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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an 31. 2018

<의학의 법칙들> TED

<의학의 법칙들> TED

“생명의 최전선, 가장 인간적인 과학의 현장에서”


                                               강 일 송


오늘은 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TED강연을 하나 들어보려고 합니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강연은 비영리 단체가 1984년부터 시작한

강연으로 2200건 이상의 강연이 올라와있고 1억 번 이상의 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18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영감을 가진 인재들의 글로벌 특강이라고 생각

하면 되겠습니다.


오늘 강사는 싯다르타 무케르지(1970~)는 인도계 미국의사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를 취득한 후,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2009년부터 컬럼비아대학교 의과

대학 조교수이자 컬럼비아대학 부속병원에서 종양내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으며, 존스

홉킨스 의학대학원 명예 초빙교수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암-만병의 황제의 역사>로 2011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에서 수상했고, 2010년

<타임>이 선정한 1923년 이후 영어로 쓰인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책에 포함이 되었

다고 합니다.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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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이란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완벽한 판단을 내리길 요구하는 학문


이 작은 책은 정보, 불완전성, 불확실성 그리고 의학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내가 의대에 다니기 시작한 1995년에 나는 의학의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였고, 이제

진짜 의술을 펼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수련을 계속하여 인턴을 하고 레지던트가

되고, 종양학 펠로를 거쳐 암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의가 되는 동안 나는 의학 교육에서

결정적인 부분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학에 관한 모든 정보는 책에서 찾아보거나 인터넷에서 클릭 한 번이면 검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정보가 있다. 이 정보로 무엇을 할

것인가? 특히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다면,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학 교육은 수많은 사실을 알려주지만, 그 사실들 사이에 살아 숨쉬는 공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이전에는 이렇게 의학이란 분야가 원칙도 없이 불확실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지식(확실하고, 고정적이며, 완벽하고, 구체적인)과 임상적 지혜(불확

실하고 유동적이며, 완벽하지 않고, 추상적인)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 가장 젊은 과학인 의학


의사로서 나의 삶에 가장 깊은 영향을 준 책이 한 권 있는데 <가장 젊은 과학>이라는

에세이 책이었다. 의사이자 과학자이며 작가이자 가끔 시도 썼던 루이스 토머스가 지은

책으로, 1930년대에 인턴과 내과 레지던트로 일했던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1937년 하버드 의과대학을 졸업한 토머스는 보스턴 시립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시작했다.

그 당시는 보수란 한 푼도 주지 않았고, 재워주고 먹여주는 것 외에 병원에서 해 주는 것

이라곤 흰색 가운을 빨아주는 것뿐이었다. 근무 시간은 하루종일이고, 쉬는 날도 없었다.

돈 쓸 시간이 없으니 용돈도 거의 필요 없었다.


루이스 토머스는 의학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환기에 이 세계에 입문했다. 우리는

‘현대의학’이 놀랄 만큼 최근에야 생겼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1930년대 이전만 해도

어떤 병에든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과적 치료를 하나만 대라고 해도 대기

어려울 정도였다.(반면 외과는 충수절제술이나 괴저가 생긴 팔다리의 절단술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내놓고 있었다.)


거의 모든 내과적 치료는 3P, 즉 위약(placebo), 완화요법(palliation), 파이프

뚫기(plumbing) 중 하나였다. 가장 흔한 약은 물론 위약이었다. 완화요법제는 모르핀,

아편, 알코올, 다양한 팅크, 향유 등으로 실제로 가려움이나 통증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었다. ‘파이프 뚫기’는 완하제, 설사약, 구토제, 관장 등이었다.


새로운 세대의 의사들은 19세기의 치료법이 대부분 전혀 쓸모가 없다는 점(솔직히 말해

해롭다는 점)을 인정하고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존스 홉킨스의 윌리엄

오슬러 같은 선각자들은 향후 세대가 진정한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질병을 정의하고 관찰하고, 분류하고 명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렇게 관찰에 관찰을 거듭한 결과 병태생리학, 즉 질병의 생리학이 탄생하여 현대의학의

기초가 되었다. 1940년대 이후에는 합리적 원칙을 근거로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여 다양한

질병에 진정 효과적인 치료법들을 쌓아나갔다.


★ 의학의 제 1법칙

“강력한 직관은 근거가 미약한 검사보다 훨씬 힘이 세다”


★ 의학의 제 2법칙

“정상적인 것들”은 규칙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법칙을 가르쳐 주는 것은 “예외들”이다.


★ 의학의 제 3법칙

의학적으로 완벽한 모든 실험에는 완벽한 인간적 편향이 끼어든다.


이 모든 법칙의 핵심은 정보와 불확실성의 본질과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의학은 머리 위에 불확실성이 드리워진 채 지식을 다루는 학문이다. 아직도 많은

의학자들은 순수한 지식과 현실 속의 지식을 조화시키는 법을 배우느라 애쓰고 있다.

‘가장 젊은 과학’은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과학이기도 하다.


실로 의학은 인간의 일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섬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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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적인 인사들의 특강을 담은 TED 중에서 미국의 젊은 의사가 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저자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스탠퍼드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등, 한 군데도 다니기 힘든 세계 최고의 대학들을 섭렵하고

종양학 의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이자 작가였습니다. 그가 쓴 책은 퓰리처상을 받기도

하였고, TED강의에서도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먼저 그는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철학적인 고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학을 학문으로서 책으로 공부를 할 때와 이를 가지고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볼 때는 많은 현실적 격차, 괴리가 존재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불완전한 정보, 그리고 인간으로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의료의 최첨단 현장에는 수많은 고민과 고뇌가 함께 합니다. 즉, 불확실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의사라는 인간은 절대로 실수가 용납이 안 되는 완벽한 판단과 치료를 요구

받고 기대받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최신 의학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1940년대 이후에야 비로소 의미있는

의학적 치료법들이 등장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저자가 경험으로 체득한 3가지 의학의 법칙도 공감이 되는 말인데,

어떤 숫자로 적인 검사수치보다 의사가 실제 환자를 만나 진찰하면서 얻은 직관이 더욱

더 제대로 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고, 두 번째 법칙은 의학 뿐아니라 모든

과학이 그러한데, 예외의 상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아무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고 해도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 성향, 주변의 여건에 영향을 받는데, 이러한 것들이 의학적 편견, 편향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의사들은 수많은 불완전한 정보, 불확실성,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감내하면서

완벽한 진단과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과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환자의 

안녕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불완전한 인간, 지식인의 한 부류다 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저자의 말은 큰 위로를 주는데,

“실로 의학은 인간의 일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섬세한 것이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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