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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an 02. 2018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의 잠언 시집”


                                    강 일 송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글로서 오랜 시간동안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엮은이인 류시화(1958~) 시인은 시인이자 번역가로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왔으며

1980년 <아침>이라는 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을 하였습니다. 이후 명상서적 번역을

시작하였는데, 특히 인도의 세계적인 명상가 라즈니쉬(1931-1990)의 책을 주로 번역

하였습니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펴냈다. 2012년 세 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출간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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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일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라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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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글은 우리가 너무나 많이 듣고 제목이라도 익숙한 글이지요,

위대한 선현들의 말씀은 우리에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미리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살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 시를 보아도 그렇듯이, 작중 화자는

어느덧 흘러간 세월 뒤에서 과거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와 같이 했으리라,

라는 화법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나 시선에 대해서 너무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으리라 말합니다. 또한, 부모나 가족의 사랑을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으리라 하고, 현재 최선을 다한 일은 그 결과가 언뜻 실패로

보일지라도 그 뒤에 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을 것이라 합니다.

또한 타인을 더 신뢰하고 그들과 마음을 통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삶을 살았으리라

말하고 있습니다.


시의 대단한 점은 이 짧은 문장들 속에 책 몇 권으로 표현될 내용들이 알차게 차곡차곡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하기에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또한 수많은 사람

들의 사랑을 받아왔을 것입니다.


두 번째 시를 한번 보겠습니다.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1883-1931)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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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을 더 보았습니다. 이 시도 너무나 유명한 시지요.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입니다. 오늘 이 시도 잘 음미해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하고

지혜가 가득한 통찰이 가득함을 알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구속하지 않아야 하고, 그 사이에 공간과 여백이 필요합니다.

그 예로서 현악기의 줄들, 사원의 기둥, 참나무와 삼나무 등을 드는데, 이보다 더 훌륭한

비유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이라는,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집착하고

소유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적인 관계일 뿐이지

진정한 소통과 교감은 어느 정도의 거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이나 동물, 식물 등은 자기만의 일정한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도 사람들은 한쪽으로 밀집하지 않고 적당한 간격으로 알아서 자리잡음을

보게 되지요. 또한 자기만의 공간을 침범당하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불쾌해하고 공격적이

되는 것도 보게 됩니다.


이제 막 시작된 새해에도 다들 자기만의 공간과 여유를 가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감사하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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