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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26. 2018

<죽었지만 살아있는 언어, 라틴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中

<죽었지만 살아있는 언어, 라틴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中


                                            강 일 송


오늘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역사학자가 40년간의 역사 수업에서 뽑아낸

명쾌한 역사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존 허스트(1942~2016)는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68년부터

멜버른의 라트로브 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40여 년간 재직하며

사학과 학과장을 역임했고, 2006년 은퇴한 이후에도 명예교수 직위를 유지하다가

2016년에 별세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는 2009년 출간된 이후 아마존 역사 부문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했으며, 독일, 스페인, 러시아, 중국 등 아홉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합니다.

오늘은 그중 이미 사라졌지만 아직도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라틴어에 관한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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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제국의 두 공용어, 라틴어와 그리스어


로마제국에는 두 가지 공용어가 있었는데, 서쪽에서는 라틴어, 그리고 동쪽에서는

그리스어가 공용어였다. 그리스어는 아직 그리스 본토와 동부 지중해 주변 등에 아직

남아있지만, 라틴어는 오늘날 지구상의 영토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종종 죽은 언어로 묘사되지만 아직도 라틴어는 살아서 남아있다.


★ 로마와 라틴어


처음에는 라틴어를 로마와 로마 주변의 작은 구역에서만 사용했지만 로마의 지배가

확대됨에 따라 수백 년이 지난 후에 라틴어는 서쪽 제국 전역에서 사용되었다.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경계는 오늘날의 세르비아 지역이었고, 라틴어는 발칸반도

대부분, 이탈리아, 프랑스, 에스파냐 전역의 언어가 되었다.

다만 영국은 브리튼 사람들의 켈트어가 살아남았다.


로마 제국이 붕괴되었을 때, 라틴어는 여러 가지 별개의 언어로 발전했는데, 통상

로망스어라고 한다. 로망스어에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에스파냐어가 있다.


★ 이민족의 침입과 언어의 변화


5세기에 게르만족이 오늘날 프랑스, 에스파냐, 이탈리아에 해당되는 지역에 침입

했는데, 아직도 이 곳 사람들은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대체로 유럽의 언어 지도를 보면, 로망스어, 게르만어, 혹은 슬라브어가 주류이나

몇몇 나라는 연관이 없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리스인, 알바니아인, 헝가리인, 핀란드인

이 그러하다.


서유럽에서 게르만어족은 북쪽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로망스어는 남쪽에 우세하다.

두 언어가 뒤섞인 나라가 있는데, 벨기에는 북쪽은 게르만어를, 남쪽에는 로망스어를

가지고 있다. 또 스위스는 북쪽에서는 게르만어를, 남쪽 모퉁이 지역에는 로망스어를

사용한다.


★ 유럽 언어의 어머니, 인도-유럽어족


라틴어와 로망스어의 지류들, 그리스어, 슬라브어, 그리고 게르만어는 모두 공통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인도-유럽어족이다. 인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와 이란어 역시

인도-유럽어의 후손에 해당한다.


이 언어의 발견은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일어났는데, 그 이전에는 유럽의 모든 언어가

히브리어라고 추정하고 있었다. 히브리어가 유대인들이 사용한 언어, 즉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의 언어였음을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히브리어는 인도-유럽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이다.


두 유럽 국가 헝가리와 핀란드는 인도-유럽어 계통이 아닌 언어를 가지고 있다.

두 언어는 연관이 있는데, 그들의 선조는 아시아에서 개별적으로 이동해 도착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선사시대에 도착했고, 헝가리인들은 나중에 도착했는데, 여기저기

약탈하고 다니던 기마인들이었다. 이들은 후에 기독교도가 되었다.


남서쪽으로 에스파냐와 마주한 국경 근처에는 프랑스와 에스파냐 양쪽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바스크어 사용자들이 있다. 바스크어는 인도-유럽어가 아니다. 그 언어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라틴어가 유럽에 미친 영향


일반 사람들의 언어로서 라틴어는 사라졌지만, 학문, 문화, 그리고 교회의 언어로

라틴어는 생존했다. 성직자와 학자들은 여전히 라틴어로 말하고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서서히 문학이 라틴어가 아니라 모든 평민들의 모국어로 작성되기 시작했고

그러한 문학이 출현했지만 말이다.


라틴어는 유럽 전역의 교육받은 남성들을 이어 주는 강력한 접착제였다. (여자아이는

라틴어를 공부하지 않았다) 라틴어는 그들에게 제 2의 공용어, 사회적 유대, 그리고

그들이 빠져들 수 있는 일종의 암호를 제공해 주었다.


이후 라틴어는 뒤늦게 다시 한번 꽃을 피우는데, 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에

의해 개발된 식물명 체계가 그것이다. 그는 학교에서 라틴어를 배웠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연계의 질서를 분류한 책을 라틴어로 읽었다. 그의 체계는 식물에 라틴어로 두 가지

이름, 속과 종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기독교가 시작되었을 때 서쪽의 공용어는 라틴어였다. 그것은 교회를 통치하기 위한 언어,

교회의 교리 논쟁에 사용되는 언어, 신앙을 공표하기 위한 언어, 그리고 교회의 업무를

운영하기 위한 언어가 되었다.


예수는 아람어를 사용했고 그의 말씀은 지중해 동부의 공용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

구약성서의 언어는 히브리어였다. 하지만 라틴어가 모든 신도들을 한데 묶었으며 그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지역 언어의 사용을 재가할 때까지 가톨릭 교회의 예배 언어였다.

교황의 회칙은 계속해서 라틴어로 발행되었다. 신도들 가운데 일부는 교회의 업무를

라틴어로 했는데, 거의 비밀 의식이었다.

현재의 교황은 미사에서 라틴어를 사용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로마제국의 이념처럼 라틴어는 오랜 세월 살아남았고, 서서히 사멸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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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럽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 쓴 책에서 언어, 특히 라틴어에 대한 담론을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말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하지요. 터키어, 몽골어, 만주어, 한국어,

일본어 등이 알타이어족이라 합니다.   이와 다르게 유럽의 언어는 거의 인도-유럽

어족에 속하는데, 예외는 아시아에서 유입된, 핀란드, 헝가리의 언어가 그렇고

히브리어, 바스크어가 인도유럽어족이 아니라 합니다.


그중 라틴어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주로 변화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라틴어 자체는 이미 언어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학문, 문화, 교회의 언어로 아직도

그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모습입니다.


의학에서도 그 용어가 상당히 라틴어가 기반으로 되어 있고, 의과대학에서 예과

때 라틴어를 신부님한테 배운 적도 있답니다.


또한 라틴어는 유럽의 귀족 남성들에게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게 해주는

접착제이자 도구였다고 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프랑스의 궁정에서의 예법과

프랑스어를 쓰는 것이 유럽 귀족의 덕목이 되었고, 당시 독일과 러시아의 귀족

들도 프랑스어를 사용하였지요.


지금은 그 자리를 영어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즉 시대를 막론

하고 그 시대의 대세를 이루는 국가와 그 권력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까지

대세가 되게하고, 그것을 쓸 때 주류로 인정받고 최첨단 유행을 걷는 듯한 인상을

주게 마련입니다.


로마라는 인류 역사상 위대했던 국가이자 정권은 수백 년을 이어가면서 많은

나라를 지배하고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기에 라틴어의 세력도 그만큼 강성했고

현재까지 학문, 문화, 종교, 의학 등에서도 면면히 영향력이 이어져 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세먼지가 극성인 요즘,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숨쉬는 자유까지 제한 받는

이 시대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하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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