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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07. 2016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류시화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류시화


                            강 일 송


오늘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 <그대가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등으로 유명한 류시화가 모은

시집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를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세계에는 지금 “한줄로 된 시”를 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말의 홍수 속에서 말의 절제를 추구하며

짧은 시가 긴 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합니다.


단순한 촌철살인을 떠나서, 문학적인 은유와 상징을 통해 삶의

깨달음, 인간존재의 허무와 고독, 자연과 계절에 대한 느낌, 해학

등을 표현합니다.


처음에는 450년전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5.7.5의 열입곱자로 된

정형시이고 지금은 전 세계 많은 시인들이 자국어로 하이쿠를

짓고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의 시조와 유사한 형태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서 인간의 슬픔과 기쁨, 존재의 허무함 등을

표현하는 것은 비슷하다고 보입니다.

먼저 한편의 시를 하나 보겠습니다.



이 세상은

지옥 위에서 하는

꽃구경이어라


     잇 사



잇사라는 시인은 쉰 세 살에  첫 아들을 얻지만 아이는 한 달

만에 죽고, 그 다음에 태어난 딸은 천연두로 1년밖에 살지 못했

다고 합니다. 두 번째 아들도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세 번째

아들을 낳다가 아내와 아들이 세상을 떠납니다.  이 기간은

잇사는 뇌졸중으로 몸에 마비가 찾아 왔습니다.

지옥같은 삶! 그러나 꽃은 피고 또 핍니다.

아내가 죽고 잇사가 썼습니다.


나비 날아가네

마치 이 세상에

바랄 것 없다는 듯



두 번째 시를 보겠습니다.



모 심는 여자

자식 우는 쪽으로

모가 굽는다


    잇 사



두 번째 시도 잇사의 시입니다.

엄마가 모를 심고 있는데, 논둑에 눕혀 놓은 아이가 웁니다.

여자는 일을 멈출 순 없지만, 모 심은 줄이 자신도 모르게

우는 아이쪽으로 굽습니다.

엄마의 심정과 모심는 정경이 잘 나타난 시입니다.

일본 최고의 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라고 합니다.


하나 더 보겠습니다.



세상은

사흘 못 본 사이의

벚꽃


   료 타


우리가 바쁨에 빠져 사는 동안에 봄은 사흘만에 벚꽃

천지를 만들었다가 사라집니다.   사흘만에 못 본 벚꽃이

다 져 버렸다는 의미도 있고, 아니면 사흘만 만발하고 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어찌하든, 사흘의 시간이면 인생의 많은 것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겠지요.


이 책에는 650편의 시가 있는데 그 중에 3편 정도를

추려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삶의 무게는 인간인 이상 누구에게나 비슷하지 않나 합니다.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할수 있는 것이 시의 힘인 것 같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을 단지 슬픔의 늪에서 있을 것이 아니라

시집 제목처럼 백만광년의 고독속에서, 한송이 꽃을 피울 수

있는 힘을 시를 통해서 기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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