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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공부 – 장자(莊子) 이야기>

by 해헌 서재

<자존감 공부 – 장자(莊子) 이야기>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장자를 읽어라”


강 일 송


오늘은 매일 같이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2500년 전의 지혜를

가져와 자신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자존감”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박영규 교수는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정치학과를 나왔

으며 중앙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저서로는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다시 논어>, <관계의 비결>,

<그리스, 인문학의 옴파로스>, <인문학을 부탁해> 등 많은 책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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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주인, “자존감”


“내 마음 나도 모른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의 마음만큼 간사하고, 자주

변하고, 쉽게 흔들리는 것은 없다. 셰익스피어는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고 했지만

남자도 마찬가지다.


‘日以心鬪’(일이심투)


<장자>에 나오는 위의 표현처럼 우리는 날마다 내 마음과 싸운다.

갈등하고, 번뇌하고, 망설이는 것이 모두 우리가 마음과 싸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존재의 기반 자체가 불안해진다. 반대로 마음이 편하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어떻게 하면 흔들리는 마음을 제대로 다스릴 수 있을까?

<장자>에서 제시하는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사람은 저마다 마음의 중심을 가지고

있다. 신체에 척추가 있어 몸의 중심과 균형을 잡아주듯이 마음에도 그러한

중심이 있다. 장자는 이것을 마음의 ‘진재,眞宰’, ‘진군,眞君’이라고 표현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이런 진재, 진군이 있는데, 우매한 인간이 그것을 깨닫지

못할 뿐이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서 진재, 진군을 응시할 수 있으면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진재, 진군을 현대 심리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자존감’으로 바꿔 부를 수 있다.

나를 나답게 해주고 나를 당당하게 드러나게 해주는 마음의 주인, 주권자가

바로 ‘자존감’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마음의 헌법이다.


★ 행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다.


<장자>에는 대붕(大鵬)이라는 새가 나오는데 새가 얼마나 크면 날갯짓 한 번에

바다의 물줄기가 삼천 리 솟구치고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주변 구만 리를

뒤덮을까. 게다가 여섯 달 동안 한 번도 안 쉬고 날갯짓을 한다.

그런데 곧바로 반전이 일어난다. 스몰 사이즈의 대표선수인 쓰르라미와 작은

비둘기가 이 모습을 보고 가벼운 웃음을 날린다. 그러면서 초월적, 상상불가의

빅 사이즈 대붕을 디스한다.


<장자> 읽기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자가 말하는 행복한 삶의 실체는

크고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내면’에 있다.

물줄기를 수천 리 솟구치게 하고 구만 리를 난다는 대붕을 등장시킨 것은

작은 삶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자> 우화의 독특한 전략이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다.’


힘들게 구만 리를 날아가지 않아도 세끼 밥 배불리 먹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다.


★ 칭찬과 비난에 연연하지 마라.


자존감은 타인의 평가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세인의 긍정적인 평가는

자존감을 높여주고, 부정적 평가는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세인의 평가는 낮밤이 바뀌듯 수시로 바뀐다.


일관되게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살려면 세인들의 칭찬과 비난에 연연해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평가와 나쁜 평가에 따라 일희일비 하다보면 평정심을

잃기 쉽고, 그러다보면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 쉽다.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이에 대한 장자의 처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나를 내세우지 말고, 공치사하지 말고, 이름에 연연해하지 말라.’


‘도(道)’를 통한다 라는 의미는 별 게 아니다. 일상적인 삶 가운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가족과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도를 통한 사람이다.


장자에 의하면 ‘도(道)’란 삶의 바깥에 있지 않고 삶의 한가운데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 자존감을 흔드는 적, 비교에서 벗어나려면


자존감의 가장 큰 적은 ‘비교’다. 비교하는 순간 심리적 동요가 수반되고

그에 따라 자존감이 흔들린다. 남들보다 더 잘 나가고 싶은 욕망은 간절한데

그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와 현실이 심리적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

으로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제물론 편은 <장자> 가운데 철학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그만큼 장자 사상의 요체가 집약되어 있다. 그 요체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구분 짓지 말라’


구분 짓는다는 것은 세상을 나와 너, 내 편과 상대편,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등으로 나누어 비교하는 행위를 뜻한다. 구분의 결과는 ‘분쟁’이다.

서로의 기분이 다르니 ‘내가 잘 낫느니’, ‘네가 잘 낫느니’하며 서로 싸우는 것이다.


장자가 유가의 공자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공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을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으로 구분 지어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게 만들고, 마침내 세상을 전쟁 속으로 몰아넣는 장본인이 바로

‘공자’라는 것이다.

장자가 죽이라고 한 나(我)는 현실세계에서 아집이나 편견, 독선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것들이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내려놓고

비울 때 자존감이 단단해진다.


이후 새롭게 난 나는 편견과 독선, 아집을 버리고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성숙한 시민의 얼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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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자와 더불어 도가(道家)의 대표적인 성인인 장자(莊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장자의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늘 스케일이 크고 시대를 초월한 통찰과 지혜가

가득합니다. 내 마음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

현재의 삶을 중심을 잃지 않고 사는 길이라 한다면, 오늘 장자는 여러 가지 이야기

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첫 번째는 대붕(大鵬)과 쓰르라미와 비둘기를 대비하면서, 너무 외형적으로 거창

하고 번듯한 곳에 행복이나 삶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알찬 내면에

있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행복이나 성공은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이미 얻는 것이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라는 지혜를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마라고 하는

가르침이었네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어떤 평가든 받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장자는 세인의 평가는 공정

하지도 않고 시시때때로 변하기에 내 마음에 거하라고 합니다.

도(道)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가족이나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간결하게 말합니다.


세 번째는 자존감의 가장 큰 적은 '비교'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비교는 어떤

상대든 위아래를 구분짓게 되고, 이 구분하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고 합니다. 장자가 공자의 이론을 공격한 이유가 바로 이 '구분 지음'에

있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처럼 서로가 유일한 존재이고 그 존재에

차별과 격차가 없음을 아는 것이 장자의 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도 스스로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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