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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

by 해헌 서재

< 감정 >

“희로애락에 지배당하지 않고 지혜롭게 조절하기”


강 일 송


오늘은 인간이면 살면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보려고 합니다.

특히 죄책감, 분노, 슬픔, 우울, 두려움, 불안, 사랑, 스트레스에 대해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다양한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자인 문지현 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부속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미소의원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합니다.

저서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도서 <십대답게 살아라>, <십대, 고수답게 싸워라>,

<사랑의 테라피>,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법>, <부글부글 십대 말하고 싶어요> 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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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검열관 초자아와 죄책감


‘초자아’란 살면서 만나게 되는 마음 속 갈등 속에서 스스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가운데 터득하고 배우게 되는 도덕성 및 이와 연관되는 가치들의 모음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게 하면 안 되고(에를 들어 다른 사람의 지갑을 훔쳐서는 안된다거나)

저렇게 해야만 하고(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거나) 등의

생각들의 집합을 초자아라고 할 수 있다.


초자아는 흔히 ‘마음의 검열관’으로 비유된다. 한 사람의 내면 안에 눈을 크게 뜨고

앉아서 그가 하는 행동이나 마음속에 품는 생각, 그가 받는 느낌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한다. 초자아는 자신 안에 들어 있는 ‘작은 부모’, 혹은 ‘작은 선생님’과 흡사하다.


‘죄책감 ’은 한마디로 초자아에 의해 생기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초자아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자리 잡은 다음 내 삶의 방향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력한 사람이라면 늘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죄책감은 부정하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없어서는 안 될 감정이다.

죄책감은 ‘꼭 필요한 자리’에 ‘적당히’ 있으면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죄책감을 받아 안으려고 노력해보자. 그러면 이 감정은 지나간다.

결국은 죄책감도 감정이기 때문이다.


★ 부정적 감정의 선두주자, 분노


평범한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는 감정 가운데 분노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선두주자이다.

분노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이면서, 죄책감만큼이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감정이기도 하다.


‘분노’는 외부의 위협을 인식했을 때 즉각 이를 멈추거나 없애려는 행동을 취하면서

경험하는 느낌으로 정의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생각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이를 ‘당위(當爲)’라고 한다. 이 당위가 깨어지면 누구라도 화가 나게 된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짚어보면 분노의 시작점은 ‘배고픔’이다. 배고픔은 우리에게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개념을 담고 있는 단어다. 애정에 대한 배고픔은 가장 흔한

형태의 배고픔인데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애정에

대한 굶주림을 경험한다. 어린 시절 배가 고파서 울어대는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좌절이 떠오르면 격렬한 감정으로 반응하기 쉽다. 분노는 이럴 때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 된다. 살아남기 위해 아기는 더욱 기를 쓰고 화를 낸다.


성숙하게 분노하는 사람이란 분노를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분노를 경험하되

이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사람이다. 분노를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분노의

과정 중 가장 상처받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건강한 분노의 경험과 표현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하여 필요하다.


★ 두려움과 불안 -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신호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나름 씩씩하게 잘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지금

결정적인 이 순간, 겁에 질린 어린아이가 가슴속에서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아이의 눈이

점점 커진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절에 대한 두려움, 코앞에 닥친 상처의 두려움.

두려움은 현실적인 위협이나 위험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감정이며 불유쾌한 감정

상태로 정의된다.


두려움과 비슷하면서 약간 다른 감정으로 불안이 있다. 불안은 자신의 내,외부에서 위험을

예견하면서 나타나는 염려와 걱정의 느낌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불안과 두려움 둘 다,

‘정신 차려! 위험이 닥쳐오고 있어’라고 하는 신호를 보낸다는 점에서 똑같다.

이 위험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다.


두려움을 느끼는 동안 뇌는 살아남기 위해 주변을 탐색하고 인식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처리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느라 애를 쓴다. 이 결과는 생명을 구해내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두려움에 질려 얼어붙은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두려움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아야 하는데, 이러한 이중의 위협을 철학자 앙드레

콩트 스퐁빌은 “용기가 아닌 신중함으로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신중함이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사이에 균형을 잡은 과학이 된다.

보통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하게 된 건 많은 경우 내 잘못이 아니다. 대개의 두려움은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빈 자리 같은 것도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저 사람 때문에

내가 그랬어, 하는 건 통제권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 안에 나의 책임도 있음을, 나도 잘 몰랐지만 두려워하기로 결정한 건

나라는 걸 보아야 한다. 두려움과 불안이 있는 사람은 내가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을

부정하지 않은 채 가만히 그 밑바닥을 들여다보자. 그 안에 내가 앉아 있다.

두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함으로써 감정의 주인이라는 원래의 자리를 되찾을 때

이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


★ 내가 나를 돌아보고, 내 상처를 쓰다듬고, 나를 추스르고,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동안, 그런 나의 노력은 나의 실제 ‘뇌’에도 영향을 미쳐서

조금씩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주 작은 변화라 하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항상 모든 일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 그에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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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직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인간이면 누구나 느끼게 되는 "감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감정의 강을 건너기도 산을 넘기도

골짜기를 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많은 감정 중 저자는 첫 번째로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죄책감을 알려면 우선 "초자아"라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초자아는 내 마음 속

에 들어있는 작은 부모님, 검열관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이런 초자아가 강하게

영향을 미칠수록 죄책감을 더 크게 느끼는데, 죄책감이 없으면 사회의 도덕과

질서가 무너질 수 있으니 반드시 필요하지만 개인에게는 큰 짐이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정한 수준의 초자아, 죄책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분노'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현대는 분노과잉의 시대입니다.

대상도 없이 무조건적인 분노를 안고 사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결국 본인이 원하

고 누리고자 하는 수준의 삶이 영위되지 않기에 생기겠지요. 분노의 근본은

'배고픔'이고, 애정에 대한 '배고픔'이 가장 흔한 형태라고 합니다.

분노를 너무 억제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도 병이 될 것입니다. 성숙하게 분노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통제하에서 적절하게 조절해서 건강한 자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두려움과 불안이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근본적으로 비슷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데, 현실적인 위험이나 잠재적인 위험을 인지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어나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우리는 죽기전까지 이러한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지만, 이또한

스스로의 통제 가능한 범위내에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무조건 이러한 감정을 피하고 도망가려 하지 말고, 이를 인정하고 가만히 자신

안으로 들어가 바라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적극적 수용과 인정 속에 이를 극복

할 힘이 생겨날 것입니다.


아무리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도 그 존재에는 반드시 우리 스스로에게 필요한

역할이 숨어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배척하고 회피하지 않고 찬찬히

바라보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줄 때 비로소 부정적 감정들은 스스로 눈녹듯이

줄어들고, 오히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마치 제 3자가 된 듯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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