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작가의 연작 중 <정적>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인 배철현(1962~)은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고대 근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최근까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였 습니다. 저서로 <신의 위대한 질문>, <인간의 위대한 질문>, <심연>, <인간의 위대한 여정>, <수련>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고대문헌학자이며 인문학자인 배철현교수의 새로운 저작을 함께 살펴 보았습니다. 저자는 인류 최초의 문자인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전공하였고 고대 경전을 연구한 특이한 이력의 학자입니다. 오늘 저자는 그 이전의 저서들처럼 마치 구도자의 입장에서 깊은 사유와 고심의 흔적들을 엮은 듯한 글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먼저 '간격'이란 관계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인류가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랑'도 간격으로 인해 완성된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현자 칼릴 지브란의 시와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한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에 묶어두지는 말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이처럼 현자들은 진리를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표현해냅니다.
또한 기원후 2세기의 랍비의 글을 빌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많이 안다고 여겨도 이 세상의 아주 일부만 알 뿐입니다. 배우는 자가 가장 지혜로운 자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과 '순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길고도 긴 우주의 역사를 보면 일 초나 만 년이나 똑같이 한 순간입니다. 순간이 일생이고 일생이 순간이라는 말은 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위대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품위'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의 목표 중 하나가 '품위'가 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품위를 갖추는 것이, 자기만의 좋은 취미, 친절함, 균형감, 그리고 삶의 조화 라는 말에 깊이 동의를 합니다.
품위 있는 순간순간을 만들어 순간이 일생이듯이 품위있는 일생이 조금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