는 무관한

제3자에게 해(害)가 되는 선택을 취하게 된다.


세계사를 보면 개개인의 인생들이 권력을 탐하는 정치가의 손에 낙엽처럼 스러져간

인류의 비극을 숱하게 보게 된다. 왕조니 국가니 민족이니 사실은 이 모두는

집단주의의 화신인 정치가들에 의한 구속과 선동의 무기일 뿐이며, 그런 선동과

구속 속에서 인류 역사의 상당수 사회는 집단주의의 틀을 강제 당하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굳이 프롤레타리아 독재나 파시즘과 같은 대중 독재뿐 아니라, 집단에 개인과 같은

인격을 부여하여 집단의 정서가 개인의 이성과 감정을 압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다수의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빼앗고 침해하는 정치권력의

횡포는, 사실상 다른 곳이 아닌 우리의 마음 속에 공존해 있다.


★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


의학적으로 우리가 체험하는 모든 욕구나 생리적 기능은 (질병까지도) 진화 과정에서

얻은 이득에 대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이 만든 학문 중에서

행복에 관한 가장 수량화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학에서 이 비용의 개념은

가장 기본이다.


모든 선택에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시간으로든 돈으로든 비용이 동반된다.

경제학에서 어떤 재화의 가치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된 대안의 가치를 합한 것

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비용이라는 놈을 대면하기 싫어하는 본성이

있다. 이것은 ‘이기심’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기심은 경제학적 개념으로 봐야한다. 이것은 개인주의나 집단주의처럼 성향의 차원이

아니라 개인의 이성과 감성을 총동원해도 더욱 더 굴복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작동원리,

즉 진정한 인간 본성의 핵심이다.

이 본성은 아주 강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다른 인간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 이기심을 제어할 장치, 생물학적 시장


정치인들은 시장의 객체들 즉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 생물학적 시장의 선택

과정에서는 가치 상승에 투자하는 ‘에너지’는 경제학적 시장의 상품 거래에 지출되는

‘비용’과 같다. 정치가는 비용을 이제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시장이 없으면 인간은 자기 본성대로 비용없이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가들을 가장 잘 통제하는 방법은 바로 정당을 통한 의회정치이다.

다시 말해,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끼리 서로 견제하게 선택받고자 하는 가치상승 경쟁을

하게 하는 것이다. 개인은 적당히 둘 중의 어느 한 편을 시의적절하게 편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환멸을 느껴야 할 대상은 경쟁과 자유주의가 아니라, 비용을

외면하려는 우리 안의 본성이다.


인간 이해의 부족은 경제학적 사고의 부재와 관련된다. 즉 경제학에서 비용이 중요하듯,

자신의 인생에서도 포기가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게 있다면 그것을 갖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해야 한다. 내가 뭔가를 가지고 싶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며, 내가 그것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할 지를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면 포기해야 한다.


본질은 우리가 모두 가능한 한 보다 효율적으로 자신만의 정신적 기쁨을 추구하는 존재

들로 진화해왔다는 사실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하면 각 개인이

자신의 정신적 기쁨에 맞게 가져가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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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치과이사이자 역사학도인 통섭, 융합의 능력을 지닌 저자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자연과학의 한 분야인 의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다른 어떤 인문학책

에서도 보기 힘든, 의학적, 생물학적, 분자세포학적 견해들이 인간의 심리와

삶을 풀어나가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저자는 굉장히 실제적이고 과학적인 팩트를 위주로 인간의 삶을 정의하고

있네요.  서머싯 몸이 말한 "인간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라는 화두를 쥐고

분자세포학적, 뇌신경과학적으로 치환해서 풀어 보는데,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과 마찬가지로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

니다.


이는 평생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세포들의 대사과정에서 에너지를 받아

들이고, 발생된 노폐물, 독성물질을 처리하며 한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을

말하고 있고, 뇌세포도 천억 개가 넘는 뉴런들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인간의

의식을 형성하고 기억을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만기가 다하면 내재된 프로그램에 의해 생을 마감하지요.


굉장히 유물론적 해석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자연과학을 전공한 저자의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냉정한 팩트의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과학적 시각에서 본 인간의 생명활동은 그 유한함이 서글픈 감정까지

불러일으키네요.


저자는 우리 인간에게 내재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도 결국은 개인과 집단의 생존

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발현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 때로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행동이,

때로는 집단주의적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였을 것입니다.


예전에 한번 소개한 미국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라인홀드 니버(1892-1971)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도 엿보이는 내용이지만, 각 개인은 도덕적

결정을 하기 쉽지만 큰 집단이나 사회가 되어 버리면 집단의 목표에 충실하게

되어 절대 타협이나 양보가 쉽지 않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 인간의 삶은 경제학 논리와도 비슷하여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들게 마련이고, 생물학적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비용처럼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어떻게든 본인의 노력과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이기적인 면이 있기에, 이로 인해 타인의 희생을 눈감고 마는

경우가 어느 인간이나 바탕에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제어하고자, 도덕, 규칙, 법률 등이 존재가 필요했을 것이고

점차 사회는 이런 제어의 프로그램 속에서 안정을 찾아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에는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고, 때론 자신의 소중한

것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치과의사이자 역사학도의 색다른 시각의 다양한 글들을 접하였고, 상당히

신선하고 흥미로운 사고의 흐름을 맛보았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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