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평온의 기술>

by 해헌 서재

<평온의 기술>

--“남을 위한 삶보다, 나를 위한 삶에 몰두하기”


강 일 송


오늘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논의를 던지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지만 많은 저술

활동과 지식활동으로 대중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강준만 교수의 에세이집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강준만(1956~)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수습기자로

입사했다가 다시 MBC라디오국 PD로 일했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 조지아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저서로는 <감정 동물>, <감정 독재>, <생각의 문법>,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한국 현대사 산책>, <미국사 산책>

등 외 많은 책이 있습니다.


============================================================


★ 행복하지 않아도 평온할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한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행복을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남들이 뭐라 하건 자기 기준만으로 스스로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므로 그것도 좀 이상하다.

그럼에도 이렇게는 말할 수 있으리라. 무엇에 주된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행복의 정의는

달라질 수 있는데, 나는 ‘평온’을 중시하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말이다.


행복은 좀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만 평온은 행복에 비해 비교적 구체적인 개념이다.

‘평온,平穩’은 ‘조용하고 평안함’이란 국어사전의 의미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리 말해도 안 될 건 없다. 나는 ‘조용’을 좋아한다.

‘평안, 平安’은 걱정이나 탈이 없음, 또는 무사히 잘 있음, 이란 뜻인데, 나는 걱정이나

탈을 만들지 않는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 단어도 내게 잘 맞는다.


★ 평온의 핵심 – 나를 위한 삶


내가 생각하는 평온의 핵심은 ‘나를 위한 삶’이다. 남들의 눈치를 보고, 남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몸부림치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갖거나 누리지 못하면 괴로워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남들을 의식하는

삶이 진정 ‘나를 위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나를 위한 것 같지만, 실은 ‘남을 위한 삶’으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모두가 평온을 추구하는 세상을 바라진 않는다. 그건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성’과 ‘균형’이다.

평온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평화 공존이다.

각자의 기질과 인생관에 따라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만, 사회 분위기라든가 가치관,

문화, 풍토 등은 개인의 선택을 통제하면서 사실상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것을 강요한다.

바로 이게 문제라는 것이다.

나는 평온을 누리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은 평온으로

나아가는 데에 다른 그 어떤 방법보다 큰 힘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 평온한 척하면 평온해진다.


우리 인간은 슬프기 때문에 울고, 무섭기 때문에 떤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상식에

대해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울기 때문에 슬프고, 떨기 때문에 무섭다.”고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설명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감정은 순전히 몸에서 기원하는 본능적인 것이지 정신에서 기원하는

인지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게 바로 제임스가 1884년에 발표한 ‘감정이론, theory of emotion’의 핵심 내용이다.


제임스는 이 이론의 연장선상에서 ‘그런 척하기 원칙, As if principle’이라는 걸

제시했다. “어떤 성격을 원한다면 이미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감정이 행동을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행동이 감정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온에 있어서도,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평온한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분노의 감정을

신속히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해 보였다. 평온한 것처럼 행동

함으로써 실제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으며, 평온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실제로 평온한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평온한 척하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단연 ‘자연’이다. 사실 이건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거니와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골치 아픈 일이 많을 때 훌훌 털고

대자연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대자연 앞에서 경외감을 느끼면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효과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그런 효과를 가리켜 “Wilderness effect’라고 한다.

따라서 일시적이라도 평온을 원한다면 대자연과 접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는 게

가장 좋다. 그런 여유가 없으면 손쉽게 텔레비전의 자연 다큐 프로그램을 봐도

좋다.


==============================================================


오늘은 강준만교수의 에세이집을 함께 보았습니다.


제목에 나온 것처럼 '평온"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이 시대의 가장 큰 화두인 '행복"과 대비하여 각 개개인별의 철학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는 행복에 비해 '평온'은 그나마 좀 더 구체적이라고 말합니다.

본인 스스로는 이 두가지 개념을 합쳐서 '평온을 중시하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네요.


저자는 평온의 핵심을 '나를 위한 삶'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고, 그중에서 동양사회는 유난히 주위를 더 의식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이처럼 타인의 눈을 신경쓰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의 주관을 가지고

본인이 원하는 자기 중심의 삶으로 흐름이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저자는 '다양성'과 '균형'을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가치라고 말하고,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져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진정 성숙한 사회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온함을 얻을 팁을 가르쳐 주는데 '평온한 척하기'를 행동에 옮겨

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한 학문적 근거로 19세기의 뛰어난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감정이론'을 들고 있습니다. 감정이 행동을 만든다기 보다는

행동이 감정을 지배한다는 것을 실제 삶에서 응용하는 것입니다.


말이나 자세, 행동을 자기가 원하는 감정을 가졌을 때처럼 취하게 되면 실제

그런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음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또한 대자연을 찾아 떠나 마주하게 되면 경외심과 함께 평온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평온한 자세와 행동과 말을 함으로써 평온한 마음의 상태에 도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