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지적 거인들이 마지막에 도달한 천년의 고전 – 심경(心經)”
강 일 송
오늘은 퇴계가 평생 새벽마다 탐독했으며,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 붙들었다고
하는 고전 “심경(心經)”에 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조윤제 작가는 고전연구가로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오고
삼성전자 마케팅실, 삼성영상사업단 ㈜스타맥스에서 근무를 했다고 합니다.
이후 출판계에 입문해 오랫동안 책을 만들었고 현재도 책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천년의 내공>과 <말공부>를 비롯해 <논어 천재가 된 홍팀장>,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 <내가 고정을 공부하는 이유> 등이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다양한 성찰과 마음공부에 대한 탁월한 조언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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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경(心經) - 제왕학의 근본, 마음공부
<심경>은 주자(朱子)의 제자였던 송나라 학자 진덕수(眞德秀,1178-1235)가
편찬한 책이다. 사서삼경 등 유학의 경전을 비롯하여 주돈이, 정이, 범준, 주희
등 송대 학자들의 마음수양법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명대의 성리학자인 정민정이 여러 학설을 인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심경부주>를 편찬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더 이상 <심경>에 대한 연구는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조선의 선비들이 연구, 토론, 논쟁하면서 많은 저술을 남겼고, 다산의 <심경밀험>
역시 그중 하나다.
조선의 국왕들이 심경을 통해 군주로서의 마음가짐을 바로잡았다고 한다.
★ 다산 정약용과 심경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500여 권에 달하는 여유당전서의 저자인 다산은 유배지
에서 <심경밀험>을 썼는데, 이 고난의 시기에 <심경>을 읽었고 또한 평생을
두고 궁구했던 학문을 <심경>으로 매듭짓고자 했다.
그리고 남은 삶 역시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힘을 다하고자 했고,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며, 학문의 끝이자 결론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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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범함은 무수한 평범함이 쌓인 결과다.
흔히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을 소홀히 하면서 큰일을 이루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위대함은 작은 일에 대한 따뜻한 관심, 소소한 일상에서의 충실함에서
비롯된다.
평범한 일상을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는 사람이 바로 성인이다.
★ 지도자는 입이 아닌 등으로 말한다.
공자는 “인(仁)한 사람은 말을 신중하게 한다.”라고 하며 지도자의 덕목으로
말의 신중함을 들었다.
또한 윗사람은 솔선수범해 먼저 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내게 복숭아를 던져주면 오얏으로 보답한다.” 윗사람이 먼저 베풀지도 않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아랫사람에게 결과만을 요구
한다면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따르기 어려운 법이다.
★ 덕(德), 마음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 상태.
‘덕은 외롭지 않다.’는 공자가 말한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덕불고 필유린)’라는 구절로 잘 알려져 있다.
덕이 있는 군자는 바른 길로 가기 때문에 외롭게 보이지만, 그 덕을 존중해
반드시 함께하는 사람이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덕이 쌓이면 자신이 노력해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순리에 맞게
두루 통하게 된다고 한다.
★ 겉과 속을 같게 하기보다 어우러지게 하라.
공자가 말하기를,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거칠어지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겉치레가 된다. 겉모습과 바탕이 잘 어울린 후에야 군자답다.”
사람은 내면과 외면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 장점을 키워야 하지만
부족한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면 부족한 다른 문제로 인해 곤궁에 빠지게 된다.
★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자는 스스로 실천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천하를 바꾸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반드시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자 자공이 군자에 대해 묻자, “말보다 행동을 하고, 그후에 그에 따라 말해야
한다.”라고 가르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 마음을 얻으려면 내가 먼저 마음을 다하라.
동양철학의 핵심인 ‘서(恕)’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내 처지를 미루어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추기급인(推己及人), ‘내 마음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헤아린다.’는 혈구지도(絜矩之道) 등 세세한 의미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라는 배려의 정신을 담고 있다.
★ 자신에게만 너그러울 때 사람은 괴물이 된다.
누군가의 부족함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타인을 비춰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것은 어렵다.
타인의 부족함에 혹독하고 자신에게 너그러운 이야말로 부족한 사람이다.
★ 글의 깊은 뜻은 대개 글줄이 아니라 글줄과 글줄 사이, 행간에
있기 마련이다. 글줄이 전하는 정보에만 갇힌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헛똑똑이라고 한다.
★ 인(仁)이란 평소에도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 마음을 정돈하고 싶다면 몸부터 바르게 하라.
★ 넓게 볼 줄 안다면 지금이 두렵지 않다.
★ 욕심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것이다.
★ 중도, 본질에 맞게 덜어내고 보태는 것.
★ 타인의 허물을 보면 스스로의 빈 곳부터 점검하라.
★ 어른이란 스스로를 대하듯 타인을 헤아리는 사람이다.
★ 돌아볼 줄 안다면 돌아올 수 있다.
★ 이성과 감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조화.
★ 군자는 기꺼이 패배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 인간은 주변과 서로 물들고 물들이는 존재다.
★ 공부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과정이다.
★ 손해 봐도 좋다는 마음이 더 큰 것을 가져다준다.
★ 기왕 공부를 하려고 했다면 오직 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타인에게도 이득이 되는 큰 공부를 해야 한다.
★ 쉽게 이뤄진 것 같은 평범함 안에는 무수한 어려움을
거치며 형성된 비범함이 숨어 있다.
★ 당당함은 삼가고 반추하는 데서 나온다.
★ 나의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의 마음에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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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은 평생 육경과 사서로 공부를 하였고, 수많은 책을 저술한
뛰어난 학자이지만, 정조 사후 무려 18년 간의 유배생활을 하였지요.
이 고난의 시기에 심취하였던 <소학>과 <심경> 중 오늘은
<심경>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불교에서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여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맹자도 “학문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라고 하였
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뚜렷하게 보이는 물체도 아니고, 하나의 정의로 매김되는 단순한
존재도 아닙니다.
누구는 마음을 지켜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마음을 놓아야 하고 버려야 한다고
까지 말합니다.
현대의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마음은 과거에 심장에 있다고 하던 것이
뇌에 존재하고 있다고 밝혀지게 되었고,
수많은 뇌신경들의 연결망이 마음의 바탕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쉽게
이해되는 메커니즘이 아니지요.
이렇게 복잡다단한 마음을 다스리며, 유한한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 연구된
학문이 <심경>이라 할 것이고,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내용들을
글의 마무리 부분에 채워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동양철학의 핵심이라 일컬어지는 "서(恕)"에 대한 내용이
지금의 시기,
현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타인과 나를 동일시 할 수 있는 능력, 그 공감력이 이 세상을 밝게 비추고,
너그러움과 관대함이 세상을 따뜻하게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좋은 마음 잘 가꾸시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