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中
<인지 부조화 이론>
-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생각을 바꾸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中
강 일 송
오늘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의 4번째 이야기를 이어봅니다.
여러 내용 중 오늘은 “인지 부조화”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려고 하는데, 이는
리언 페스팅어(1919-1989)의 이론으로, 페스팅어는 미국 사회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쿠르트 레빈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인지 부조화 이론과 사회적 비교이론의
제창자로 유명합니다.
저자는 야마구치 슈(山口風)로 게이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쓰(電通)를 시작으로 보스턴컨설팅
그룹과 AT커니를 거쳐 조직 개발, 혁신, 인재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합니다. 현재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연구과 겸임 교수로 일하고 있고 저서로는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읽은 대로 일이 된다> 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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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뇌(洗腦, Brain washing)
세뇌라는 단어는 중국 공산당이 한국전쟁 당시 포로들을 세뇌했던 것에서 기인하여
이를 영어로 Brain washing 이라 부른데서 유래한다.
한국전쟁 때 미국은 포로가 된 수많은 미군 병사들이 단기간 내 공산주의에 세뇌
당하는 사태에 당황했다.
누군가의 사상과 신조, 또는 이데올로기를 바꾸고자 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반론을 강하게 호소하여 설득하거나 고문을 가하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이 실제로 행한 방법은 전혀 달랐다. 그들은 포로가 된 미군에게
‘공산주의에도 좋은 점은 있다.’라는 간단한 메모를 적게 하고 그 포상으로 담배나
과자 같은 아주 사소한 것을 주었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미군 포로는 착착 공산
주의로 돌아섰다.
미국 포로는 사상과 신조를 바꾸는 대가로 담배나 과자 밖에 받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
★ 인지 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이해하기 힘든 이 사태를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
우선 미군은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공산주의는 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포로가 되어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다. 이때 호화로운 포상이 나왔
다면 포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메모를 적었다는 명분이 성립되므로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해소된다.
하지만 실제로 받은 것은 담배와 과자 정도의 소소한 포상이었을 뿐이다.
이래서는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죄책감의 원인은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와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다.’
는 행위 사이에 발생하는 부조화이므로, 이 부조화를 해소하려면 어느 한쪽을 변경
해야 한다. 이때 메모를 적은 것은 사실이기에 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변경
할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 쪽이다. 그리하여 이 신조를 공산주의가
적이긴 하지만 몇 가지 좋은 점도 있다고 수정함으로써 부조화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그 시절에 이미 이 세뇌 기법을 독자적으로 고안을 한 것이고,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는 능력에 그저 놀랄 뿐이다.
★ 행동이 신념을 결정한다.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을 하고, 나중에 그 행동을
합치되도록 의사가 결정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다.
★ 인간 관계에서의 인지 부조화
인간 관계에서 이러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이
이것저것 염치 좋게 부탁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도와주다가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인지
부조화가 빚은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인지와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부조화를 발생시킨다. 이를 해소하고자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바꿀 수가 없으니
좋아하지 않는 감정을 ‘조금은 호의가 있을지도’로 바꿔 버린다. 그러다가 어느덧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주위의 영향을 받아 생각이 바뀌고, 그 결과 행동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믿는다.
인간은 주체적인 존재로서 의식으로 행동을 다스리는 자율적 이상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페스팅어는 인간에 대한 이러한 관념을 뒤엎었다. 그에 따르면 사회적 압력이
행동을 일으키고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기 위해 의식과 감정을 적응시키는 것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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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간의 심리학적 기제 중 "인지 부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
습니다. 먼저 언급된 '세뇌'라는 단어는 중국 공산당이 먼저 사용하고 이를 미국
에서 받아들여 영어로 표현한 단어라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미군 포로들이 너무 쉽게 공산주의로 기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미국은 이를 연구했는데, 아주 사소한 포상으로 오히려 더 쉽게 사상을 바꾸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지요. 나중에 이것을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풀어내게
됩니다.
페스팅어는 실제로 심리 실험에서 이를 증명했는데, 지루하고 시시한 작업을
시킨후 다음 피실험자에게 이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20달러를 준 그룹과 1달러를 준 그룹을 비교하니, 오히려 대가가 적은 1달러
그룹에서 작업이 즐거웠다고 말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은 합리적인 듯 하면서도 합리적이지 못하고, 이성적인 듯 하면서
비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이 다시 한번 밝혀지지요.
인간이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행동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주제에서는
사회의 압력 -> 행동 유발 -> 행동 합리화, 정당화 하는 의식 가짐 이라는
도식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심리학은 알아갈수록 흥미가 유발되고 지적 호기심이 자극되는 학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