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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15. 2018

<경제학 팟캐스트>

<경제학 팟캐스트> 팀 하포드

-“현대 경제를 만나는 뛰어난 생각들”


                                   강 일 송


오늘은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의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가장 인기

있는 수석 칼럼니스트이고 150만 부 이상 팔린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입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다고 하고 전 세계 10대 팟캐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합니다.


오늘은 책 내용 중 인류문명을 촉발시킨 발명, 쟁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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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쟁 기 (plow)


재앙이 터졌다고 상상해보자.

갑자기 인류의 문명이 사라졌다. 이유는 따지지 말자. 다만 돼지 인플루엔자나 핵전쟁,

혹은 살인 로봇이나 좀비의 출현쯤으로 해두자. 당신은 몇 안 되는 행운의 생존자 중

하나다. 전화는 없다. 전화를 걸 사람도 없다. 인터넷은 물론 전기도 연료도 없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과학 역사가 제임스 버크는 BBC프로그램 <커넥션스>에서 바로

이러한 종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종말의 폐허 속에서 현대 문명의 도움을 하나도 받을 수 없다면, 여러분은 어디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생존을 위해, 그리고 문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뭐가 필요할까?


버크는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인 발명품인 ‘쟁기’를 답으로 내놓았다. 인류 문명이 쟁기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대답은 타당해 보인다.

쟁기가 있었기에 오늘날 경제는 가능했다.


1만 2천 년 전 인류는 대부분 유목 생활을 했다. 세계 곳곳에서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갔다. 그리고 지구가 빙하기를 지나면서 세상은 덥고 건조해졌다. 수많은 언덕과

평야에서 동물과 식물이 종적을 감추었다. 이러한 흐름은 다양한 시기와 지역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유라시아 서부는 7000년 전에, 인도와 중국에서는 1만 년 전에,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와 안데스 지역에서는 8000년 전에 이루어졌다.


★ 농경의 시작과 문명


비옥하지만 한정된 강 유역에 인간이 정착하면서, 식량을 구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수렵과 채집 대신에 가까운 곳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간작업이 반드시 필요했다. 더 많은 영양분을 토양에 공급하고

더 많은 수분을 뙤약볕이 침투하지 못하는 깊은 곳으로 스며들게 해야 했다.


인류는 개간 작업을 위해 처음에 날카로운 막대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조만간

소 두 마리에 쟁기를 매달아 땅을 파기 시작했다.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이제 농업은 본격적으로 발달했고 생존의 대안이 아니라, 풍요를 일구는 원천이 되었다.

농부들은 수렵과 채집 시절보다 대여섯 배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냈다.


★ 잉여 생산물과 사회의 불평등


전체 인구의 5분의 1만 농사를 지어면 사회 구성원 모두 먹여 살릴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나머지 5분의 4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그들은 빵을 굽고, 벽돌을 만들고, 나무를 베고, 집을 짓고, 광석을 캐고, 철을 녹이고,

길을 닦는 일, 다시 말해 도시와 문명을 건설하는 전문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러니한 사실이 있는데, 식량이 풍부해질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대다수의 인구가 간신히 생존하는 수준으로 살아갈 때는 힘 있는 사람일지라도

많은 것을 차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생존을 넘어선 잉여 생산물은 권력자가 더 많이

차지할 수 있다. 잉여 생산물은 그렇게 지배자와 피지배자, 주인과 노예 사이에서

수렵 채집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부의 불평등을 유발했다.


그리고 왕과 군대, 관료와 성직자 계급이 등장하면서 체계적인 방식으로 더 많은

식량을 앗아갔다. 초기 농업 사회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로마제국의

불평등은 생물학적 한계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힘있는 자가 사회적 자원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간신히 굶어죽지 않을 정도였다.


쟁기는 문명의 기틀을 창조했고, 그에 따른 풍요와 불평등을 가져온 것이다.


★ 수렵 채집인들보다 부실했던 초기 농경민


고고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초창기 농부들의 건강 상태가 수렵 채집으로 살았던 선조들

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쌀과 곡물을 주식으로 삼으면서

비타민과 철분, 단백질 결핍 현상이 나타났다. 또 1만 년 전 농경체제로 넘어가면서

남성과 여성의 평균 신장이 15센티미터 정도 줄었다.

게다가 기생충과 다양한 질병을 비롯하여 유아들의 영양결핍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총,균,쇠>를 쓴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농업의 시작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

로 정의했다.


★ 농업의 빠른 확산의 이유


농업은 어떻게 그리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을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인구가 증가

했으며, 건축가, 성직자, 장인, 군인 등 분업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왜소한 몸집의 군인도 수렵 채집으로 살아가는 유목민들보다 훨씬 강했다.


★ 부시먼족의 몽공고 열매


아직도 소수의 유목민 부족은 열매와 동물을 주식으로 삼아 풍부한 영양을 섭취했다.

칼리하리 사막의 한 부시먼족은 왜 이웃 부족처럼 쟁기를 들고 농사를 짓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몽공고 열매가 지천에 깔렸는데 왜 농사를 짓는단 말이오?”


우리는 문명화의 끝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로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쟁기를 다시 개발하고, 그 모든 과정을 다시 한 번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주어진 몽공고 열매에 기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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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인기 있는 칼럼니스트인 팀 하포드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오늘 내용은 엉뚱한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재앙이 닥쳐 온 지구의 문명이 파괴

되었고, 당신이 얼마 안 남은 인류의 생존자라는 가정 말이지요.

이러한 모든 문명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첫 번째 필요한

도구는 '쟁기'라고 말합니다.


쟁기는 획기적으로 농업생산량을 늘려주었고, 이를 통해 생겨난 잉여 생산물은

농사 외의 다른 직종에 전념할 수 있게 분업화된 장인들의 출현을 일으킵니다.

정착 거주를 하면서 위험한 동물을 피할 수 있었고, 안정되게 농작물을 수확

하여 훨씬 생활의 질이 높아질 줄 알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힘 있는 관리나

성직자, 군인 등에게 늘어난 잉여물은 돌아갔고 농민들은 체격도 왜소해지고

더 많은 질병과 영양부족에 시달리게 되었지요.


오죽했으면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 였다고 말했을까요.

하지만 이는 역사의 발전상 과연 피할 수 있는 실수였을까 생각도 들고,

몽공고 열매가 풍부했던 부시먼족 말고 모든 것이 열악한 환경의 종족이

부시먼족처럼 농사를 거부하고도 생존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는 현대에 와서도 여전하게 남아있는 문제들인데, 과학의 발달로 인류의

생활은 무척이나 편해졌지만, 과연 그 편해짐으로 남은 시간을 제대로 누리고

즐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쟁기에서 촉발된 이러한 문제는 철학적 사유의 세계로 우리를 자연스럽게

인도합니다.  경제적 생산성도 높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분배의 불평등도

해소를 하며 모든 인간의 행복도도 높이는 신의 묘수는 과연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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